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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경 작가 “기분이 좋지 않아”

갤러리2서 상호작용 토대로 한 작품들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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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9.03.28 10:11:32

유현경, '기분 안 좋아(Are you depressed? Touch me)'. 캔버스에 오일, 181.5 x 181.5cm. 2015.(사진=갤러리2)

갤러리2가 유현경 작가의 개인전 ‘기분이 좋지 않아’를 3월 28일~4월 27일 연다. 그동안 대형 인물화 작품을 중심으로 활동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2014년 해외 체류기간 중 제작한 풍경화 및 낙서와 같은 회화 8점과 인물을 담은 64점의 작품 등 총 7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기분이 안 좋아’ 작업에서는 “기분 안 좋아?”라고 물어보고 이에 “기분이 별로 안 좋아”라고 답하는 듯한 말풍선이 눈길을 끈다. ‘기분이 좋지 않아’ 작업에서는 “기분이 좋지 않아”라는 말 뒤 흐릿하게 지워진 말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두 작업의 공통점은 일방통행이 아닌 상호 작용. 앞선 작업에서는 두 인물이 대화를 통해 상호작용하고 있고, 또 다른 작업은 일방적으로 관람되는 작품이 아닌, 보는 이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켜 보다 능동적으로 작품을 바라보게 한다.

 

유현경, '기분이 좋지 않아(so sad)'. 캔버스에 오일, 191.5 x 300.5cm. 2016.(사진=갤러리2)

작가는 작업에 대해 진술해야 하는 순간에도 먼저 입을 열지 않고 질문을 기다리고 반응을 살폈다고 한다. “타자가 존재할 때 비로소 나 자신이 드러나는 법”이라며 상호작용을 중요시 여겼다는 것. 결국 작가의 인물화 작업 또한 상호작용의 파생물이다.

또한 작가는 “그림의 모델에 대해 최대한 편견 없이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심지어 그리고 싶지 않은 존재와의 대면, 이 냉혹한 상호작용의 결과마저도 그림을 그리게 하는 동기였다고 한다. 결국 인물화 작업은 모든 타자를 인정하고 자신의 존재 조건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었던 것.

 

유현경, ‘홈리스(homeless)’. 캔버스에 오일, 230 x 217.5cm. 2016.(사진=갤러리2)

이번 전시에서는 풍경화 또한 볼 수 있다. 작가는 2014년의 대부분의 시간을 스위스 취리히와 남부의 티치노 지역, 영국 런던에서 보냈다. 당시의 그림은 인물화보다는 풍경화에 집중됐다. 환경의 변화와 한국의 삶에서 벗어났다는 마음의 변화는 인물이 아닌 자신이 속한 환경에 눈을 돌리게 한 것. 갤러리2 측은 “우리가 어떤 세계에 던져졌을 때, 비로소 그 세계에 반응하고 있는 자신을 인식하게 된다. 유현경에게 그 세계는 타자의 내면이자 이국의 풍경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전시장에는 뉴욕 거리의 노숙자들을 개의 모습에 빗대어 그린 ‘홈리스(homeless)’를 비롯해 낙서 같은 그림이 채워졌다. 상상만으로 그렸다는 이 그림들은 오랫동안 그려온 인물화들이 모체가 됐다고 한다. 작가의 인물화와 풍경화가 대상에 대한 집중력과 쇄신 능력의 확신을 담고 있다면, 유희하는 그림은 그의 독특한 취향과 충동적이고 복잡한 내면을 담았다.

갤러리2 측은 “주로 대형 인물화를 선보여 온 유현경은 이번 전시에서 대형 인물화를 과감하게 삭제했다. 그가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은 달라진 붓질과 구상이 아닌 구성”이라며 “콩트와 유치한 농담, 성적인 농담이 섞인 유희하는 그림 역시 그 이야기들은 그림을 보여주기 위한 구실일 뿐이며 진정 말하고 싶은 것은 붓질에 담겨 있다. 그의 그림은 타자와의 상호작용에 따른 자신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 데이터”라고 밝혔다.

 

유현경, ‘나의 길(My Way)’. 리넨에 오일, 141 x 271cm. 2014.(사진=갤러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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