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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7번국도 “우리 사회가 강요하는 피해자다움은 무엇인가?”

'삼성 백혈병 사건'과 '군 의문사' 다루며 피해자 압박한 현실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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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9.04.03 10:37:09

‘7번국도’ 연습 현장.(사진=서울문화재단)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김종휘) 남산예술센터는 올해의 시즌 프로그램 개막작으로 ‘여기는 당연히, 극장’과 공동 제작한 ‘7번국도’(작 배해률/연출 구자혜)를 4월 17~28일 공연한다. ‘7번국도’는 극작가 또는 지망생의 미발표 창작 희곡을 투고하는 상시투고시스템 ‘초고를 부탁해’(2017)를 시작으로 이듬해 미완성의 희곡을 개발해가는 낭독 공연 ‘서치라이트’(2018)를 거쳐 올해는 남산예술센터의 시즌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삼성 백혈병 사건과 군 의문사를 다룬 이번 작품은 ‘우리 사회가 강요하는 피해자다움은 무엇인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공연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가상이지만, 그들이 마주한 죽음만큼은 사실에 가깝다. 작품은 사건의 무게를 증폭시키거나 대책 없이 삶을 아름답게 포장하지도 않았으며, 인물 사이의 갈등, 충돌, 변화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피해 당사자를 비롯해 피해자의 가족, 피해 가족의 사이 등까지 여러 층위에 존재하는 갈등을 외면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팽배한 ‘피해자다움’은 더욱 견고해져 피해자를 다시 압박해왔던 사실에 주목했다.

이 작품은 배해률 작가의 첫 번째 장막희곡이며, 극작가를 겸하고 있는 구자혜 연출가가 지난 해 ‘사물함’(작 김지현)에 이어 다른 작가와 호흡을 맞춘 두 번째 작품이다. 구자혜 연출가와 여기는 당연히, 극장은 ‘킬링타임’ ‘윤리의 감각’ ‘가해자 탐구_부록: 사과문작성가이드’에서 가해자의 시선으로 사회적 참사의 본질을 파헤치려는 시도를 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다시 그 시선을 피해자에게로 돌린다. 배우 권은혜, 박수진, 이리, 전박찬, 최요한이 출연한다.

배해률 작가는 “사회적 참사를 겪을 때마다 우리는 피해자들이 사회적 영웅으로 부상되기를 바라지만 사실은 피해자들이 싸우기로 결심하거나 멈추기까지가 더 치열한 싸움이 된다”고 밝혔다. 구자혜 연출은 “이 길에 서 있는 사람들의 조용한 싸움을 정직하게 담아내고 싶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공연 개막에 맞춰 희곡집도 발간된다. 남산예술센터와 이음출판사가 협력해 2016년부터 출판하고 있는 이음희곡선 ‘7번국도’는 공연기간 중 남산예술센터와 각종 도서판매처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 밖에도 4월 20일 공연을 마친 후에는 관객과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를, 4월 28일 오전 12시에는 남산예술센터의 역사와 무대 뒤를 엿볼 수 있는 ‘극장 투어’도 마련했다. 각각의 프로그램은 남산예술센터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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