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옥션이 7월 17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7월 경매를 연다. 184점, 약 110억 원 어치의 작품이 출품되는 이번 경매에는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 윤형근 등 한국 추상 작가들의 작품과 박수근, 천경자, 김종학, 김창열 등 구상작가들의 작품이 다수 출품된다.
해외 미술은 게르하르트 리히터, 데미안 허스트, 데이비드 호크니, 요시토모 나라, 야요이 쿠사마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고미술 부문에서는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곽분양행락도, 백자투각장생문필통 등의 작품들과 청전 이상범, 유산 민경갑 등 주요 작가들의 작품, 목안, 죽제화조문다필통 등이 경매에 오른다. 또 조선 후기의 서화가로 조선 서예사의 이론적 체계를 구축한 ‘원교 이광사’ 특별 섹션을 마련해 시고, 동필, 원교서첩 등을 선보인다.
이번 경매에 최고가 작품으로 출품된 김환기의 ‘항아리와 날으는 새’는 1958년 작품으로, 해방 이후 우리의 것을 그려야 한다는 김환기의 자각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이다. 추정가는 11억~17억원이다.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는 가로 6.7m, 세로 3.8m에 이르는 대형지도로 김정호가 손수 제작한 목판본으로 찍어내 간행한 대축척 분첩절첩식 전국 지도다. 모두 22권의 첩으로 이뤄져있으며, 각 첩은 병풍처럼 펴고 접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지금까지 경매에 출품됐던 대동여지도는 1861년에 제작된 초간본인 ‘신유본’이었고, 이번에 출품된 대동여지도는 신유본 이후 수정 작업을 거쳐 1864년에 발행된 ‘갑자본’이다. 추정가는 5억 5000만원~7억원이다.
박수근은 김환기 등 추상미술이 대세인 현 미술시장에서 당당히 호당가격 1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입지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이번 경매에 출품된 박수근의 ‘시장’엔 여인들의 모습이 담겼다. 여인들을 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드러나는 이 작품의 추정가는 3억 5000만원~6억원이다.
이번 경매에서 또 눈에 띄는 작품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아이패드 드로잉 작품인 ‘요크셔 동부 올드게이트에 봄이 왔다(The Arrival of Spring in Woldgate, East Yorkshire in 2011 (twenty eleven) - 15 March)’이다. 아이패드가 처음 출시된 2010년, 일흔 셋이었던 화가는 아이패드를 이용해 드로잉을 한 후 작품으로 완성했다. 작품 추정가는 5000만~7000만원이다.
고미술 부문에서는 청자상감국화문통형잔, 백자투각장생문필통, 백자청화장생문병 등 고려와 조선 시대의 도자기가 출품된다. 13세기 제작된 청자잔인 ‘청자상감국화문통형잔’은 오늘날 흔히 사용되는 컵의 모양을 하고 있으며, 뚜껑까지 남아 있어 제작 당시 원형을 추정할 수 있다. 추정가는 800만~2000만원이다.
조선의 백자 문방구는 한양의 도시문화를 상징하는 표상으로, 출품작인 ‘백자투각장생문필통’은 조선시대 선비의 사랑방에서 오래도록 건강을 염원하던 한 선비의 소망을 담았다. 추정가는 8000만~1억 5000만원이다. 또 선인들의 지혜가 담긴 글씨가 여러 점 출품된다. 해공 신익희의 ‘격언’(오직 너그러움으로 사람을 포용하라), 우암 송시열의 ‘겸익’(겸손하면 이익을 얻는다), 소당 김석준의 ‘시고’(정신을 집중하여 뜻을 기르고, 인의를 돈독히하여 성신토록 하라), 우남 이승만의 ‘근실독행’(근면성실한 마음으로 독실하게 실천하라) 등이다.
이 밖에 조선 서예사의 이론적 체계를 구축한 ‘원교 이광사’ 특별 섹션에는 시고, 동필, 원교서첩 등을 선보인다. 곽분양행락도, 호렵도, 화조도 등 장식화 병풍들, 당시 주문 제작한 것으로 여겨지는 목안, 죽제화조문다필통, 이층책장, 사층탁자 등이 다양하게 경매에 오른다. 한편 이번 경매 프리뷰는 7월 16~17일 서울 신사동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