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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기업] Part 2. “스쳐지나는 지하철을 문화예술 新메카로”

서경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조주리 큐레이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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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58호 김금영⁄ 2019.10.10 10:48:24

‘예술에 U+5G를 더하다’전 기획에 참여한 서경종(왼쪽)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주리 큐레이터가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일상을 바꾸다.’ 이 키워드가 이번 전시의 시작이었다.”

서울 지하철 6호선 공덕역이 문화예술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LG유플러스와 서울교통공사, 서울문화재단이 손을 잡고 문화예술 작품을 증강현실로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를 지하철에 만든 것. ‘예술에 U+5G를 더하다’전 기획에 참여한 조주리 큐레이터와 HS애드의 서경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회화, 사진 등 정적인 전시 예술에 5G 기술을 접목했다”며 “관람객이 작품의 신호를 일방적으로 송신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 스마트폰 화면 등과 상호 반응하고, 관람객이 적극적으로 작품에 개입해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조주리 큐레이터와 서경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의 일문일답.

 

서경종(왼쪽)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조주리 큐레이터가 스마트폰으로 작품 이미지를 스캔해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을 직접 구현 중인 모습. 사진 = 김금영 기자

-이번 전시를 기획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서경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하 서 디렉터) “첨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5G 기술이 우리의 일상을 초능력과도 같이 바꿀 것’이라고 많은 통신사들이 입을 모았다. 그 와중 LG유플러스는 멀리 느껴지는 판타지가 아닌, 바로 가까운 고객의 일상에 집중한 점이 특별했다. 이번 전시 키워드가 ‘일상을 바꾸다’이다. 지하철 출근길이 갤러리가 되고, 탑승객은 갤러리를 구경하는 관람객이 되는, 특별한 경험을 평범했던 일상에 선물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조주리 큐레이터(이하 조 큐레이터) “공공미술의 개념에서 이번 전시에 접근했다. 예술에 5G 기술을 접하는 새로운 시도가 이번 전시에서 많이 주목받았지만, 전시의 궁극적인 목적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5G 기술로 작품 원작이 지닌 감동에 다가가는 것 또한 주안점으로 뒀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플랫폼에 설치된 작품 이미지. 사진 = 김금영 기자

-전시 장소로 왜 지하철을 선택했는가?

서 디렉터 “고객의 시선에서 U+5G를 소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색했다. 이때 시민이 일상에서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지하철이 떠올랐다. ‘일상을 바꾸다’는 키워드와도 딱 맞는 장소였다.

전시를 위해 자료를 조사하면서 러시아, 덴마크 등 해외에는 지하철 역사 자체가 갤러리로 활용되는 곳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국내 지하철을 오가며 가장 눈에 많이 띈 건 성형수술, 게임, 아이돌 생일 축하 광고였다. 우리나라 또한 지하철이 광고가 아닌, 문화예술이 넘치는 공간이 되면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도 늘어나고, 평범한 일상에 특별한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 생각에 서울시, 서울교통공사, 서울문화재단, LG유플러스 등이 공감했고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신제현 작가의 ‘리슨 투 더 댄스’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멈춰 있던 이미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전시 참여 작가들은 어떻게 선정됐는가?

조 큐레이터 “작가 선정은 서울문화재단 산하 공공기관 레지던시와 구족화가협회의 작가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특히 사회공헌 활동 연계 작가들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공공장소에서 현대인의 필수품인 스마트폰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형태로 이뤄진 이번 전시는, 문화예술을 통한 상호연계 및 소통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그렇기에 전시 기획 의도에 공감하고 함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작가들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했다. 서울문화재단이 작가 선정, 서울교통공사가 갤러리 플랫폼 제공, LG유플러스와 구글이 기술 제공으로 각각 전문적인 분야를 살려 협업했다.”

 

손선경 작가의 렌티큘러 작업 ‘희미한 현재’가 지하철 기둥에 설치된 모습. 사진 = 김금영 기자

-작품 감상 방법은?

서 디렉터 “U+5G 스마트폰이 있는 경우 U+AR 앱을 열고, ‘U+5G 갤러리’ 배너를 클릭한다. 감상하고 싶은 작품에 맞춰 인식 버튼을 누른 뒤 카메라에 작품이 인식될 때까지 잠시 기다린다. 인식이 완료되면 내레이션과 함께 살아 움직이는 작품을 스마트폰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지된 발레리나의 그림을 비추면 U+AR에서 발레리나가 움직이며 공연을 펼친다. 화면 안에서 재탄생한 작품을 자유롭게 확대하고 돌려가며 생생하게 감상할 수도 있다. 타사 고객이나 LTE 고객도 구글 렌즈 앱을 통해 전시를 즐길 수 있다. 구글 렌즈 앱을 실행한 뒤 감상하고 싶은 작품에 카메라를 대고 작품이 인식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나점수 작가는 지하철에 배치된 평범한 휴지통을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시켰다. 사진 = 김금영 기자

-기존 AR(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 VR(가상현실, Virtual Reality) 기술을 활용한 전시들과 비교해 이번 전시가 차별화되는 점은?

서 디렉터 “5G 기술을 적용했다는 메리트가 있다. AR은 이미 10여 년 전 나온 기술이지만, U+5G는 기존의 LTE 환경에서는 구현되지 않는 고용량 콘텐츠를 매우 빠른 속도로 전송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이 고용량의 콘텐츠를 360도로 자유롭게 돌려볼 수 있다. 관람객의 손가락에 따라 화면 속 인물의 정수리부터 발끝까지 실시간으로 움직임을 360도로 돌려볼 수 있다. 따라서 관람객이 수동적으로 작품을 보는 입장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작품에 개입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5G 전용 콘텐츠를 제작하는 자체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다. 현장에 가봤는데 카메라가 굉장히 많았다. 이곳에서 무용과 공연 분야의 퍼포머, 다원 예술가들과 이번 전시 콘텐츠 영상을 촬영했다.”

조 큐레이터 “AR, VR 기술을 활용한 전시가 완전히 새롭거나 특별한 것은 아니다. 이미 많은 갤러리와 미술관 등에서 시도했다. 그런데 이번 전시는 정말 많은 시민이 오가는 공공장소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전시를 보러 특정 장소를 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하게 오가는 일상의 공간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점이다.

기술적인 측면뿐 아니라 전시 스토리도 각별히 신경 썼다. 전시 기획 단계부터 참여 작가들과 함께 새로운 증강현실 작품을 만들기 위해 스토리라인을 함께 구성했다. 박정 작가의 ‘또 다른 시선’이 그 예다. 전시가 열리는 지하철은 많은 사람들이 거쳐 가는 곳으로 일상 속 사람들이 취하는 움직임이 모인 장소이기도 하다. 전시 스토리의 시작점을 찍은 박정 작가는 인물의 움직임에 집중해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의 몸짓이 국립발레단 발레리나와의 협업을 통해 살아 움직이는, 감정의 몸짓으로 구현됐다. 첨단 기술과 감동적인 스토리가 전시에 어우러졌다.”

 

공덕역의 환승 구간엔 시선을 끄는 강렬한 이미지의 작품들이 설치됐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이번 전시를 구성한 작품들의 특징은?

조 큐레이터 “각 작품마다 특색이 있다. 지하철 플랫폼은 항상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떠나는 공간이다. 이 플랫폼의 대부분의 라이트박스 안에 광고가 들어가 있었는데 여기에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가 들어갔다. 공덕역의 많은 환승 구간엔 시선을 끄는 강렬한 추상미술 작품들이 설치됐다. 일상 속 사람들이 취하는 움직임과 자세, 더 나아가 천체의 움직임까지 다양하게 아우르는 개념 작업들도 환승계단에서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이 없는 관람객을 위한 체험공간을 비롯해 렌티큘러 작품 등 다양한 작품들이 흥미로운 조화를 이뤘다.”

-현재까지 관람객들의 반응은?

서 디렉터 “전시 첫 오픈 당시엔 하루 평균 전시 콘텐츠 사용 숫자가 1단위였는데, 한 달 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1000단위를 넘어섰고, 꾸준히 수치가 올라가고 있다. 작품의 포즈를 따라하는 고등학생 등 젊은 층의 관람객을 비롯해 작품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중년 층 등 점차 관람객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없는 관람객을 위해 마련된 체험 공간 ‘팝업 갤러리’. 사진 = 김금영 기자

-‘예술에 U+5G를 더하다’전이 지닌 의의 및 앞으로의 계획은?

서 디렉터 “이번 전시는 ‘일상을 바꾸다’라는 테마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자리로서 의의가 있다. 사람들의 일상을 공유하는 지하철을 문화예술의 장으로 탈바꿈시켰다. 또한 기존 작품에 5G 기술을 더해 예술작품의 표현력과 외연을 확대하는 새로운 작업을 창조했다고 평가한다. 주로 갤러리, 미술관에서 작품을 선보여 왔던 작가들 또한 공공장소에서 더 많은 관람객들을 만나는 기회가 됐다. 관람객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공덕역을 중심으로 내년 2월까지 전시를 활발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조 큐레이터 “갤러리나 미술관이 아닌, 첨단 통신 기술을 가진 기업이 이번 전시를 주도했다는 점이 특별하다. 5G 시대에 예술 또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자리다. LG유플러스에서는 중요한 마케팅의 시점으로 전시를 시작했겠지만, 전시 참여 작가와 작품을 감상하는 시민에게도 신선한 경험을 제공했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 더 좋은 작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첫 발걸음이자,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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