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9호 김금영⁄ 2020.07.06 09:37:48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바꿨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각종 문화 행사가 취소되고, 공연장, 미술관, 갤러리도 휴관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 하지만 사람들의 문화 향유는 멈추지 않았다. 오프라인을 대체해 온라인, 방송 등으로 문화를 소비하는 언택트(비대면)족을 겨냥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마련됐다. 더 나아가 온라인을 통해 외부와의 연결(on)을 꾀하는 문화 ‘온택트(untact + on)’ 시대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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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아트센터가 LG유플러스와 손잡은 사연
내 집 방구석이 대극장이 됐다. LG아트센터와 CJ문화재단이 랜선을 통한 공연의 장을 마련한 것. 먼저 LG아트센터는 5월부터 디지털 스테이지 ‘CoM On(CoMPAS Online)’ 서비스를 론칭해 두 달 동안 선보이는 중이다. 기존 LG아트센터는 연간 기획 공연을 한꺼번에 발표하는 시즌제 ‘CoMPAS(Contemporary Music & Performing Arts Season)’를 매년 꾸준히 공연장에 올려 왔는데, 올해는 이 무대가 온라인으로 바뀌었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와 손을 잡았다. LG유플러스의 U+tv, U+tv모바일을 통해 LG아트센터의 기획 공연을 볼 수 있는 형태로 구성했다. LG유플러스는 예술 콘텐츠 제공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해 8월 LG유플러스 용산사옥 로비에 손대신 입과 발로 그림을 그리는 구족화가 특별 전시회를 열었고, 올해 2월까지 지하철 6호선 공덕역사를 예술의 장으로 탈바꿈시키는 ‘예술에 U+5G를 더하다’전(이하 U+5G전)을 진행한 바 있다. 특히 U+5G전은 지하철 역사 곳곳에 설치된 작품 이미지를 U+5G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작품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어 예술과 첨단 기술이 만난 사례로 주목받았다.
이번엔 공연으로 그 장을 넓혔다. LG유플러스는 공연을 선보이는 단순 서비스 제공 플랫폼에 그치지 않고, ▲무관중으로 촬영한 ‘배장은 & 리버레이션 아말가메이션’(게스트: 이진아, 고상지) ▲김성현 기자가 해설하고 클럽M이 연주하는 ‘모차르트 탐구생활’을 LG아트센터와 공동 기획 및 제작했다. 각 공연 영상은 5월 8일·29일 VOD와 VR로 제공했고, 특히 VR영상은 U+VR에서 3D로 시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앞서 U+5G전에서도 예술 작품을 스마트폰 안에서 3D로 구현시킨 바 있다.
서비스는 5월 8일~7월 3일 매주 금요일 저녁 8시에 한 편씩 LG유플러스 U+tv, U+tv 모바일을 비롯해 LG아트센터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 TV에서 제공된다. 네이버 TV 콘텐츠의 경우 공개 시점부터 해외 공연은 24시간, 국내 공연은 48시간 동안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CoM On은 올해 내한 예정이었던 ▲매튜 본, 크리스탈 파이트의 대표작인 ‘백조의 호수’와 ‘베트로펜하이트’를 선보였다. 크리스탈 파이트는 5월 22~23일 LG아트센터에서 ‘검찰관’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공연이 취소되면서 내한은 내년으로 연기됐다. 대신 ‘베트로펜하이트(트라우마)’를 6월 26일 LG아트센터 네이버TV채널을 통해 중계했다. ▲아크람 칸이 안무한 ‘초토데쉬(ChottoDesh)’ ▲잉글리쉬 내셔널 발레단의 ‘지젤’ ▲알렉산더 에크만이 안무한 노르웨이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로버트 윌슨 연출 & 아르보 패르트 ‘아담 수난곡’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7월 3일 ▲존 노이마이어 안무 & 함부르크 발레 ‘니진스키’가 기다린다.
LG아트센터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LG아트센터가 쌓아온 예술적 역량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CoM On을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구성하고자 노력했다. 아티스트들과의 진중한 협의 끝에 1차 라인업을 선별했다”며 “향후 더욱 다양한 작품들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도록 ‘CoM On 시즌2’를 준비 중이다. 서크 엘루아즈의 ‘서커 폴리스’, 영국 극단 1927의 ‘골렘’ 등 과거 LG아트센터 무대에 섰던 해외 작품들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튠업 라이브 스테이지’, 오프라인→온라인으로 인디 뮤지션·팬 만나
CJ그룹의 문화공헌사업을 맡고 있는 CJ문화재단은 실시간 스트리밍 형태의 콘서트 ‘튠업 라이브 스테이지’를 4월 시작했다. CJ문화재단은 지난 2010년부터 인디 뮤지션의 음악 활동 및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취지에서 서울 마포구 소재 CJ아지트 광흥창 공연장에서 ‘튠업 스테이지’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며 오프라인 공연을 중단했던 바 있다. 대신 언택트(비대면) 공연이면서 튠업 스테이지의 온라인 버전인 ‘튠업 라이브 스테이지’를 기획했다.
광흥창 공연장에서 열리는 뮤지션의 공연을 유튜브 채널 ‘아지트 라이브’를 통해 동시 생중계한다. 공연 시간에 아지트 라이브 유튜브 채널에 접속한 누구나 무료로 공연을 감상하고 실시간 채팅으로 뮤지션과 소통도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아지트 라이브는 CJ문화재단이 인디 뮤지션 홍보 마케팅 지원 강화 차원으로 2018년 7월 리뉴얼 오픈한 유튜브 채널로, 7월 현재 12.7만여 명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튠업 라이브 스테이지의 첫 무대로 ▲1인 싱어송라이터 데이먼스 이어의 콘서트가 4월 열렸다. ▲4인조 밴드 설과 1인 싱어송라이터 램씨(6월 19일) ▲많은 가수들의 피쳐링에 참여한 유라와 래퍼 제이클레프(6월 26일)의 무대가 뒤를 이었고 ▲마지막 7월 3일 공연엔 3인조 록밴드 웨이브 투 어스, 그리고 JTBC 슈퍼밴드 출연 시 주목받았던 밴드 기프트가 출연한다.
CJ문화재단 관계자는 “CJ아지트 공연장과 아지트 라이브 유튜브 채널은 평소에도 뮤지션과 음악을 사랑하는 팬의 소통을 돕는 창구로 각각 역할을 해왔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두 플랫폼의 특성을 결합해 더 실질적이고 창의적인 지원을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 전반적으로 다수의 공연이 취소되거나 연기돼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인디 뮤지션과, 이들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튠업 라이브 스테이지가 선물 같은 시간이 됐기를 바란다”며 “여전히 코로나19로 인디 뮤지션의 활동은 위축된 상태이지만, 함께 고민하고 방안을 강구하면서 음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