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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혁신 본능’ 삼성전자, 완성차 없이 자동차 산업 강자 될까?

스마트폰 강자 등극한 저력 ... 전장·반도체·이동통신 등 다양한 분야 우수성 주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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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92호 윤지원⁄ 2021.01.14 14:17:07

삼성전자와 하만이 공동 개발한 '디지털콕핏 2021'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 = 삼성전자)

이번 연말연시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됐던 두 개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애플카’와 ‘테슬라’일 것이다. 애플카와 관련한 외신 기사들이 본격적으로 전해진 지난해 12월 21일, 테슬라는 뉴욕 증시 S&P 500지수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신기한 것은, 100년을 훌쩍 넘긴 자동차 산업에서 이 두 기업은 주류였던 적이 아예 없거나 매우 드물었다는 점이다.

그나마 테슬라는 최근 수년간 전기차 부문 1위를 굳건히 지켜오고 있으며, 주식시장에서의 상승세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제껏 양산한 자동차 모델이 겨우 네 개뿐이긴 해도 전동기술 및 자율주행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입증해왔다.

반면 애플은 지금까지 자동차를 만든 적이 없는 기업이다.

그런데도 애플이 현재 높은 관심을 받고있는 것은, 애플이 가진 가능성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가능성의 가장 뚜렷한 근거는, 애플이 지금까지 입증해 온 일련의 성공과 혁신이다.
 

현대자동차가 애플의 전기차 생산에 협력한다는 설에 1월 8일 현대자동차 주가가 전날보다 19.42% 뛰어오른 24만 6천 원에 거래를 마치며 역대 가장 높은 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 = 연합뉴스)


자동차 없는 애플, 자동차로 주목받다

애플은 14년 전인 2007년 1월 9일 ‘맥월드 2007’을 통해 ‘아이폰’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발표했다. 손바닥 정도 크기에 전면 대부분이 디스플레이인 아이폰은 그 안에 휴대전화, 카메라, 고화질·고음질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인터넷 통신장치, 컴퓨터, GPS 등의 각종 센서가 합쳐져 있었다. 아이폰은 나오자마자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단숨에 글로벌 휴대전화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아이폰 이전에 애플은 피처폰 시장에 뛰어든 적이 없었다. 디자인이 뛰어난 MAC OS의 PC와 MP3 플레이어(아이팟) 정도의 제품이 유명한 제조업체라는 인식이 강한 기업일 뿐이었다.

아이폰은 최초의 스마트폰도 아니었다. 하지만 정전기식 터치가 가능한 디스플레이에 손가락만 이용해서 직관적으로 다룰 수 있는 탁월한 인터페이스와, PC를 능가할 만큼 많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뛰어난 기술적 완성도는 이후 모든 스마트폰에 영감을 주었으며, 수년 만에 전 인류의 삶의 방식을 가장 크게 바꾼 혁신적인 제품으로 평가받았다.

아이폰에 이어진 아이패드의 성공까지, 지난 10여 년 사이 애플은 혁신을 주도한 기업으로 평가받으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14일 기준 애플은 시가총액이 2.2조 달러(한화 약 2419조 원), 유동자산만 2000억 달러에 달한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전 세계에서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넘긴 기업은 애플과 사우디의 아람코뿐이며, 특히 애플은 올해 안에 시총 3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2020 언팩' 현장 사진. (사진 = 삼성전자)


스마트폰 열풍, 삼성전자 역할 컸다

그런데 아이폰이 크게 성장시킨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에 견줄 수 있는 유일한 브랜드가 바로 삼성전자 갤럭시다.

삼성전자는 이미 1990년대부터 피처폰 시장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절대 강자였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분명히 후발주자였다. 초창기 갤럭시는 아이폰의 아류로 취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갤럭시는 결국 글로벌 판매량에서 아이폰을 누른 적도 있으며, 지금까지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을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브랜드다. 또 미래 스마트폰의 대표적인 폼팩터로 떠오르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73%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갤럭시 탄생 이후 삼성전자의 기업가치 상승은 애플 못지않게 극적이다. 2008년 9월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910억 달러, 한화 약 113조 원이었다. 2021년 1월 5일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5000조 8648억 원, 삼성전자우까지 포함하면 삼성전자 주식의 총 시총은 560조 원 이상이었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스마트폰으로 세상의 혁신을 이끈 주역이며, 세계의 각종 평가기관이 꼽는 글로벌 혁신기업 리스트에서 거의 항상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된 CES 2021에서도 삼성전자는 ‘최고혁신상’ 4개를 포함 총 44개의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의 전장 자회사 하만이 지난 7일(미국 현지 시각) 온라인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공개한 '디지털콕핏 2021'의 '게이밍 인텐스 맥스' 솔루션. (사진 = 하만)


미래 자동차 산업, ‘혁신’ 본능이 중요해

한편, 아직 실체조차 없는 ‘애플카’가 주목받는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삼성전자를 향한 업계의 관심과 기대도 높다. 삼성전자가 완성차 사업을 접은 지 이미 20년이 넘었으니, 이러한 업계의 기대는 애플을 향할 때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가 이미 증명해 온 첨단의 기술력과 혁신 DNA에 기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미래 자동차 산업이 그동안의 스마트폰 못지않은 혁신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미래 자동차 산업은 연결(Connected), 자율(Autonomous), 공유(Sharing), 전기(Electricity)를 기반으로 한다고 하여 CASE 모빌리티 산업이라고도 부른다. 전통적인 제조업으로서의 자동차 산업과 달리 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등 4차 산업혁명 관련 혁신 기술이 매우 중요해진다.

이에 따라 완성차 제조업 기반으로 지난 100년간 시장을 주름잡아 온 기존의 글로벌 자동차 거인들보다, 구글·아마존 같은 플랫폼 기업, 우버 같은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심지어 PC용 그래픽카드용 반도체 회사로 알려졌던 엔비디아(NVIDIA)가 자율주행기술 부문에서 가장 앞서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전장 부품, 반도체, 5G 통신 기술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관련 시장 역시 빠르게 확장될 것이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언급한 모든 분야에서 고르게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미국 이통사업자 버라이즌과 약 8조 원 규모의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맺으며 관련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관련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9년 16.6%에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자동차용 반도체 솔루션. (사진 = 삼성전자)


전장·반도체·이동통신 통해 부상할 것

또한,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 인수한 하만은 인포테인먼트 전장 부문 세계 최대 기업이며, 삼성전자의 5G 통신 기술과의 시너지를 통해 텔레매틱스 콘트롤 유닛(TCU) 부문에서도 급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전통의 강자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따를 자가 없는 최강자이며,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특히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분야에 뚜렷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탄탄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18년에는 차량용 AP인 ‘엑시노스 오토’를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8년 18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4대 미래 성장사업에도 반도체 중심 전장부품이 포함되어 있다. 풍부한 유동자금을 보유한 만큼 추가 투자 여력이나 인수합병의 여지도 커서 관련 부문의 성장 전망은 밝다.

TCU와 차량용 반도체 등 몇몇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시장 지배력은 아직 선행 주자들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반도체, 가전, 스마트폰,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과 혁신 본능을 꾸준히 증명해 온 삼성전자다. 무엇보다 그러한 다재다능함이야말로 삼성전자가 ‘산업의 꽃’이라고 불려 온 자동차 산업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뚜렷한 강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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