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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끌’ 나선 증권사들 … 줄줄이 "IRP 수수료 0원 시대" 선언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 등 "크게 커질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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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00호 이될순⁄ 2021.05.14 09:24:31

증권사들의 IRP 수수료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과 보험사 연금 계좌에 잠자고 있는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을 자본시장으로 끌어내려는 ‘연끌(연금 끌어당기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이 신호탄을 쏜 수수료 무료 서비스에 미래에셋과 한국투자, 유안타증권 등이 동참하면서 유치 경쟁이 거세다. 커지는 퇴직연금 시장을 잡기 위한 증권사의 경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5월 중 IRP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며, 삼성증권은 지날달부터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삼성증권이 촉발한 '수수료 제로’ 전쟁

삼성증권의 ‘다이렉트IRP’는 국내 최초로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 부과되는 수수료를 없앴다. 금융회사는 연간 0.1~0.5% 수준으로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부과하는데, 삼성증권 다이렉트IRP는 전혀 받지 않는다.

예컨대 만 55세 퇴직자가 퇴직금 3억 원을 입금한 후 20년간 매년 3%의 수익을 내면서 동시에 연금으로 나눠 받을 경우 1000만 원 안팎의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저희 회사에서 시작한 IRP 수수료 면제 추세가 업계로 번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IRP 시장 2위인 삼성증권이 수수료 제로에 나서자 1위인 미래에셋증권도 가세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증권의 IRP 적립금 총액은 1조 5000억 원이고 미래에셋증권은 2조 5000억 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5월 중순부터 비대면 고객을 대상으로 IRP 수수료를 전액 면제할 예정이다. 특히 신규 고객뿐 아니라 기존 다이렉트 IRP 고객에게도 수수료 면제 혜택이 적용된다.

11일 한국투자증권도 뱅키스 고객을 대상으로 IRP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뱅키스는 비대면 또는 시중은행을 통해 개설하는 한국투자증권의 온라인 거래 서비스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중으로 IRP 무료 수수료를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 뱅키스를 통한 IPR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는 0.20%~0.25% 수준이다. 무료 수수료 적용 시 뱅키스 IRP 신규 고객은 물론 기존 고객도 같은 혜택을 받게 된다.

 

제로 금리로 이자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은행이나 보험사에서 증권사로 돈이 빠지는 '머니 무브' 현상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증권사 IRP 계좌로 유입되는 자금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를 기준으로 2019년 은행·보험에서 증권사로 넘어온 IRP 규모는 2320억 원이었지만, 지난해엔 5491억 원으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1~3월까지 이동한 자금 규모도 3811억 원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계좌에선 시장 상황에 맞춰 다양한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최근 고객들이 많이 옮겨오고 있다”고 말했다.

왜 지금 IRP 경쟁?

일반적으로 직장인이나 소득이 있는 사람들은 하반기에 연말정산과 종합소득신고를 위해 세제 혜택이 있는 상품들을 찾는다. 그중 하나가 IRP다.

그러나 최근엔 증시 활황이 이어지면서 하반기가 아닌 상반기에도 연금계좌로 펀드나 ETF 등에 직접 투자하려는 사람이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은행이나 보험사보다는 증권사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IRP 계좌를 터 자금을 직접 운용하려는 사람이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IRP 평균 수익률은 6.58%를 기록했다. 은행(3.50%), 생명보험(2.96%), 손해보험(2.24%) 등에 비해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은행이나 보험사보다 증권사 수익률이 두 배 정도 높은 수치다.

IRP는 퇴직금과 여유자금을 한 계좌에 모아 다양한 상품으로 키워서 노후를 준비하는 제도다. 소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입 가능하다. 과거에는 근로자만 가입 가능했지만 개정에 따라 현재는 자영업자, 직역연금 가입자 등도 가입이 가능해졌다. 자영업자라면 사업자 등록증이나 사업소득 원천영수증, 소득금액증명원 중 하나를 택해서 제출하면 된다. 또 연금저축 납입액을 포함해 연간 최대 1800만 원까지 납부할 수 있고 최대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 된다.

IRP는 절세 혜택이 뛰어나다. 일반적으로 주식을 통한 배당소득과 같은 이자소득에 대해서 매년 15.4%의 이자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IRP를 통한 소득과 수익에 대해서는 3.3~5.5%의 저율로 세금이 부과된다.

증권사에 IRP 계좌를 트면, 상장지수펀드(ETF)나 생애주기별 타깃 데이트 펀드(TDS), 리츠(REITs)와 같은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단, 퇴직연금 계좌에 대해서는 주식형 및 주식 비중이 40%가 넘는 혼합형 펀드의 투자 비율을 전체 자산의 7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증권사 유치경쟁 이유는? "크게 커질 퇴직연금 시장 본다" 

저금리와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수료 면제 경쟁이 증권사들 사이에서 격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업계 종사자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퇴직연금 시장의 파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증권사의 IRP 수수료 면제는 고객을 유치하는 데 관심을 쏟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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