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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진화 ⑦티맵모빌리티] ‘국민 내비 20년’ 앞세워 “2025년 기업가치 4.5조” 자신

모빌리티 사업부 분사하고 기업공개 예고…3000만 사용자 20년 운행 기록 독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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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04호 윤지원⁄ 2021.07.13 09:25:22

티맵모빌리티의 대표 서비스인 티맵 내비게이션 앱. (사진 = 티맵모빌리티)


SK그룹이 미래를 향해 빠르고, 폭넓게 진화 중이다. 문화경제는 최근 주목받는 몇몇 계열사를 중심으로 SK그룹 진화에서 강조되는 주요 키워드와 방향성, 그리고 SK그룹이 도달할 미래를 시리즈로 전망해본다.

티맵모빌리티, ‘뉴ICT의 미래’로 SKT 안내

‘탈통신’ 기업으로 변신 중인 SK텔레콤의 미래는 뉴ICT 부문이 이끌고 나간다. 그런 SK텔레콤 산하 뉴ICT 핵심 계열사 중 하나가 바로 티맵모빌리티다. 지난해 12월 29일 출범한 티맵모빌리티는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 경쟁사가 가진 국내 모빌리티 시장 패권을 차지하고, 중장기적으로 IPO(기업공개)를 준비해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오는 11월부터 통신 부문의 존속법인과 비통신 부문 위주의 중간지주사인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한다. 신설되는 중간지주사에는 SK하이닉스(반도체)와 함께 원스토어(애플리케이션 스토어), ADT캡스(보안업체), 11번가(전자상거래), 티맵모빌리티(모빌리티) 등 뉴ICT 기업들이 포함된다.

투자업계에서는 현재 SK텔레콤의 가치가 시가총액 23조 원 정도지만, 분할 후 최대 30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사업뿐 아니라 뉴ICT 분야의 성장 잠재력이 그만큼 큰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의 안재민 연구원은 "인적분할을 통해 그동안 통신사업에 가려져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자회사들의 가치가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하며 "전체 합산 주가는 상승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티맵모빌리티는 2025년 연 매출 6000억 원, 기업가치 4조 5000억 원 규모의 국내 최대 모빌리티 업체로 커 나가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6000억 원이라는 연 매출은 기존 모빌리티 사업단의 2019년 매출 규모의 20배 이상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출범 당시 1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범 SK텔레콤의 전체 기업가치가 7조 원 증가할 전망인데, 그 증가분의 절반인 3조 5000억 원을 티맵모빌리티가 책임지게 된다. 뉴ICT 멤버 중에서는 가장 막내지만 기대치는 가장 높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해 10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모빌리티 사업부를 분사시켜 티맵모빌리티를 출범시키는 계획에 관해 말하고 있다. (사진 = SK텔레콤)


시장 2위→1위 도약 위한 사업 확장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 소비 지출 규모는 1위 음식·숙박비, 2위 식료품·비주류음료, 3위 교통비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구당 월평균 교통비는 35만 원이다. 이동(모빌리티) 관련 시장의 현재 규모뿐 아니라 미래 시장의 확대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이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식사, 주거 외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게 교통이며, 우리 일상에서 모바일 다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모빌리티"라면서 "SK텔레콤의 ICT로 사람과 사물의 이동방식을 혁신하며 모빌리티 생태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모빌리티 전문회사를 출범하게 됐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미래 혁신사업을 담당한 모빌리티 전문기업 설립을 의결하고, 기존의 T맵 플랫폼, T맵 택시 사업 등을 추진해온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해 티맵모빌리티를 설립했다. 신규 법인 티맵모빌리티의 초대 대표이사로는 이종호 전 SK텔레콤 모빌리티사업단장이 선임됐다.

기존 모빌리티 사업단의 임직원은 200명 규모였고, 이 인력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분야, AI(인공지능)과 데이터 관리 등의 IT 분야, 완성차 산업 분야 등에서 경력자와 개발자들을 꾸준히 영입하면서 적극적으로 덩치도 키우고,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티맵모빌리티는 택시 등 차량 호출(e-헤일링) 서비스, 대중교통 안내, 대리운전·주차 등 플랫폼 서비스, 내비게이션 기반 차량용 AI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B2C와 B2B를 아우르는 사업을 진행해 나간다. 궁극적으로는 SF영화에서처럼 빌딩 사이를 날아다니는 자동차들, 즉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시장까지 진출하여 플라잉카 확산을 주도하는 것이 목표다.
 

택시호출서비스 티맵택시가 미국 우버(Uber)의 합작을 통해 조인트벤처 '우티'로 다시 태어났다. (사진 = 우티)


티맵모빌리티는 현재 약 8조 원 규모인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카카오T 운영사 카카오모빌리티에 이은 2위 사업자다. 3위인 쏘카까지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3강 체제로 형성되어 있다.

현재 1위와 2위의 격차는 꽤 큰 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는 국내 e헤일링 시장에서 약 8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전국 택시기사의 85%가 카카오T 서비스를 사용한다. 카카오T는 택시 호출 뿐 아니라 대리운전, 전기자전거, 주차, 셔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올해 1분기 기준 가입자는 2800만 명에 달한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4월 30일 ‘우티’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여 e헤일링 시장에서 카카오T에 도전하고 있다. ‘우티’(UT)는 티맵모빌리티가 미국의 글로벌 모빌리티 선도 기업 우버(Uber)와 합작한 조인트벤처(JV)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우티는 서비스 출시 이후 한 달 뒤 모바일 앱의 주간 이용자 수가 1.5배 이상 늘었다. 기존 티맵택시 시절 20만 명대 초반~30만 명대 초반 수준이던 것이 40만 명대 후반~50만 명대 초반을 오가는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우버택시와 티맵택시(우티)를 통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초기엔 가맹택시, 고급택시 중심으로 전개하겠지만 앞으로 택시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부가 서비스와 이동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티맵모빌리티는 카카오T의 또 다른 서비스인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 ‘티맵 안심대리’도 7월 중 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 개시한다. 대리운전 시장은 아직 전국의 중소 전화호출업체들이 80% 이상 점유하고 있고, 카카오T대리의 점유율은 20%에 미치지 못해 티맵모빌리티가 끼어들 여지가 충분할 전망이다.

티맵 내비게이션 앱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정보를 받아 도로 전방에 발생한 사고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다. (사진 = SK텔레콤)


티맵 “누적 1816만” 가입자...1위 내비게이션

티맵모빌리티의 미래 사업을 위한 핵심 전력은 올해 탄생 20주년을 맞이한 내비게이션 ‘티맵’이다. 2002년 출시된 ‘네이트 드라이브’ 서비스에서 시작한 티맵은 20주년을 기념하며 지난 6월 28일부터 신규 BI를 아이콘에 적용했다.

스무 살의 티맵은 누적 가입자 1816만 명을 거느린 명실공히 국내 1위의 내비게이션 앱이다. 티맵모빌리티에 따르면 티맵모빌리티 분사 이후 신규 이용자 유입 속도가 늘어나고 있으며, 내비게이션 이용자를 포함해 티맵 관련 서비스 이용자는 모두 3000만 명을 넘었다.

이처럼 국내 도로 위의 수많은 운전자가 사용하는 티맵 내비게이션은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앱으로도 훌륭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는 “T맵은 이제 내비게이션을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이동의 혁신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티맵모빌리티는 티맵 안심대리 외에도 전기차 충전소 예약·결제 등 전기차에 특화된 기능을 비롯해 주차장 안내부터 결제·출차까지 할 수 있는 티맵 주차, 통합 킥보드 서비스, 대중교통 안내 등 다양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를 하반기 중 순차적으로 개시할 예정이다.

B2B 영역에서는 AI, 5G 통신 기술 등 SK그룹의 IT 패밀리 자회사들의 역량을 티맵 내비게이션과 결합하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을 개발해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이사. (사진 = 티맵모빌리티)
2002년 '네이트 드라이브'로 시작해 20주년을 맞이한 내비게이터 '티맵'에는 누적 1816만여 가입자의 방대한 운행 데이터가 쌓여 있다. (사진 = unsplash, @awesome_wade)


20년 누적 운행 빅데이터 '독보적 자산'

티맵 내비게이션의 더 큰 경쟁력은 많은 사람이 20년간 ‘이동’하는 데 사용해 온 내비게이션이라는 데서 나온다. 바로 방대한 운행 데이터의 활용이다.

일례로 티맵모빌리티가 운영하는 ‘티맵미식로드’는 티맵에 기록된 방대한 운행 데이터를 분석해 기존 맛집 정보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맛집을 안내하는 서비스다.

기존 맛집 정보 서비스는 대부분 해당 식당 방문자들이 작성한 평가 데이터를 이용한다. 그런데 사람마다 맛의 취향이 다르고, 주관적 평가는 변덕스럽거나 극단으로 치우칠 수 있으므로 표본 데이터(응답수)가 충분히 많지 않으면 평점을 신뢰하기 어렵다. 최근 배달 앱의 리뷰 및 별점 시스템 관련 스트레스로 음식점 점주가 사망한 사건이나 먹방 관련 유튜버들의 거듭된 ‘주작’ 논란 등은 주관적 평가 데이터의 약점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티맵미식로드는 검색 및 위치, 그리고 사용자와 관련한 객관적 데이터만 이용해 다양한 분석 방법으로 맛집 여부를 판단한다. 예컨대 먼 곳에서부터, 일부러 검색해서 찾아가는 사용자가 많고, 또 여러 번 찾아간 데이터가 많은 곳은 맛집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운행을 위한 검색 기록 및 실제로 운행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므로 특정 식당 점수 몰아주기나 별점 테러와 같은 데이터 조작이 일어나기란 매우 어렵다.

엄정하게 선발된 미슐랭 레스토랑 판정단이 신중하게 작성한 상세한 평가 글이 첨부되지 않아도 ‘그 식당을 가기 위해 여정을 우회할 가치가 있다’ 또는 ‘그 식당을 가려는 목적만으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다’는 미슐랭 2스타, 3스타 별점 기준과 티맵미식로드의 데이터 분석 기준은 닮은 점이 많다.

운행 데이터는 다양한 정보를 알려줄 수 있다. 예컨대 출발지점(집)과 도착지점(식당)이 수 km 이내로 근접한 운행 데이터가 유난히 많은 식당이 있다면, 그곳은 ‘현지인 맛집’일 가능성이 크다. 또 사람들이 주로 방문하는 시간대, 그 식당에서 머무는 시간, 그 식당 단골이 자주 찾는 또 다른 식당 등등 여러 가지 분석 방법에 따라 맛집 유형을 분류할 수도 있고, 사용자의 방문 목적에 맞는 맛집 추천의 근거로 사용할 수도 있다.
 

방대한 티맵 운행 데이터 기반의 맛집 정보 서비스 '티맵미식로드'. (사진 = SK텔레콤)


내비게이션·네트워크 우위 ‘청신호’
출범 4개월 만에 기업가치 1조 4000억 원


티맵모빌리티의 방대한 누적 운행 빅데이터는 또한 완성차 기업이나 ICT 기업 등 친환경 모빌리티,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등 미래 모빌리티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유용한 데이터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친환경 자동차들이 만들어 내는 운행 데이터는 향후 전기차 충전소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전략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줄 수도 있고, 친환경차 전용 서비스 거점 및 운영 방식을 정하는 데도 유용하다.

또한, 티맵모빌리티만이 보유한 운행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물류와 관련된 새롭고 다양한 정보를 가공, 활용할 수 있고, 이는 물류 및 유통업계에 혁신을 가져올 수도 있다.

티맵은 내비게이션 시장 점유율에서 경쟁사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내비를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티맵의 MAU(월간 활성 사용자)는 1323만 명, 카카오내비의 MAU는 500만 명 수준이다.

이 차이는 티맵모빌리티에 점점 더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택시호출이나 카쉐어링 서비스의 주요 고객은 자동차가 없는 젊은 세대인데, 이들이 차를 사고 나면 내비게이션을 훨씬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티맵모빌리티의 내비게이션 우위와 빅데이터 우위는 곧 전체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모빌리티의 미래는 궁극적으로 모든 이동 수단과 사람, 도시 전체가 스마트하게 연결되는 초연결사회의 청사진과 상당부분 겹쳐있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의 대한민국 No.1 네트워크 사업자 지위는 티맵모빌리티의 미래가치에 대한 전망을 더욱 밝게 해 준다.

이러한 미래가치에 대한 전망에 따라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연말 우버로부터 5000만 달러(약 590억 원)를 투자받았다. 그리고 올해 4월에는 사모펀드로부터 약 4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지난 연말 책정된 기업가치는 1조 원이었는데, 4개월 만에 1조 4000억 원으로 뛴 것이다.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는 티맵 서비스 출시 20년을 맞아 "T맵은 이제 내비게이션을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이동의 혁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SK의 진화' 시리즈
① ‘열일하는 지주사’ SK㈜와 최태원의 '파이낸셜 스토리' 오디세이
② SKIET : ‘전기차 화재 0건’ 명품 분리막 글로벌 1위 … IPO 흥행 신기록 일궈
③ 원스토어 : SKT 자회사 상장 1호…애플·구글 넘어설 토종 앱 마켓
④ SK하이닉스 : 10년 반전 일군 D램 강자, '파운드리 2배' 확대 선언
⑤ SK이노베이션 : ‘Safer, Faster, Longer’ 배터리로 ‘글로벌 3위’ 급부상
⑥ SK에코플랜트 : 건설사→환경사업회사 변신…간판 바꾸고 IPO 예고

■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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