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청자 “일본과 한국, 연출력 차이 뚜렷”… 한국 네티즌 “나만 느낀 거 아니구나”

'오징어 게임' 홍보용 스틸. (사진 =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며 연일 관련 뉴스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28일 국내 네티즌 사이에서 일본 시청자들의 자조적인 댓글 반응이 화제다.

28일 루리웹, 더쿠, 이토랜드, 딴지 등 다수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오징어 게임 일본 댓글 반응’이라는 게시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유튜브 채널 ‘고고튜브•세계 속에 한국의 소식’에 26일 게시된 ‘세계 1위에 등극한 오징어 게임에 일본마저 난리 난 이유! / 한류 콘텐츠는 일본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일본은 한류를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고 일본인들이 좌절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동영상 일부를 캡처한 네 장의 이미지로 구성됐다.

각 이미지는 ‘오징어 게임’을 감상한 일본 네티즌들이 일본 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작성한 짧은 평가를 각각 담고 있다. 해당 평가들은 일본 드라마와 한국 드라마 사이의 연기와 연출 등에 드러나는 차이를 분석하면서 한국 드라마가 일본 드라마보다 완성도가 높고,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만 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 홍보용 스틸. (사진 = 넷플릭스)

한 일본 네티즌은 “한국의 무서운 점이 이 영화에 전부 나와 있다”라며 “데스게임이라는, 현실에는 일어나지 않을 듯한 이야기를 일본에서는 단순히 만화 같은 연출로 묘사하려고 하지만, 한국은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로 사실적이고 몰입감 있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이어 “마치 내가 그 현장의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흡입력은 한국 영화의 무서운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일본 네티즌은 “한국의 드라마 연출력은 역시 차원이 다르구나”라며 “알록달록한 배경의 장소에서도 그런 어두운 연출이 가능하구나. 여러모로 그로테스크한 연출은 무섭지만 놀랍도록 리얼해서 소름 돋는다. 한국인들의 연출 감각에 익숙해지다 보면 일본의 영상은 전부 학예회 장난 같은 수준으로밖에 보이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게시물에 올라온 다른 두 편의 리뷰도 ‘오징어 게임’에 대한 찬사다. 원본 유튜브 영상에 따르면, 최근 국내 네티즌 사이에서 ‘오징어 게임’이 일본 드라마 ‘신이 말하는 대로’를 표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달리 일본 넷플릭스 팬들 사이에서는 ‘오징어 게임’에 대해 우호적인 평가가 많다.

이에 많은 국내 네티즌이 해당 게시물에 많은 댓글을 남기고 있다. 네티즌은 특히 “나만 느끼는 게 아니었구나”, “저들도 저들 영화, 드라마의 문제가 뭔지 아는구나”라며 국내 시청자들이 그동안 일본 드라마에 대해 품고 있던 여러 아쉬운 점을 일본인 입장에서 분석한 것에 공감하며 반기고 있다.

일본 영화 '신이 말하는 대로' 홍보용 스틸. (사진 = 싸이더스)

한 네티즌은 “일본 작품은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며 “애니에서나 가능한 연출을 억지로 실사에 끼워 맞춘 듯 뭔가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많고, 마치 중2병 발동한 것처럼 난데없이 진지하고, 자꾸 교훈과 감동을 주려 하는 특유의 오글거림도 심하다”라고 일본 네티즌의 분석에 동의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오징어 게임’ 시청 후에 ‘신이 말하는 대로’를 봤는데 무조건 ‘오징어 게임’에 한 표”라면서 “‘신이 말하는 대로’는 배속(재생 속도) 빠르게 하고도 힘들게 끝까지 봤다”고 말했다.

“김구 선생님 보고 계시나요? 대한민국이 선생님이 원하시던 문화강국이 되었어요”라는 댓글도 네티즌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최근 방탄소년단의 연이은 빌보드 차트 정복, ‘기생충’과 ‘미나리’의 해외 영화제 수상 등 K-컬쳐의 세계적인 약진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백범 김구 선생의 문화강국론이 언급된 것처럼 이번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인기에도 어김없이 이 꿈이 소환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