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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인 '인생 재밌게 사는법' 질문한 고2, 30대에 답변 채택했더니... "타임캡슐 편지 같다"

질문자, 답변자가 남긴 글에 네티즌 '울컥'... 19만 5750회 이상 조회되며 ‘성지’로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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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윤지원⁄ 2021.11.10 15:27:42

네이버지식인에 14년 전 올라온 '인생 재밌게 사는 법'이라는 질문과 답변 화면. (사진 = 네이버 화면 캡처)

14년 전 네이버 지식인의 한 질문과 답변이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10일 ‘더쿠’ 등 다수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인생 재밌게 사는 법’이라는 제목의 네이버 지식인 질문에 관련된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지식인 구경하다가 뭔가 뭉클해서 가져온다”면서 해당 질문과 답변을 소개했다.

질문은 지난 2007년 7월 4일, 자신이 ‘고2 남자’라고 밝힌 사용자가 올린 것이다. 그는 네이버 지식인의 ‘학교생활’이라는 카테고리에 “삶이 참 재미없고 지루하다. 친구들은 잘 놀고 하는 것 같은데 난 왠지 잘 안 된다. 한 가지에 집중할만한 것도 없고, 무엇을 해야 할까, 왜 살까, 뭐가 하고 싶은지조차 내가 알 수 없는 게 한심하다”라며 “재미있게 사는 법 없나요? 인생을 재미있게 바꾸고 싶어요”라는 고민을 올렸다.

이틀 뒤 답글 하나가 달렸다. 답변자는 “전 고3이다. 누나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나도 인생 재미있게 살려고 별 쇼 다 해봤으나 지나보니 재미있는 건 없더라”며 자신의 여러 가지 경험을 시시콜콜 늘어놓았다.

그리고는 “삶이 지겹고 외로우면 그냥 그 채로 즐겨라. 그깟 친구 있어 봤자 뭐 하나? 다 때 지나면 쓸모없는 놈들인데, 진짜 필요한 친구 1명만 사귀고 다 버리라”, “그리고 고독을 즐겨라. 난 고독 즐기는 것만큼 재미있는 건 없다고 본다. 여행도 혼자 다니는 게 더 재미있고”라고 조언했다.

 

14년 만에 답변 채택이 되면서 질문자와 답변자가 주고받은 추가 질문과 추가 답변. (사진 = 네이버 화면 캡처)

 

이 질문과 답변이 최근 화제가 된 것은, 질문자가 이 답변을 14년이 흐른 뒤인 지난 7일에서야 답변으로 채택하고 감사 포인트를 지급했기 때문이다.

질문자는 답변 채택 후 ‘추가질문’ 기능을 이용해 “죄송하다. 질문을 남기고 지금 처음 봤다”라고 사과한 뒤 “답변 감사하다. 지금 봐도 좋은 답변”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이튿날인 8일, 답변자도 추가답변으로 근황을 전했다. “14년 만에 뵙겠다. 10대 때 이후로 지식인을 내려놓고 살았는데 오늘 10000포인트 들어와서 깜짝 놀랐다!”라며 “커피 한 잔 하라며 얼굴도 모르는 이에게 10000포인트를 쓸 수 있다는 건 질문자님에게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는 뜻이겠죠? 30대가 된 지금은 인생이 조금 더 재미있어졌을까요? 아니면 10대 때와는 또 다른 요소들로 고단함을 느끼고 계실까요?”라고 적었다.

이어 답변자는 “어떤 인생을 살고 계시든 그 인생 속 주인공인 질문자님의 선택은 항상 바른 곳을 향해 있을 거다. 질문자님도 저도 앞으로도 노잼 시기가 한 가득이겠지만 이날을 추억하며 즐겁게 웃어넘겨 보자. 당신의 30대를, 앞으로의 삶을 응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사연이 소개된 뒤 해당 지식인 질문은 무려 19만 5750회나 조회되며 ‘성지’로 등록됐다. 네티즌들은 “나까지 위로받는 기분”, “정말 훈훈하다”, “괜히 울컥” 등 감동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네이버지식인 해당 질문에 달린 네티즌들의 댓글들. (사진 = 네이버 화면 캡처)

 

한 네티즌은 “남의 고민에 진지하게 답변 주고 소통함에, 삭막한 세상에 인간미를 보는 듯하다”고 댓글을 달았고,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시했다. 그밖에도 “저 때도 그렇고 지금 답변도 멋지다”, “답변자 사고방식 닮고 싶다”는 등 답변자의 긍정 에너지를 칭찬하는 반응이 많았다.

14년의 세월이 주는 감동을 언급하는 네티즌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영화 ‘접속’ 같다”고 했고, “타임캡슐 편지 같다”는 네티즌도 있었다. 특히 한 네티즌은 “빠른 인터넷 세상의 느린 우체통”이라고 이 사건을 평가해 많은 공감을 받았다. 두 사람의 10대 시절 말투와 30대가 된 현재의 말투의 미묘한 변화가 느껴진다는 댓글도 많았다.

자신들의 인생과 고민을 떠올리며 감동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나와 같은 또래”라며 공감했고, 다른 네티즌은 “지나고 보니 지루하다고, 재미없다고 느꼈던 시간들이 진짜 소중한 시간이었다. 무탈하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라고 적어 많은 공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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