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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펫코노미 ①] ‘펫테크’ 타고 ‘펫팸족’ 고민 3가지 공략 나선 통신업계

SK텔레콤·LG유플러스·KT, 반려동물 질병 진단·놀이·병원비 관리하는 서비스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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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5호 김금영⁄ 2022.11.03 10:39:39

10월 14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2 코리아펫쇼'에서 한 견주가 강아지들과 함께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I(인공지능)가 반려동물의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해 수의사의 진단을 돕는다. 간식이 담긴 장난감 공을 실시간, 원격으로 내보내 반려동물이 혼자서도 놀면서 훈련할 수 있게 돕고, 활동량도 분석해 적정 사료량을 급여한다. 통신업계에서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반려동물 시장 공략에 팔을 걷어붙이며, ‘펫테크’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펫테크는 반려동물(Pet)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돌보는 데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에 첨단 기술을 적용한 것을 뜻한다.

과거 단순 놀이기구나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관찰 등에 그쳤다면, 최근엔 건강관리와 놀이교육 등 맞춤 서비스 개발까지 범위를 확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반려동물을 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고민 세 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말 못하는 강아지 대신 아픈 곳 AI로 진단
SK텔레콤 ‘엑스칼리버’ 

오이세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원장(맨 왼쪽)이 진료실에서 '엑스칼리버'를 통해 분석한 반려견의 엑스레이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T

“내 강아지가 어디가 아픈지 말로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반려동물을 둔 가족이라면 누구나 해봤을 법한 생각이다. 이처럼 아파도, 어디가 아픈지 말을 못하는 동물을 대신해 AI가 질병을 진단하는 서비스가 나왔다.

SK텔레콤(SKT)은 AI기반 동물영상진단 보조서비스 ‘엑스칼리버’를 9월 말 공개·서비스에 들어가며 반려동물 의료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엑스칼리버는 무한한 가능성 그리고 엑스레이의 뜻을 담은 ‘엑스’와 우수성을 뜻하는 ‘칼리버’를 합친 말이다.

엑스칼리버는 병원에서 수의사가 반려견의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 AI플랫폼 ‘엑스칼리버 VET AI’에 올리면, AI가 반려견의 비정상 여부를 판단해 약 30초 내(인터넷속도 100Mbps 기준)에 다시 수의사에게 관련 정보를 전송하는 웹기반 서비스다.

클라우드를 활용해 저장, 조회를 하기 때문에 병원 내 별도의 서버를 설치할 필요가 없고, 웹서비스 방식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수의사들은 연동된 모바일 기기나 PC를 통해서 AI가 제시하는 영상진단 판독 결과를 받아볼 수도 있다.

엑스칼리버는 동물병원이 1개월 무상사용 후 월 30만 원의 구독형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 엑스칼리버 유통은 코벳(covet: 동물병원 연합)이라는 MSO기업(병원경영지원회사, 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이 담당한다.

'엑스칼리버'를 통해 분석한 반려견의 근골격·흉부·VHS(흉추와 심장길이의 비율) 엑스레이 사진. 사진=SKT

앞서 지난 2월 SKT는 SKY동물메디컬그룹과 임상시험·필드테스트 진행 계획을 알리며 엑스칼리버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의료기기업’ 및 ‘동물용 의료기기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도 했다.

9월 말 열린 엑스칼리버 공개 설명회에 참석한 하민용 SKT 최고사업개발책임자(CDO)는 “엑스칼리버는 국내 10개 수의대학 중 5개 대학과 밀접한 협력으로 2년간 준비해 온 서비스”라며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전국에 약 4000여 개의 동물병원이 있지만, 영상진단을 전공한 전문 수의사는 수백 명에 불과한 수준이고, 현재의 수의시장은 디지털 전환이 늦은 편이었다. 엑스칼리버를 통한 디지털화로 수의시장에서도 빠른 영상 판독과 진단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엑스칼리버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SKT는 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전북대, 충남대 등 5개 국립대 수의과대학과 2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데이터셋(자료)을 개발해 왔다. 동물 의료 데이터는 사람의 의료 데이터보다 부족하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임상 데이터 사진의 명암과 각도에 변화를 주는 등 다양한 환경을 고려하며 데이터 증강 기술을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SKT 측은 “엑스칼리버 AI 판독 결과와 국내 대형 동물병원 영상전공 수의사들의 판독 결과를 비교해본 결과, 양측의 의견이 일치하는 비율이 근골격, 흉부 등 분야별로 84~97%를 기록해 진단 보조 솔루션의 유효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엑스칼리버 설명회에 참석한 오이세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은 “탐지율 80% 이상은 현재 사람이 진행하고 있는 원격진단 판독과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엑스칼리버는 9월 중순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국내 제1호 엑스레이 기반 동물의료영상 검출 보조 소프트웨어 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엑스칼리버 개발 과정을 산학협업으로 총괄 담당한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 이영원 교수는 “AI기술이 이미 의료분야에서 빠르게 개발 및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SKT의 엑스칼리버 상용화는 선진 수의학 기술 발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나홀로 집에 반려동물 놀이·교육 담당
LG유플러스, 스마트홈 ‘펫토이’

반려동물이 '펫토이' 시연회에서 공놀이를 하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집에 혼자 남겨진 반려동물이 외롭거나 심심하지 않을까?”

이 또한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고민 중 하나다. 출근하거나 약속이 있어 집을 비울 때 혼자 남겨진 반려동물을 걱정하는 마음이다. 이 마음에 LG유플러스(LGU+)가 답했다.

LG유플러스는 신규 스마트홈 서비스인 ‘펫토이’를 10월 출시했다. 펫토이는 간식이 담긴 장난감 공을 실시간·원격으로 조종해 반려동물이 놀면서 동시에 훈련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앞서 LG유플러스는 2019년부터 홈 CCTV와 원격 급식기, 간식 로봇을 결합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이번엔 보호자가 외출한 후에도 집에 혼자 있는 반려동물과 소통하고 놀아줄 수 있는 놀이 서비스인 펫토이를 개발하며 서비스의 범위를 확장했다.

LG유플러스 염상필 홈IoT사업담당은 “국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반려동물 가구를 겨냥해 집에 홀로 남은 반려동물이 외롭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고, 고객은 마음 놓고 외출할 수 있도록 놀이와 교육을 한 번에 제공하는 전용기기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염상필 홈IoT상품담당은 "국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반려동물 가구를 겨냥해 집에 홀로 남은 반려동물이 외롭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고, 고객은 마음 놓고 외출할 수 있도록 놀이와 교육을 한 번에 제공하는 전용기기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사진=LG유플러스

펫토이는 장난감 속의 간식을 찾아내는 ‘노즈워크’ 방식을 갖췄다. 노즈워크는 반려견 전문 훈련 과정에서도 널리 쓰이는 방식이다. 제품 사용 효과를 높이기 위해 LG유플러스는 반려견 전문가인 이찬종 이삭애견훈련소 소장과 협업했고, 2년여의 연구 기간을 거쳐 제품을 개발했다.

보호자가 간식을 숨긴 노즈워크 전용 공을 펫토이에 넣은 뒤 기기 후면 버튼을 조작하면, 공놀이가 시작된다. 반려동물은 펫토이에서 나온 노즈워크 공을 쫓아 냄새를 맡고, 공 안에 숨겨진 간식을 꺼내기 위해 움직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반려동물이 입으로 직접 무는 제품임을 고려해 공 재질은 무독성 실리콘으로 제작됐다.

반려동물을 집에 두고 외출 시엔 유플러스 스마트홈 앱을 활용하면 된다. 앱에서 즉시 공놀이를 시작하거나, 예약 시간 설정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공놀이를 시작할 수 있다. 펫토이에 남아 있는 공의 개수, 결과 확인도 앱에서 가능하다. 홈 CCTV인 ‘AI 맘카’를 연결하면 반려동물이 펫토이와 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실시간 혹은 녹화 영상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놀이 난이도 조정도 가능하다. 공을 분리해 간식을 찾는 기본형 놀이공 외에도 ▲놀이 공 내부 구조물에 간식이 끼워져 있는 ‘미로형’ ▲반려동물이 공을 굴려야 간식이 밖으로 나오는 ‘굴림형’ ▲액상형 간식을 공 표면에 묻힌 ‘츄르형’ 등 다양한 형태의 공을 추가로 이용해 반려동물의 두뇌 발달을 촉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려동물이 생활 소음에 익숙해지도록 훈련도 돕는다. 펫토이의 ‘훈련 알림음’ 기능을 활용하면 공이 나오는 시간에 맞춰 초인종·발소리 등 생활 소음이 재생된다. LG유플러스 측은 “반려동물은 놀이의 즐거운 경험 중 나오는 소음에 익숙해지고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만만치 않은 반려동물 의료비 지원
KT, ‘페보 반려견 케어플랜’

KT는 반려견의 건강관리를 돕는 '반려견 디바이스팩'과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 '페보 반려견 케어플랜'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KT

“내 반려견 의료비가 만만치 않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반려견 비만 관리를 위해 산책·외출도 하고, 병원도 주기적으로 방문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런 견주들의 고민을 돕기 위해 KT는 반려견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 ‘페보(pevo) 반려견 케어플랜’을 운영 중이다.

월 1만 원으로 반려견 의료비를 연 13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반려견 활동량 분석 리포트 서비스 및 질병 통원비, 입원비, 수술비 등 의료비 혜택을 제공한다. 이밖에 프리미엄 복합 반려동물 문화 공간 쇼핑몰 ‘코코스퀘어’ 온라인 할인권 및 오프라인 매장 지원과 같은 반려견 가구를 위한 전용 서비스도 올해까지 제공한다.

페보 반려견 케어플랜은 ‘페보프로(pevoPro) 웨어러블’ 이용 고객에 한해 가입이 가능하다. 페보프로 웨어러블은 반려견의 활동량 체크로 건강관리를 돕는 디바이스(기기)다. 소형견을 많이 키우는 국내 현실에 맞춰 초소형으로 제작(33x38x18.4mm, 무게 15g)로 제작됐다. 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에서 페보 앱을 다운로드 받아 반려견에 기기를 장착해 사용하는 형태다.

페보프로, 충전케이블, 케이스 및 스트랩 이미지. 사진=KT

페보프로 웨어러블은 KT IoT(사물인터넷) 통신 기능을 탑재해 주기적으로 산책 시간과 거리 등 반려견 활동량 기록을 업로드해 반려견의 건강관리를 돕는다.

관련해 KT는 ▲반려견 활동량을 분석하는 ‘IoT 웨어러블’ ▲웨어러블에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정 사료량 급여와 실시간 영상음성 소통이 가능한 ‘펫위즈(PETWIZ)’ 자동급식기를 제공하는 ‘반려견 디바이스팩’을 5월 말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KT 디바이스사업본부장 김병균 상무는 “앞으로도 다양한 디바이스 출시를 통해 고객 만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점점 늘어나는 ‘펫팸족’

함께 커지는 ‘펫코노미’ 시장

AI기반 동물영상 진단 보조 서비스 '엑스칼리버'를 통해 반려견의 엑스레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SKT

이처럼 통신업계가 반려동물 시장 공략에 나선 건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펫팸족(Pet+Family 합성어)’ 인구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1인 가구가 늘고 저출산, 고령화 등이 가속화되면서 고독감 해소, 소득 증가로 인한 삶의 여유가 반려동물로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11월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312만 9000가구(약 1500만 명)로 전체 가구의 1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소중한 반려동물을 더 전문적, 적극적으로 케어하려는 사람들의 니즈가 늘었고, 펫코노미 시장은 성장 가속 페달을 밟았다. 펫코노미란 반려동물을 의미하는 펫(Pet)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반려동물 관련 시장 및 산업을 일컫는 신조어다.

전망도 밝다. 한국무역협회는 ‘성장하는 펫케어 산업 최신 트렌드와 우리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 보고서를 통해 “국내 펫 시장 규모는 2017년 14.8억 달러(2조 1000억 원)에서 2026년 27.9억 달러(3조 9000억 원)로 연평균 8%대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신규 스마트홈 서비스인 '펫토이'를 10월 출시했다. 추후에도 반려견 관련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사진=LG유플러스

윤리적인 가치를 중요시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는 현 시대의 분위기 속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도 있다. SKT 측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500만 명에 달하는 시대를 맞아, SKT가 보유한 AI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의 의료 복지를 증진시키는 사회적 가치도 담고 있다”고 엑스칼리버 서비스 개발 배경을 밝혔다.

통신업계는 펫코노미 시장 공략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10월 기준으로 SKT의 엑스칼리버는 50여 개 병원과 계약을 완료한 상태인데, 연말까지 100개 병원과의 계약을 목표로 삼고 있다. 내년에는 전체 시장의 20%, 3~4년 내에는 이 비중을 최소 40%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또, 유사 서비스가 없는 유럽과 아시아 등으로 글로벌 진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미국, 일본, 호주 시장이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진단 영역도 확장한다. 엑스칼리버는 현재 반려견의 근골격·흉부·심장크기측정 서비스를 시작으로, 하반기엔 반려견 복부와 반려묘의 흉부와 복부도 추가 개발해 내년에 서비스할 계획이다. 여기에 제주대학교 수의대가 엑스칼리버 AI 개발에 추가로 참여하는 등 빅데이터 규모와 AI의 정확도를 지속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하민용 SKT CDO는 “질병의 진단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더 나은 펫 케어 서비스 제공과 동물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의료 부문 외에도 미용, 먹이, 운동 등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각각 성장하고 있는데, 기적으로는 반려동물 의료시장 진출에 바탕을 둔 보험 시장 진출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반려견 디바이스팩 개발을 다방면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사진=KT

LG유플러스는 스마트홈 서비스에 향후 ‘AI 반려동물 이상징후 감지’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AI가 CCTV에 녹화된 반려동물의 반복행동 및 특이행동을 체크해 질병 발생 여부 및 가능성을 분석해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이다.

염상필 LG유플러스 홈IoT사업담당은 “현재 펫토이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앞으로도 반려동물 가구를 위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10월 IPTV를 전면 개편하고 새로운 브랜드 ‘지니 TV’를 발표하면서 다양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늘렸는데, 여기에 반려동물 케어 ‘페보tv’ 도 들어있다. 또한 반려견 디바이스팩 개발 또한 다방면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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