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3.06.16 16:20:26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이달 말 나란히 경매를 진행하는 가운데 이우환의 ‘다이얼로그’(Dialogue, 대화) 작품을 대표작으로 선보여 눈길을 끈다.
서울옥션은 27일 오후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173회 미술품 경매’를 연다. 출품작은 총 135점, 총액 약 85억 원이며 김환기, 이우환의 대형 작업과 백남준, 이배, 장욱진, 추사 김정희 등의 작품을 포함한 근현대 및 고미술 주요작을 출품한다.
이번 경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우환의 ‘다이얼로그’는 150호 크기의 대작이다. 넓은 캔버스에 회색 점 하나만을 그린 이 작품은, 2014년 러시아 모스크바의 게리 타틴시안 갤러리에서 열린 작가의 개인전에 출품된 이력이 있다. 김환기의 뉴욕시기 초기에 해당하는 1964년부터 65년까지 제작된 반추상화 ‘무제’도 선보인다.
또, 근현대미술 특별 세션 ‘시대여울’과 고미술 특별 세션 ‘동락’을 통해 지금까지 시장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않은 한국 근대미술 작가의 작품과 소전미술관의 도자기 컬렉션을 각각 선보인다. 시대여울에선 이세득이 반도호텔 다방 벽화 작업을 위해 그린 ‘반도 호텔 벽화를 위한 원화’, 희소성 높은 최영림의 초기작 ‘검은 태양’,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된 적 없었던 오지호의 ‘설경’ 등이 출품된다.
동락에서는 극동그룹 창업주 소전 김용산(1922~2007) 회장이 모은 소전미술관 컬렉션 도자기 23점을 선보인다. 이 밖에 백남준, 이배, 장욱진, 오윤 등 소장가들의 관심을 끌만한 작가의 미술품이 다수 경매에 오른다. 고미술에서는 추사 김정희의 간찰이 주요 출품작 중 하나다.
경매에 앞서 진행되는 서울 프리뷰 전시는 17일부터 경매 당일인 27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 5층과 6층, 그리고 지하 4층에서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프리뷰 전시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경매와 연계된 특별 도슨트 프로그램은 18일과 25일 오후 2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도슨트 프로그램은 사전 신청자에 한해 참가할 수 있으며 서울옥션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을 통해 공유된 링크 페이지로 신청할 수 있다.
케이옥션은 28일 오후 4시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6월 경매를 연다. 이번 경매엔 총 72점, 약 80억 원 어치의 국내외 근현대 작품을 선보인다.
300호 사이즈의 이우환의 ‘다이얼로그’와 150호 작품 ‘조응’을 선두로 유영국의 120호 작품 ‘워크(Work)’, 박서보의 150호 ‘묘법 No. 88912’ 등 블루칩 작가들의 대작이 출품된다.
호암 미술관의 대규모 회고전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는 김환기의 작품도 3점 출품되고, 얼마 전 개인전을 시작한 1세대 단색화의 거장 정상화의 프로타주 작품 ‘무제 78-P.11’도 선보인다. 블루칩 거장의 작품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소장할 수 있는 에디션 작품도 골고루 출품된다. 박서보의 ‘묘법 No. 10-20’, 이우환의 ‘무제’, 야요이 쿠사마의 ‘후르츠 바스켓(Fruit Basket)’, 요시토모 나라의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 등이다.
이번 경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우환의 초대형 대작 ‘다이얼로그’는 추정가 13억 5000만 원에서 20억 원에 출품된다. 케이옥션 측은 “길이가 3m에 이르는 대형 작품은 캔버스 여백의 공간을 철학적으로 집약해 관람객을 현실과 다른 차원의 공간으로 이끈다”며 “이우환의 ‘다이얼로그’ 속 여백은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을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다. 캔버스와 관람자 그리고 공간의 대화는 더욱 밀접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더 나아가 무한한 시공간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서보의 150호 대작 ‘묘법 No. 88912’는 한지의 재발견이라고 일컬어지는, 지그재그 묘법 시기의 작품으로, 또한 이번 경매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해외 미술에서는 조엘 메슬러의 대형 작품을 비롯해 아야코 록카쿠의 ‘무제’, 패트릭 휴즈의 ‘엠프티 페어(Empty Fair)’가 경매에 오른다. 치하루 시오타, 타니아 말모레호, 에가미 에츠 등 독특하고 개성 있는 작품 세계로 애호가의 인기를 꾸준히 얻고 있는 작품들도 선보인다.
경매 출품작은 17일부터 경매가 열리는 28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프리뷰 관람은 예약 없이 무료로 가능하며, 프리뷰 기간 중 전시장은 무휴다. 경매 참여를 원하는 경우 케이옥션 회원으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 또는 전화 응찰, 그리고 온라인 라이브 응찰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경매가 열리는 28일 당일은 회원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경매참관이 가능하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