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사랑받아온 ‘브리짓 존스’ 시리즈의 마지막 챕터인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수입/배급: 유니버설 픽쳐스)가 그간의 명장면과 디테일을 담은 이스터에그들로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초반, 브리짓(르네 젤위거)이 초록색 드레스를 입고 혼자 지퍼를 올리지 못해 애쓰는 장면은 과거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에서 마크 다시(콜린 퍼스)와의 관계가 회복되던 시기에 입었던 드레스를 떠올리게 한다. 이는 먼저 세상을 떠난 마크 없이 새로운 삶을 맞이하는 브리짓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담아낸 것이다.
또 다른 회상은 브리짓의 상징 아이템 펭귄 파자마를 통해 전개된다. 1편에서 유쾌한 인상을 남긴 이 의상은 이번 작품에서는 빛이 바래고 실밥이 풀린 모습으로 등장하며, 세월의 흐름과 함께 변화한 브리짓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의상 디자이너 몰리 엠마 로우는 “브리짓의 삶엔 여전히 마크의 흔적이 남아 있다”며 그녀가 입는 회색 가디건과 이니셜이 새겨진 셔츠가 실제 마크의 옷이라는 설정을 밝혔다. 이는 시나리오에 없던 장치였지만, 브리짓의 상실과 그리움을 시각적으로 가장 섬세하게 보여준 요소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딸 메이블이 브리짓의 상징이었던 하트 목걸이 대신 새롭게 추가된 ‘D’ 펜던트 목걸이를 착용하는 장면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순간으로 그려진다.
영화는 곳곳에 배치된 이스터에그와 숨겨진 디테일을 통해 브리짓과 마크, 그리고 그들과 함께 시간을 지나온 관객에게 진심 어린 작별과 새로운 시작을 건넨다. 여전히 서툴고 유쾌하지만,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브리짓 존스의 이야기는 관객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다.
한편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는 남편과 사별 후, 빛나는 순간을 잃은 채 정체된 삶을 살던 브리짓이 일과 사랑을 다시 시작하며 진정한 가치를 찾아가는 로맨틱 공감 코미디로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