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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 2025' 참가

박서보, 하종현, 이기봉, 구본창, 양혜규... 회화와 조각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국내외 미술가들의 작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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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안용호⁄ 2025.10.01 15:01:47

박서보(1931–2023) 〈Écriture No. 221221〉 2022 Acrylic on ceramic 73.5 x 95.5 cm
© PARKSEOBO FOUNDATION
사진: 박서보재단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는 오는 10월 15일부터 19일까지 개최되는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 2025’에 참가한다.

 

런던, 뉴욕, 로스앤젤레스, 서울에서 열리는 프리즈 페어의 근간이 되는 프리즈 런던은 지난 2003년부터 20여 년 동안 현대미술이라는 범주 안에서 동시대성과 다양성을 발휘하며 미술시장을 이끌어왔다.

 

또한 같은 기간 20세기 후반까지의 작품만을 엄선하여 선보이는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와 리젠트 파크를 일종의 조각 공원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리즈 조각(Frieze Sculpture)’도 합세하여 국경과 시대를 뛰어넘는 다채로운 작품들을 실내외에서 펼쳐 보인다.

 

올해 프리즈 런던은 46개국에서 온 168개의 갤러리가 참가한다. 메인 섹션인 '갤러리즈(Galleries)' 이외에도 작가가 다른 작가를 지목하여 솔로 부스를 꾸리는 ‘아티스트-투-아티스트(Artist-to-Artist),’ 12년 미만의 신생 갤러리를 엄선해 주목하는 ‘포커스(Focus),’ 세계적인 작가들의 소위 ‘한정판’ 작품만을 다루는 ‘에디션즈(Editions)’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현대미술의 현재를 짚어볼 예정이다.

올해 국제갤러리 부스는 회화와 조각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국내외 미술가들의 작업을 폭넓게 소개한다.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는 2000년대 이후의 '색채묘법' 중 하나인 〈Écriture No. 221221〉(2022)을 통해 자연에서 영감 받은 후기 작업의 특성을 드러낸다.

 

하종현(b. 1935) 〈Post-Conjunction 11-527〉 2011 Oil on hemp cloth 117 x 91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단색화와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의 기반을 다진 하종현의 〈Post-Conjunction 11-527〉(2011)도 부스를 장식한다. ‘배압법(背押法)’에 변주를 준 〈이후 접합〉 연작은 한지나 천으로 감싼 나무 합판 사이에 유화 물감을 짜고 서로 붙여 유화가 스며 나오도록 하는 방식으로 제작된 작업으로, 화면에 리듬감과 율동감을 더하며 단색화의 흐름을 확장한다. 한지를 자르고, 찢고, 붙이는 등 재료의 물질적 특성을 탐구한 권영우의 〈Untitled〉(c. 1980s)는 표면의 질감을 강조하는 동시에 물감과 바탕, 주체와 대상을 구분 짓는 서양의 이분법적 접근방식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이승조(1941–1990) 〈핵〉 1976–1977 Oil on canvas 90 x 90 cm
Courtesy of the artist's estate and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이승조의 〈핵〉(1976–1977)은 작가의 대표 모티브인 ‘파이프’ 형상으로 완성된 작업이다. 밑칠과 사포질, 그리고 붓질을 반복해 화면에 금속성을 부각시킨 작가는 한국 기하학적 추상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인 김윤신의 조각 작품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 2015-18〉(2015)도 선보인다. 자연을 관조의 대상이 아닌 ‘합일(合一)’의 주체로 바라보는 작가 특유의 예술철학에 바탕한 목조각은 자연의 원시적 에너지와 강인한 생명력을 담아낸다.

구본창(b. 1953) 〈Vessel (JUN 07)〉 2010 Archival pigment print Image size: 63 x 50 cm
Frame size: 91 x 77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 구본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한국 현대사진예술의 선구자인 구본창의 〈Vessel (JUN 07)〉(2010)도 전시된다. 작가의 고유한 시선이 담긴 백자는 그저 바라보는 대상이 아닌 하나의 완연한 존재로서 자리한다.

 

이기봉(b. 1957) 〈지나간 페이지에 관한 것 B〉 2025 Acrylic and polyester fiber on canvas
141 x 141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인간과 사물, 세계의 본질 및 흐름을 탐구하는 이기봉의 신작 〈지나간 페이지에 관한 것 B〉(2025)는 몽환적인 물가의 풍경을 우리를 둘러싼 세계의 복잡성이 발생하는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으로 표현한다. 전통 종교와 민간 신앙을 대하는 한국인의 이중적 시선에 주목하며 다양한 매체로 작업해온 박찬경의 신작 회화 〈言(하고 싶은 말)〉(2025)은 ‘말씀 언(言)’자를 3층 석탑의 표면에 그린 것이다. 작가는 서로 유사한 모양을 병치하는 동시에 명백히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에 쌓아둔 '기원'의 절실함을 은유한다. 뉴질랜드 남섬의 케플러 트랙(Kepler Track) 습지에 자생하는 나무, 덤불, 수풀 등이 다채롭게 어우러진 지역의 생태를 고유한 화법으로 그려낸 이광호의 풍경화 〈Untitled 4763〉(2025)도 소개한다.

 

제니 홀저(b. 1950) 〈behalf〉 2025 24k gold, black silver, Caplain, moon gold, red gold, palladium
and platinum leaf and oil on linen 147.3 x 111.8 x 3.8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Sebastiano Pellion di Persano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또한 현대미술가 양혜규의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 – 반쪽 한 짝〉(2009)은 빨래 건조대나 베네치아 블라인드 등 일상적 사물을 재료 삼아 가사성과 친밀감에 대한 깊은 고찰을 담아내는 작업이다. 현재 작가는 미국 세인트루이스 현대미술관(Contemporary Art Museum St. Louis)에서 《양혜규: 의사擬似-하트랜드(Haegue Yang: Quasi-Heartland)》를, 스위스 취리히 미그로스 현대미술관(Migros Museum für Gegenwartskunst)에서 순회전 《양혜규: 윤년(Haegue Yang: Leap Year)》을 개최 중이다. 강서경의 〈그랜드마더타워 #23-01〉(2022–2023)은 원형의 철재에 색색의 실을 엮은 구부정한 형태의 조각으로, 육체적으로 노쇠한 작가 자신의 할머니의 우아함과 강인함에 찬사를 보낸다.

제니 홀저(b. 1950) 〈behalf〉2025 24k gold, black silver, Caplain, moon gold, red gold, palladium
and platinum leaf and oil on linen 147.3 x 111.8 x 3.8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Sebastiano Pellion di Persano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한편 국제갤러리 부스에서는 해외 작가의 주요 작품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제니 홀저(Jenny Holzer)의 〈behalf〉(2025)는 〈검열 회화(Redaction Painting)〉 연작 중 하나로, 미국 정보 공개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따라 공개된 정부의 검열 문서를 거대한 추상으로 바꾸어 놓는다.

 

줄리안 오피(b. 1958) 〈Busan 1.〉 2024 Direct to media print on painted wooden board
110 x 162.5 x 3.5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Julian Opie Studio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줄리안 오피(Julian Opie)는 부산의 해운대와 센텀시티의 행인들을 포착한 이미지를 활용해 제작한 〈Busan 1.〉(2024)을 통해 부산의 역동성을 런던으로 가져온다.

 

덴마크 출신의 3인조 그룹 수퍼플렉스(SUPERFLEX)는 물이 담긴 유리잔 위에 집파리 네 마리를 마주보게 배치한 〈Four Flies Staring at Each Other (On a Glass of Water)〉(2025)를 선보인다. 서로를 고요히 응시하는 파리의 형상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인위적인 상황으로, 수퍼플렉스는 인간의 행동이 다른 생물에게도 반영된다고 보는 인간중심적 사고를 완곡히 풍자한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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