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의 인수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매쿼리+국민연금’의 기존인수 후보외에 새로 SK텔레콤이 뛰어들면서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로텔레콤의 대주주인 AIG-뉴브리지캐피탈 측이 복수의 컨소시엄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어느 한 쪽을 최종 인수자로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현재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매쿼리 조차도 뒤에서 돈을 대는 실질적인 ‘전주(錢主)’가 대부분 국내 자본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최종적인 새 주인의 모습을 추정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매쿼리가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하나로텔레콤의 새 주인은 형식적으로는 외국 자본이 될 수 있지만, 결국에는 국내 기업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매쿼리 측에 돈을 대기로 한 컨소시엄에 국민연금이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 같은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8일 이와 관련해 “매쿼리에 돈을 대기로 했다. 매쿼리는 단순히 아이디어를 내고 일을 해준 뒤 수수료를 받는 업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매쿼리는 경영권을 인수해 시세차익을 남기고 되파는 이른바 ‘먹튀’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 국민연금 측의 설명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국내 기업을 ‘먹튀’하려는 외자에 돈을 대주는 일을 할 수 있겠냐”며 “매쿼리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파트너들도 괜찮고 모양이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매쿼리 뒤에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또다른 국내기업들이 투자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매쿼리 컨소시엄 참여 목적에 대해 “우리가 직접 경영을 하는 것은 아니고 단순 투자 목적이다. 다만 경영권을 어느정도 견제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쿼리가 인수하게 된다면 대주주가 될 수도 있고 2대 주주 정도가 될 수도 있지만 정확히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매쿼리나 SK텔레콤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외의 또다른 컨소시엄이 주인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나로텔레콤의 제니스 리 부사장은 지난 6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1개 이상의 국내 전략적 투자자를 포함해 복수의 투자자와 협상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8일 “국내도 1개 이상이고 해외도 1개 이상이다. 여기서 말하는 1개는 기업이 아니라 컨소시엄 단위”라고 말해 복수의 컨소시엄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쿼리 뒤에 든든한 국민연금이 참여하고 있고 하나로텔레콤 측의 주장처럼 복수의 컨소시엄들과 협상이 벌어지고 있다면 유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하지만 가격과 조건을 두고 세부적인 조율이 쉽지 않아 며칠 정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창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