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자는 거야’라는 말 한마디로 검찰을 길들인 노무현 대통령도 잡지 못했던 재경 마피아인 ‘모피아’. 이명박 정부가 손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타부서는 없어져 눈물을 흘리지만, 기획재정부는 재경부와 기획예산처가 합쳐 공룡 정부부처로 떠올랐다. 특히 경제운용계획에다 예산까지 거머쥐게 돼 박정희정권 때의 ‘경제기획원’이 됐다. 기획재정부는 경기고·서울대 출신과 TK 출신이 장악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 모피아 사단은 경제부처 및 금융계를 독식하고 있으며, 이명박 정부가 출범해도 이들의 힘을 제어하기 힘들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들 모피아 사단 깨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모피아 사단를 제어하고 재무부 장관을 지낸 이용만 전 장관은 “경기고-서울대 출신 아니면 재경부에서 승진하기 힘들었다”며, 자기가 비서울대 출신으로 최초의 재무부 장관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모피아 사단을 깨기 위한 일환으로 일본의 ‘대장성 해체’ 사례를 교훈으로 삼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모피아 해체의 첫 단추는 산업은행 민영화. 모피아의 절대권력인 산업은행은 국책은행 중에서 유독 한국은행과 같은 총재라는 직함을 사용하며, 총재의 연봉은 15억원에 달하는 최고의 연봉을 받고 있다. DJ정부에서도 산업은행을 손 보려고 했지만 남북경협 문제를 들고 살생부에서 헤어났으며, 노무현 정부에서도 그놈의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존폐위기에서 탈출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의 산업은행 민영화 추진속도에 파벌해체의가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이헌재 사단 금융권 장악 특권 누려 이용만 전 장관은 모피아의 득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날밤을 새우기가 일쑤였으며, 온가족과 함께 한 식사는 열손가락에 들 정도로 일을해 남덕우 부총리의 마음에 들어 모피아 속에서 승진할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래서 이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는 학벌과 인맥을 떠나 일 잘하는 공무원으로 채워야 한다”고 말하며, 우선 정부 부처 속에 파벌해체 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모피아는 지금 정부조직뿐 아니라 금융계까지 장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혁신을 주창한 노무현 대통령도 이들 벽을 허물기에 벅찼다. 그래서 금융권 인사나 구조조정에서 항상 청와대는 모피아에게 밀려 정책 반영에 실패했다. 노 대통령 임기 말에도 기업은행 인사를 놓고 또 다시 청와대가 모피아에게 완패하기도 했다. 모피아 가운데 경기고·서울대 인맥은 핵심 라인인데, 박병원 전 재경부 차관은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옮겨갔고, 김석동 차관도 모피아의 막강 실세로 존재하고 있으며, 이 밖에 유회원 전 론스타어드바이저 코리아 사장, 정문수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이강원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은 이른바 KS 모피아 라인이다. <김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