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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

“21C는 인터넷 매체와 활자매체 공존할 수밖에 없다”
에너지 위기, 원전 건설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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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호 편집팀⁄ 2008.07.16 10:27:22

유가가 폭등하면서 제3차 오일 쇼크가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단기외채가 급증하여 순채무국으로 전락해 지난 1997년의 외환위기 꼴을 닮아 가고 있다. 여기에 국가 중추기관인 청와대의 기밀자료가 개인 사유물로 이용되어 국가기관망에 구멍이 뚫렸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은 최대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이러한 위기국면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행정부·입법부·사법부가 일사불란하게 어우러져 국난을 극복해야 한다. 이번에 한나라당 최고위원에 당선된 공성진 의원과의 대담을 통해 총체적 위기국면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본다. (편집자 주) ■ 경제수지 적자가 더 늘면 외채문제가 부각되면서 한국 경제에 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가의 고공행진은 우리 경제를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김원섭 편집인) 저는 현재 국회 내 위기관리포럼의 대표위원입니다. 위원들 끼리 꾸준하게 모여 논의를 하고 있지요. 정부에서도 위기관리 지침이 발효됐습니다. 원래 기름값이 150달러가 돼야 2차 위기관리지침이 발효되는데, 지금은 140달러에서도 워낙 상승세가 가파르기 때문에 위기로 본 것이죠. 제가 명색이 위기관리포럼의 대표위원인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지난 8일 국회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10여 명이 모여 대응책을 마련했어요. 당장 개원과 동시에 국회 내에 고유가 경제위기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만듭니다. 그 다음으로, 대체 에너지 개발이 아주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자전거 타기 등의 이벤트도 중요하나, 국회는 국민 민복을 위해 제도를 개발해야 합니다. 그래서 7월 22일에 의원들이 울진에 가서 원자력 발전소와 풍력 발전소 등 대체 에너지 시설을 둘러볼 예정입니다. 그리고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9월 초에 에너지 절약 효과가 있는 물품들을 가지고 전시회를 열 예정입니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원전시설이 제일 발달돼 있어 고유가 시대에도 끄떡 없는 나라잖아요. 이제 우리도 그런 식으로 가야 되는데, 원전이 건강에 위해를 주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많기 때문에, 캠페인을 통해 계몽을 하는 일이 우리의 역할이죠. (공성진 의원)

■ 노무현 전 대통령 측에서 국가 중추인 청와대의 전산망을 통째로 가져갔다는 말이 나옵니다. 어떻게, 물러난 대통령이 국가 기밀을 소유할 수 있습니까? 위기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고 봅니다. 그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입니다. 명백한 보안 유출이므로 처벌해야 합니다. 전직 대통령이 엄연한 범법행위를 백주 대낮에 온 국민이 주시하는 가운데 저지른 거예요. 이는 큰 범죄행위죠. ■ 지금 미국산 쇠고기로 인해 서울 중심부에 촛불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 촛불이언제쯤 꺼질 것으로 보십니까? 촛불시위는 이미 6월 10일을 기점으로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고 봅니다. 원래 촛불은 생활정치입니다. 여기에 가정주부들이 아이들의 건강권을 우려하여 참여할 정도로 촛불시위는 고급 정보와 지식을 앞세운 의식화된 21세기형 시위문화거든요. 이것이 지난 6월 10일을 기점으로 탈색이 됐죠. 정권 전복 세력들이 촛불을 앞세워 나온 것이므로 순수하지 않아요. 지금 진행되는 불법시위는 법과 원칙으로 강력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이미 순수한 촛불의 열기는 꺼졌다고 봅니다. ■ 공 의원께서는 EBS 자문위원을 비롯하여 방송에 관여를 많이 하셨습니다. 최근 다음 아고라에서 네티즌들 사이에 벌어진 광고 보이콧 운동 때문에 조중동 신문사가 기사 서비스를 멈추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인터넷 문화와 댓글 문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측면이 갑자기 부각되고 있습니다. 제가 20년 전부터 미래를 가리켜 ‘지식정보화 사회의 빛과 그림자’라는 제목으로 쓴 논문이 있습니다. 요즘 인터넷에서는 익명으로 글을 올리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책임을 지지 않죠. 또한,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지식편식증 환자가 많이 생깁니다. 21세기형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골라 먹기 때문에 균형감각이 많이 상실됩니다. 그리고 댓글 자체는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상당히 천박합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이미 예측·전망했던 부분이죠. 전자정부에 대한 책은 1991년도에 제가 제일 먼저 썼잖아요. 그 당시 강경식 의원이 국회에 전자정부연구회를 만들어 제가 쓴 책을 교과서로 보면서 연구했는데, 그게 벌써 17년 전이죠. 오늘날 강남구청을 비롯한 지방정부 차원에서 보면 전 세계적으로 전자정부가 가장 잘 된 곳이 우리나라 아닙니까. 90년대 초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오늘날 인터넷의 피해가 떠다니고 있는 거죠. 빛과 그림자 중 그림자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기존매체에 대하여 공격에 들어간 것이고, 거기에 기존매체가 저항하는 형국인데, 결국에는 인터넷 매체와 기존 활자매체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90년대 스탠포드대 연구소가 재미있는 논문을 썼는데, 모든 사람이 노트북을 들고 다니는데 어떤 사람이 신문을 가져온 거예요. “아, 이게 획기적인 발명품이라고 하는 거야. 이것은 더울 때 선풍기 대신 쓸 수 있고, 방석용 깔개에다, 부끄러울 때 얼굴 가리개 역할에다, 정보까지, 이렇게 다양한 매체가 어디 있어” 하고 말이에요. 그야말로 공존의 시대예요. 조중동과 다음이 공존할 수밖에 없죠. 상호 영역을 인정해주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지금은 충돌의 시대이구요. ■ 논점을 바꿔, 개헌문제로 넘어가겠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개헌을 밀어붙였을 때, 여야 합의로 입안하자고 하지 않았습니까? 공 의원께서는 의원내각제와 대통령제 중에서 어느 쪽을 더 선호하십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분점하는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합니다. 모든 제도에는 장단점이 있죠. 대통령제도 권력이 집중되는 폐단이 있기 때문에, 지식정보시대가 몰고 오는 다양한 계층 간의 긴장이나 갈등은 대통령이 혼자서 처리할 수가 없거든요. 또, 의원내각제의 경우에는 그럴 만한 문화적 배경이 있습니다. 서구에서는 지방자치나 지방분권 등이 오랫동안 내려온 제도이므로, 지역별 대표성을 인정받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의원내각제가 될 수 있죠. 하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과거 약 500년 간의 조선왕조에서 중앙에 권력이 집중됐기 때문에 지방분권의 자율성이 상당히 약합니다. 일본과 다른 부분이죠. 그러다 보니, 의원내각제를 도입해서 시행하려 할 때 폐단이 많을 수 있죠. 그래서 저는 이원집정부제가 권력분점을 통해 상호견제와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합니다만,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겠죠. ■ 한나라당 최고위원으로서 직접 개헌에 앞장서시겠습니까? 이제 미래국가헌법연구회라는 국회 연구단체가 결성됐습니다. 대표위원으로서 이주형 의원이 이끌고 있는데, 제가 제일 먼저 정회원으로 가입했죠. 또, 제가 주도하는 위기관리포럼이란 연구회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습니다만, 이미 국회 내에 공식 혹은 비공식적으로 개헌에 대한 당위성 혹은 필요성들을 전문가와 함께 논의하는 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 뿐만 아니라 전경련 등 기타 이해단체에서도 주장하기 때문에, 개헌문제는 18대 국회에서 공론화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 당위성을 다 인정하고 있죠. ■ 어느 시점에서 개헌이 이루어질 까요? 물리적으로 역산을 해봐야죠. 모든 논의가 국회에서 결집되어 공론의 장으로 가는 시기는 내년 하반기가 되리라고 봅니다. 내 후년에는 찬반투표가 있을 것입니다. 내년 하반기에 공론화 과정을 거쳐, 2010년에 지방선거와 연계해서 개헌이 이루어진다는 일정표가 무난하리라 봅니다. ■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민의 활성화를 위해 지구당을 부활시키자고 했습니다만…. 사실, 저도 지구당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습니다만, 대표최고위원이 되면 지구당과 같은 기능을 하는 정책연구소를 설치하겠다고 공약을 했습니다. 과거 지구당이 소위 ‘돈 먹는 하마’, ‘부패정치의 온상’인 것처럼 여겨지던 때가 있었죠. 그래서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없앴는데, 그러다 보니 주민들과의 소통체계가 없는 거예요. 전국 245개 국회 선거구에 있는 주민들이 국회의원을 통해 민원을 제기해야 하는데, 지구당이 없어 시도당 차원에서 현장 소통이 끊어지니까 하소연할 마땅한 공간이 없어요. 그래서 정책연구소를 설립해 과거 지구당의 역할을 보완하겠다고 주장을 했는데, 민주당 차원에서도 이 필요성을 절감한 모양입니다. 저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으니까, 이름이야 어떻든 소통의 최소단위가 다시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 패거리 정치에 대한 논란이 많습니다. 좋은 패거리 정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패거리 정치’는 세를 얘기하는 것인데요. 저는 정당정치의 기본은 ‘패거리’라고 봅니다. 결코 나쁜 게 아닌데도 ‘패거리’라는 말이 주는 세속적인 어감 때문에 자꾸 부정적으로만 보려 하는데, 패거리들 간의 상호경쟁을 통해 적절한 긴장을 조성하여 시너지를 만들어 내고, 오히려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죠. 한국 사회는 농경시대 문화를 가지고 있어 경쟁을 거부합니다. 더불어 이 세상에 경쟁하지 않고 잘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물론, 경쟁 이후에 발생하는 패자에 대한 배려 때문에 국가가 존재하는 것이죠. 이에 대해 인본주의적인 지원은 마땅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움직이는 힘은 경쟁이죠. 경쟁을 거부하면 안 됩니다. 그런데, 이 경쟁이 개인 대 개인 양상으로 가면 홉스가 얘기했듯 원시시대로 가는 것이죠. 그러나 이것이 패거리와 패거리, 세와 세의 경쟁이라면 긍정적으로 승화할 수 있죠. 저는 이것을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친박·친이가 지난번 경선을 통해 누구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정치적 선택을 했지만, 그때 선택하지 않고 중간에 있었던 사람들은 정치인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들은 진정한 의미의 정치인이 아니죠. 그리고 거기서 승부를 걸었다 지면 진 사람으로서의 대우를 받으면 되는 것입니다. 이기면 이기는 대로 영광과 함께 책임을 지면 됩니다. 지면 인내와 굴종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누구도 승자의 도도 없고 패자의 도도 지키려 하지 않습니다. 그런 자세로는 이런 세계화 시대에 이길 수 없습니다. 지면 진 사람의 도리를 해야 합니다. 져 놓고 내게 당직을 달라는 억지는 있을 수 없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께서 경제도 혼자 이끌고 아침에 ‘얼리 버드’로 일찍 출근하고, 아무래도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만. 그것은 6, 70년대 개발시대의 지도자상이죠. 지금은 다양한 고급 정보를 ‘아줌마’들이 다 압니다. 가족들을 다 출근시키고, 학교에 보내고,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통해 온갖 정보를 누리고 있는데, 나를 따르라 하면 되겠어요? ■ 공 의원께서는 혹시 대권의 꿈은 가지고 계십니까? 저는 그런 꿈을 꾸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기를 보세요(사무실에 걸린 액자를 가리키며). ‘텅 비어 있으면 남에게 아름답고 내게 고요함이다.’ 이게 제가 제일 좋아하는 글귀입니다. 저런 사람에게 대권 같은 것을 꾸라면 꾸겠어요? 도권, 그러니까 도를 이루겠다는 꿈은 꿔도, 대권은 안 꾼다는 말입니다. 텅 비어 있으면 누군가 나를 채우겠지. 국민들이 채워줄 때도 있고. 자신이 채우겠다고 꿈꾸는 사람 치고 잘된 사람 있어요? 남에게 피해나 주죠. ■ 대운하는 지금 잠수했지만, 이 대통령 임기 내에 계속 물 위로 올라올 것입니다. 특히, 2010년 지방선거에서 대승하면 힘이 붙을 것입니다. 지금 대운하가 문제가 아니라, 50% 이상의 시너지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됩니다. 무슨 정책이든 힘을 받으려면 대통령에게 권위와 국민적 지지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순신이 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그래도 지지율이 30%는 되지 않느냐면서 12척의 배에 국민지지도 30%를 제가 비유한 것이고, 이순신을 자청한 것 아닙니까? 제가 대단한 전략가는 아니지만, 미래는 좀 보니까, 통영에서 명예시민권을 준다고 했어요. 통영의 상징적 인물이 이순신이고, 제가 이순신이 되겠다고 했으니까요. ■ 친박 복당으로 한나라당은 개헌까지 할 수 있는 힘을 가졌습니다. 거대 여당에게는 힘의 논리보다는 이제 상생의 정치가 필요할 텐데요. 친박 복당 문제가 해결되면 (의석 수가) 170석에서 180석이 되지 않겠습니까? 안정적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되죠. 이렇게 되다 보니 야당이 길거리로 뛰쳐 나가는 광경이 펼쳐졌는데, 아마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할 겁니다. 원군을 바깥에서 찾고자 하는 야당의 길거리 정치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여야 간의 소통체계를 잘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우선, 상견례를 겸한 여야 회의체를 만들어보자는 주장도 했습니다만, 여야 간의 소통이 중요하죠. ■ 공 의원께서 직접 제의하셨습니까? 최고위원으로서 최고위원회의에서 제의했습니가. 구체적으로 실현될지 조금 더 기다려 봐야죠.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는 여야정 협의체를 제의하기도 했는데, 여야 간의 소통체계도 잘 안돼 있으니까 이를 먼저 잘 해결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 정부도 협의대상으로 집어넣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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