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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구 박사의 건강 클리닉 ⑩

비만·저체중과 사망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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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82호 편집팀⁄ 2008.09.02 17:01:05

동양인에서도 비만과 저체중은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체질량지수(BMI)보다는 복부비만을 비만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글·이종구(이종구심장크리닉 원장) 현재 한국에서 저체중이 미와 건강의 상징이라는 생각으로 저체중 유행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저체중도 비만 못지 않게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특히 노인에서 그렇다. 중국의 대규모 연구에서 동양인에서도 저체중과 비만은 사망률을 증가시키지만, 비만으로 분류되는 BMI 24.0~26.9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으며, 한국에서도 유사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러므로 비만의 기준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비만의 기준은 연령별로 차별화되어야 한다. 65~70세 이상의 노인에서는 체중감소가 체중증가보다 더 중요한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 백인의 비만과 사망률 비만은 고혈압과 당뇨병의 발생률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저체중도 사망률과 심혈관질환 사망률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면서, 과연 건강을 위해 무엇이 최선의 체중과 체질량지수(BMI*)인지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BMI보다는 허리둘레가 더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BMI 대신 허리둘레를 비만의 지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의 노인에서는 비만보다 저체중이 더 중요한 위험인자라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면서, 노인에서 체중감량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체중과 사망률은 U형을 유지한다. 즉 저체중과 비만 모두에서 사망률이 증가한다. 미국의 국립보건연구원(NIH)와 유럽의 세계보건기구(WHO)는 정상체중을 BMI 18.5~24.9kg/m²로 규정하고 있으며, 아시아 비만학회는 정상범위를 18.5~ 22.9kg/m²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노인에 대한 특별한 규정은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많은 연구들은 BMI가 20~ 22kg/m² 이하에서 사망률이 증가한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사망률은 BMI 30kg/m²까지는 증가하지 않는다고 보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65세 이상의 노인에서는 BMI의 증가는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었다. 미국과 WHO의 정상체중은 BMI 18.5~24.9이지만, 아시아 비만학회는 정상체중을 BMI 18.5~22.9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준을 제시하는 역학적 연구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며, 최근에 발표되는 연구결과들에 의하면 이런 정상기준을 수정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99년에 미국의 암협회는 흡연을 하지 않는 건강한 사람도, 남성에서는 BMI가 23.5~24.9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았으며, 여성에서는 BMI가 22.0~23.4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남성에서는 BMI가 22.0에서 26.4로 증가했을 때 사망률은 증가하지 않았으며, 여성에서도 BMI가 20.5에서 24.9로 증가했을 때 사망률은 증가하지 않았다. 반면에, BMI가 18.5 이하일 때 사망률은 남성에서 1.26배로 증가하였으며, 여성에서도 1.36배로 증가하였다. 이 연구는 BMI가 20 이하일 때 2단계 비만으로 분류되는 BMI 30~35보다 사망률이 더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영국의 개원의들의 연구에서도 BMI가 20 이하일 때 사망률은 35% 증가하였으며, BMI가 30 이상일 때도 사망률이 44%증가하였다. 그러나 이 연구는 비교적 젊은 40~59세를 대상으로 하였다. 그리고 심혈관질환·뇌혈관질환·당뇨병의 발생률도 BMI가 20.0~23.9에서 가장 낮은 반면, BMI가 20.0 이하와 29 이상일 때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 중국인의 비만과 사망률 이런 연구결과들은 모두 백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므로, 동양인에서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2006년에 중국인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2006년 JAMA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40세 이상의 중국인 16만9,871명을 1991년부터 2000년까지 추적하였다. 연령·성별·흡연·음주량·지역 등을 교정한 후 밝혀진 BMI와 사망률은 백인에서와 같이 U형의 모습을 보였다<도표2>. <도표2>에서 보듯이, 사망률은 BMI가24.0~26.9일 때 가장 낮았으며, BMI가 20 이하일 때 20% 이상 증가하였고, BMI가 27.0~29.9에서 15% 증가하였다. 이 연구에서 사망률은 BMI가 24.0~26.9, 즉 서양인의 과체중(over-weight) 그리고 아시아 비만학회가 제시하는 비만인 사람에서 가장 낮았다. 그리하여 연구원들은 비만의 기준을 재검토할 필요성을 제시하였으며, 동양인과 서양인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 한국인의 비만과 사망률 2006년 8월에 연세대 예방의학과와 건강보험공단의 공동연구가 발표되었다. 이 연구는 30세에서 95세의 한국인 남녀 121만3,829명을 상대로 하였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연구일 것이다. 이 사람들을 12년 간 추적한 결과, 8만2,372명이 사망하였는데, 이 가운데 2만9,123명은 암으로, 1만6,426명은 심혈관질환으로, 3,362명은 호흡기질환으로 사망하였다. 남녀 모두에서 평균 BMI는 23.2kg/m²였다. 모든 사망률은 BMI가 23.0~24.9에서 가장 낮았으며, 이 BMI는 아시아 비만학회가 제시하는 전단계 비만이다. 전체사망률과 BMI의 관계, 사망률은 BMI 22.0 이하와 30 이상에서 증가하였다. 흡연은 체중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흡연이 사망률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이 통계에서는 흡연자가 별도로 처리되었다. 그러나 흡연자를 제외한 남성과 여성에서도 BMI가 22.0 이하일 때 사망률이 증가한다. 그리고 체중이 감소할 수 있는 호흡기질환 사망자를 제외한 통계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암 사망률은 BMI가 26에서 28 이상일 때 증가하였다.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BMI가 작은 군에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증가한 군에서 사망률이 증가하였다. 호흡기질환 사망률은 BMI가 감소할수록 증가하는 반면, BMI가 증가할수록 감소한다. 이것은 폐결핵, 폐쇄성 호흡기질환(COPD) 등의 환자에서 체중이 감소하기 때문일 것이다. 서양에서의 연구와 같이, 한국에서도 노인에서는 체중의 증가가 사망률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도표3>. 50세 이하에서는 BMI가 28을 초과할 때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하지만, 64세 이상에서는 BMI의 증가는 사망률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아직까지 발표된 연구 중 가장 대규모일 뿐만 아니라 가장 포괄적인 연구이다. 이 연구결과의 교훈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한국인에서도 저체중의 기준은 BMI18.5가 아니라 정상범위인 22.0 이하로 보아야 할 것이다. 2) 한국인에서도 전단계비만의 기준은 BMI 23.0이 아니라 25 이상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3) 정상범위와 비만의 BMI 기준은 연령별로 차별화해야 할 것이다. 특히, 65세 이상의 노인에서 젊은 사람의 기준으로 치료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 이 연구의 가장 큰 단점은 허리와 엉덩이 둘레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러 국제적 연구는 BMI의 한계점과 허리둘레 즉 복부비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비만을 평가할 때 BMI보다는 복부비만 특히 복강내비만(visceral obesity)을 기준으로 환자를 평가하고 치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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