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멜라민 파동’에 ‘네탓 타령’만 하고 말건가

  •  

cnbnews 제87호 박형규⁄ 2008.10.07 15:19:34

지금 지구촌 곳곳이 중국발 멜라민 공포에 휩싸여 난리 법석이다. 불행하게도 이 가운데는 우리나라도 끼어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중국에서 점화되어 접경인 우리나라에까지 파급된 멜라민 파동에 대한 공포가 날로 확산 일로를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이웃 일본을 포함, 미국과 영국의 유명 다국적 제품 과자에 이어, 지난 1일에는 낙농 선진국으로 알려져 온 뉴질랜드산 유아식 원료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보도까지 나온 바람에 마치 타는 불에다 기름을 부은 꼴이 된 셈이다. 때문에, 특히 분유수유 부모들의 충격과 공포가 이만저만 크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런 실정을 감안한 정치권은 6일부터 시작된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정치 쟁점화해 나갈 추세다. 그러나 여야는 멜라민 파동에 대한 쟁점의 시각과 초점을 시작부터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워 놓고 있어, 결과적으로는 서로 ‘네탓 타령’만 늘어놓는 공방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말 공산이 높다는 관측들이다. 사실 이 같은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얼마 전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파동은 물론 ‘불량만두’를 비롯한 ‘납덩이 꽃게’, ‘생쥐머리 새우깡’ 등 일이 터질 적마다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중국발 멜라민 파동은 앞서 지적한 몇몇 사건들과는 다른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처음 중국산 수입 분유에서 점화되어 최근에는 자판기 커피 크림에서도 멜라민 성분이 검출된데다, 최근 들어서는 이웃 일본의 과자와 나비스코·크래크프·캐드버리 등 미국과 영국의 유명 다국적 식품업체의 제품 과자에 이어 뉴질랜드의 분유 원료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등 전세계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때문에 이 파동이 어디까지 미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는 가운데, 자칫 중국산 수입 식품 전반에까지 불신의 파문이 번질 우려가 높다는 게 무엇보다도 심각한 문제의 핵심이 되고 있다는 지적들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어느새 우리의식 생활에서 중국산이 아닌 것을 골라내기가 상당히 어려워진지도 제법 오래된 게 사실이다. 그러기에 이번 중국발 식품파동이 우리 국민에게는 엄청난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고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며, 또한 이로 인한 불안과 공포감이 중국산 식품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그것은 날로 익어가는 한·중 양국 간의 우호증진을 위해서나 과거에 겪었던 ‘마늘파동’을 반면교사로 삼는다면 결코 바람직한 일은 못 된다고 생각된다. 게다가 이번 문제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서도 겪었듯이 우리의 주권 밖의 원산지 문제보다 우리나라의 허술한 수입식품 검역 시스템이 핵심적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 같은 여러 가지 문제들을 감안, 정치권도 서둘러 이 문제를 국정감사의 핵심 쟁점으로 삼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한나라당은 보건복지부와 농수산식품부로 각각 나눠져 있는 현행 식품검역체계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장기적 과제로 검토키로 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멜라민식품 퇴출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멜라민 파동에 대한 대정부 공세를 펼칠 채비를 진작부터 가다듬어 놓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식약청은 이번 파동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서로 책임 떠넘기기를 위한 ‘네탓 타령’은 그만두고, 그저 ‘내탓’으로 받아들이는 미덕과 용기를 갖추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만이 정치권은 물론 무엇보다도 국민으로부터 높은 평가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또한, 누가 뭐라 해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보호보다 더 높고 귀중한 가치는 없기 때문이기도 해서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