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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도 인생도 자만은 금물

신지애·미셸위 두 여자 프로를 통해 얻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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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6호 김맹녕⁄ 2009.02.24 15:57:17

지난 3년 간 19승에 상금왕·다승왕·최소타수상 등 선수로서 받을 수 있는 상은 거의 다 석권하여 한국 여자 골프의 스타로 군림했던 골프 지존 신지애 선수가 지난주 SBS 개막전 하와이 오픈에서 컷 탈락(miss the cut)은 물론이려니와 마지막 날 9오버파인 81타를 쳐 이만저만 실망한 것이 아니다. “평소의 내 골프는 어디로 가버렸다. 강한 바람으로 집중력을 상실했다. 이번 시합에서 ‘쓰디쓴 보약을 먹은 것으로 여기겠다”며 “이런 시련을 금년도 첫 번째 시합에서 경험하게 한 것은 더 정신을 차리고 앞으로 시합에 임하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신 선수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구성 보비 존스는 골퍼는 패한 게임에서 여러 가지 교훈을 얻는다고 했다. 골프나 인생에서나 좌절하고 실패한 교훈은 마음에 사무쳐 잊혀질 수 없고, 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분발하기 때문이다. “골프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스포츠다. 정복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이만하면 되겠지 하는 순간 게임은 안 풀리고 다시 원위치로 돌아간다(Golf is the hardest game in the world. There’s no way you can ever get it. Just when you think you do , the game jumps up and puts in your place).” 골프는 조금만 자만하고 겸손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망가질 수 있다는 교훈을 준 명문장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승승장구하던 신지애에게 이 문장을 보여주었더라면 비웃었을지 모르나, 지금은 이 문장의 뜻을 충분히 이해하고 가슴에 담으리라 생각한다. 반면, 비록 준우승(runner-up)으로 끝났지만 미셸위는 지나간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랜 슬럼프에서 벗어나 밝은 표정으로 우뚝 섰다. 자신을 파악하지 못하고 오직 강력한 욕구만을 가지고 이상을 좇게 되면, 우승은 언덕 위의 무지개처럼 점점 더 깊은 산속으로 도망가게 되어 있다. 미셸위는 폭발적인 샷으로 오직 전진만을 고집했던 과거의 스타일에서 벗어나 앞의 나무를 피해기 위해 자제하는 모습도 보였고,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로 티샷하는 장면이 자주 목격되었다. 즉,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자제력을 얻게 된 것이다.또 바람을 이용하는 현명함도 보였고, 동료 프로 골퍼와 담소하는 여유도 즐겼다. 미셸위는 비록 20세의 어린 나이지만, 이번 경기를 통해 일반 골퍼에게 좋은 어록을 남겼다. 첫 번째로는 “골프를 잘 쳐도 불행할 수 있고, 못 쳐도 행복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하고 만족하면 그만이다.” 두 번째는 “항상 어려운 환경과 처지에서 인내라는 단어를 반복하라”였다. 미셸위는 이 게임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힘과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어 한 단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지애도 역시 “인생의 모든 지혜를 골프장에서 배운다”고 한 것처럼, 이번 컷 탈락의 기회를 계기로 하여 한 단계 성숙해질 것으로 기대해본다. 인생이나 골프에서나 좌절과 실의는 쓰디쓴 보약이자 오만과 거만을 치료해주는 치료약이라는 점을 두 유명 여자 프로를 통해 한 번 더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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