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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광의 아프리카 미술과 친해지기

릴랑가(George Lilanga) 세상만사를 아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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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3호 편집팀⁄ 2009.06.23 22:40:51

정해광 (아프리카미술관장·철학박사) 릴랑가는 어떤 작가인가! 탄자니아의 릴랑가(1934~2005)는 서구미술계에 가장 널리 알려진 아프리카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전통에 집착하지 않는, 즉 마콘데(Makonde)족의 조각과 팅가팅가(Tinga Tinga)의 그림에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그것에 얽매이지 않은 작품 활동을 함으로서 아프리카 현대미술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는 20개국에서 40여회의 개인전을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고, 일본에서만도 아홉 번의 전시회를 가졌다. 그리고 미국의 낙서화가인 키스 해링(Keith Haring)에게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하였다. 릴랑가가 그린 그림은... 아프리카 현대미술의 살아있는 전형으로 자리를 잡기까지 릴랑가는 기존 작가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왜냐하면 다른 조각가들은 나무의 색을 그대로 드러내지만, 릴랑가는 다양한 색을 칠하면서 해학적인 요소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는 자유로운 삶과 영혼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가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역시 조각에서 표현하기 힘든 형태의 유연함을 그림에서 찾고, 그것을 삶과 의식에 적용시키려 했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에는 인간이 중심을 이루게 된다. 릴랑가 그림의 세 가지 코드 즐거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인간의 욕구를 긍정해야 한다. 서구식 표현을 빌리자면 쉐타니는 악마이고, 동양식으로는 도깨비이다. 그러나 쉐타니는 악마도 아니고 도깨비도 아니다. 큰 귀와 입 그리고 볼록 나온 배는 인간의 욕구를 긍정하고픈 마음의 모습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릴랑가는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개인이 희생되는 것을 경계한다. 공동체를 지향하는 사회일수록 개개인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에서 귀와 입을 크게 표현하였고, 올챙이 같은 배는 공동체의 이익만큼이나 개인의 이익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조화와 결속은 인간의 존재의미를 깨닫게 한다. 수많은 사람과 동식물이 함께 어우러진 우자마 조각은 서로가 서로를 지탱하고 있다는 점에서 생명의 나무라고 불리기도 한다. 릴랑가는 이것을 회화로 풀어내면서 삶의 지혜와 농담으로 가득한 아프리카적인 캐리커쳐를 추구하게 되었다. “아프리카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슬플 수도 있지만 행복할 수도 있다. 그리고 세상에의 무관심이 오히려 삶을 즐겁게 만들 수도 있다.”는 데서 그의 그림은 현대미술은 물론 사회비평에까지 그 영역을 넓혀나갔다. 삶에 대한 리드미컬한 움직임이 인간의 영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마피코는 춤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두려운 대상을 뜻하는 상징적 존재이기도 하다. 마콘데족의 성년식에서 마피코를 향한 젊은 남녀들의 격렬한 몸짓은 어려운 현실에 직면했을 때 그것을 이겨내려는 삶의 의지와도 같다. 그런 점에서 릴랑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삶에 대한 역동적인 태도를 강조하기 위함다. 이런 리드미컬한 움직임이 인간의 삶과 영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피코 의식은 현실을 극복하게 하는 고도의 드라마와도 같은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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