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몬테크리스토>가 4월 21일 서울 유티버설아트센터에서 첫 공연을 올렸다. <몬테크리스토>는 프랑스 마르세유 출신의 젊은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신성록 분)가 믿었던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여인(메르세데스·옥주현 분)을 포함한 모든 것을 빼앗기고 14년 동안 지하 감옥에 갇혔다가 탈옥하여 복수하는 이야기다. 이 뮤지컬은 소설 <삼총사>를 쓴 프랑스 대표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원작이다. 지난해 3월 스위스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소개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로 유명한 프랭크 와일드혼의 최신작이어서 큰 관심이 쏠렸다. 올 초 화제의 뮤지컬 <모차르트!>의 제작사이기도 한 (주)EMK뮤지컬컴퍼니는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와 알렉상드르 뒤마의 뛰어난 이야기가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몬테크리스토>의 우수함을 예고한 바 있다. <사랑이 진실할 때> <언제나 그대 곁에> <하루하루 죽어가> <왕이 된다면> <온 세상 내 것이었을 때>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 <여자들이란> <그 눈빛을 기억해> <아름다운 거짓말> <세월이 흘러> 등 <몬테크리스토>의 뮤직 넘버 34곡은 하나같이 절묘하고 아름답다. 관객에게 각인시키는 대표 넘버가 있다는 건 좋은 뮤지컬이 갖는 필수 조건인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주인공 몬테크리스토 백작과 메르세데스뿐 아니라 몬데고(최민철 분), 파리아 신부(이용근 분), 알버트(전동석 분) 등 조연까지 캐릭터의 특성을 말해주는 뮤직 넘버가 있어 더욱 풍성하다. 책 5권의 방대한 이야기를 2시간으로 함축시키기 위해 스크린 영상과 자막을 이용한 점은 관객이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무대 전환 때 스크린 영상에서 더 다이내믹한 효과를 이용했다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공연에 집중하다가도 신(scene)이 바뀔 때 다음 신을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이 무척 지루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한 몬데고의 복수가 이뤄지는 부분이 그가 감옥에 갇혀 복수를 다짐하는 부분에 비해 너무 짧아 복수의 통쾌함은 기대만큼 크지 않다. 음악과 함께 배우의 가창력과 연기력은 <몬테크리스토>가 갖는 힘이다. 선함과 복수심을 동시에 품은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지킬 앤 하이드>의 지킬 박사를 뛰어넘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특히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신성록의 뛰어난 노래 실력과 연기력은 새로운 뮤지컬 배우를 재발견한 것 같은 묘한 성취감까지 준다. 신성록과 메르세데스 역 옥주현의 화음도 아름답다. 신성록·옥주현 외에도, 류정한·엄기준·차지연의 조합 역시 궁금하게 만드는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6월 13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문의 02-6391-6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