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만의 특유 기법으로 구상적 추상화를 한국화 물감을 이용해 수차례에 걸쳐 만들어내는 별할매 초대전 ‘별할매 이야기’가 갤러리 M에서 6월 23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별할매의 작품에는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특히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 중 용의 승천 모습을 표현한 작품은 반야심경에 나오는 글귀의 한자들을 부수별로 글자를 분산시켜 만든 작품으로 장엄한 산등성이를 올라 웅비하는 용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 힘찬 기운과 함께 기발하기까지 하다. 별할매는 유난히도 밤을 그리워하고 사랑해왔다. 그녀는 작가 노트를 통해서도 말한다. “창밖에 어둠이 내리면 화선지를 펴고 명상에 들어간다. 빈 하늘에 달이 걸리고, 하나둘 별이 빛날 때 차가운 머리는 간데없고, 뜨거운 가슴만 오롯이 남아 밤의 향연을 시작한다. 내 전생에 무엇이었기에 이리도 밤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지….” 밤은 그녀에게 특별한 에너지원이며 자신의 존재를 사유해 기록하는 때이기도 하다. 한지의 배접 시에 접착제로 쓰이는 풀을 손수 끓이고 식혀서 삭힌 다음 체에 걸러서 사용하는 섬세함은 그녀의 성실한 작업과정 중 하나다. 또 직접 갈아 만든 먹물로 십 여 회 이상 칠하고 별자리의 위치에 은분을 칠해 색채 심리학을 십분 활용하기도 한다.
미술평론가 겸 칼럼니스트인 박종철은 “한국화라고만 할 수 없는 그녀의 작품세계는 한지, 먹, 아크릴릭 그리고 금, 은분 등의 다중매체가 갖는 대조적인 물성, 전통과 모던테크닉의 병용, 명상을 통한 실존적인 자아의 확인으로 문학성과 신비주의적인 요소가 용해되어 흐른다. 분명히 별할매의 작품세계는 글로벌시대에 부응하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다. 섬세한 필치의 집합과 동, 서의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그녀의 작품성은 돋보이면서도 면의 경계에 대한 구성적인 고찰, 공간사물로 등장되는 일상적인 오브제들을 어떻게 형상화하고 배치할 것인지 그리고 여성성으로 치우쳐질 수도 있는 피사체들의 선택 등은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전시에서 서예와 한국화의 접목을 통한 신선한 작품으로 한국화의 새로운 세계를 펼쳐가는 별할매의 기발하고 독특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02)737~00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