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익숙한 사물을 이용해 콜라주 작업을 선보이는 정문경 개인전 ‘Journey to the Unknown’이 갤러리 이즈에서 23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작가는 “이전의 작업에서 수없이 덧칠된 물감을 지워내고 그 비워진 공간에 길의 흔적을 남기며 무언가를 그리고, 다시 닦아내고 하는 것은 불확실한 삶의 길을 형상화 한 것이다. 이번 작품들에선 절대가치를 향해 맴돌고 있는 나의 길을 주제로 담아보았다”고 말했다. 한국화를 전공한 정문경의 작업은 변화와 생성의 여정을 보여준다. 종이와 캔버스를 포함한 다양한 재료와 색, 기법을 통해 그의 작업은 동양과 서양, 예술과 현실, 전통과 실험, 구축과 해체의 과제를 아우른다. 때로는 덧붙이고 때로는 지워내면서 그는 어느 순간 드러나는 이미지를 탐구하는데 그 이미지란 바로 자아 그 자체일 것이다.
박철화 중앙대학교 예술대 교수는 “작가가 자신의 작업을 ‘Journey to the Unknown’이라는 부르는 이유는 친숙한 ‘지금의 나’를 떠나는 부정을 통해서만 미지의 ‘진정한 나’를 만날 생성의 가능성을 얻는 것이라고 그는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정과 생성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영혼의 얼굴을 찾는 일이야말로 예술로서의 여행”이라고 설명했다. 정문경의 최근 작업은 콜라주다. 이 콜라주의 재료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주변의 익숙한 사물들로 자신의 일상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박 교수는 “그의 콜라주는 일상에 대한 사랑의 제의라 할 수 있다. 친숙한 자아와 결별하면서 일상을 벗어나는 일이란 그 일상과 ‘함께 다시 태어나기’ 위한 실존의 모험이다. 그 모험이 없다면 자아에게 일상이란 감옥일 뿐이며 우리의 자아는 그 모험을 통해서만 생성의 가능성으로서 ‘유동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최근 작품에 ‘Dance’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 바로 자신의 작업 자체가 축제로서의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 드로잉 작업을 선보이는데 거기에는 한국화의 색채와 운필이 들어있다. 한국화에서 장지에 색을 올리고 지우고 선을 긋는 일은 서양화의 콜라주에서 붙이고 떼어내고 이동하는 일과 본질적으로 같은 속성을 지닌다. 정문경의 드로잉은 한국화와 서양화를 기법의 차원에서 이어주는 징검다리이며 동시에 그의 자아 탐구가 일관된 것임을 보여주는 자취라 할 수 있다.
갤러리이즈 전시명 : 정문경 개인전 - Journey to the Unknown 전시기간 : 6월 23~29일 전시작가 : 정문경 문 의 : 02)736~66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