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섹시 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한국을 찾았다. 졸리는 영화 <솔트(Salt)> 홍보차 7월 27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극비리에 입국했다. 매덕스·팍스·자하라·샤일로 등 자녀 4명이 그녀를 따랐다. 7월 28일 오후 2시30분에는 안젤리나 졸리 내한 기자간담회가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렸다. 검정 롱 드레스 차림의 졸리가 등장하자, 장내는 환호와 플래시 세례로 가득했다. 안젤리나 졸리의 신작 <솔트>는 취조 중인 러시아 정보원에게 이중첩자로 지목당한 CIA 요원 에블린 솔트가 남편을 구출하고 음모를 파헤치는 이야기로, 졸리는 CIA 최고 요원 솔트로 분했다. 당초 7월 22일에 국내에서 개봉될 예정이었던 <솔트>는 졸리가 방한함에 따라 기자간담회 날짜 하루 뒤인 7월 29일로 개봉일을 변경했다.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졸리는 그동안 보여준 화려한 액션만큼이나 화끈하고 짜릿했다. 모든 질문에 유머를 적절하게 섞어 성심성의껏 답하는 그녀의 모습은 ‘월드 스타’의 듬직한 무게를 가늠케 했다. # 다음은 안젤리나 졸리와 나눈 일문일답. -세계적인 섹시 스타로 유명한데, 자신이 가장 섹시할 때는 언제입니까? “먼저 섹시하다고 말해줘서 고맙습니다. 매우 솔직하고 적극적인 삶을 살기 때문에 섹시해 보이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제가 저를 가장 섹시하다고 느낄 때는 브래드 피트(졸리의 동거남이자 할리우드 톱 스타)가 저를 원할 때입니다.” -브래드 피트가 당신이 영화에서 남자들과 싸우는 모습을 싫어하진 않나요? “특별히 싫어하진 않아요. 아무래도 우리가 액션 영화에서 만났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브래드 피트는 남자들이 저를 때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제가 남자들을 때리는 것은 좋아합니다(웃음).”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후속편을 예고하는 것 같은데요, 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후속편은 팬들의 반응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뚜렷한 계획은 없지만, 만일 후속편을 찍는다면 열대의 휴양지에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속엔 영양실조에 걸린 북한 어린이가 등장하기도 하는데요, 유엔(UN) 난민기구 홍보대사로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요? “그렇지 않아도 한국에 와서 유엔 난민기구 한국 대표들과 이야기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한국이 북한을 어떻게 지원하는지도 알았고요. 뉴스에서는 남북 대치와 긴장 관계만 보도해왔으니까요. 저는 북한 난민뿐 아니라 북한 시민의 고통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인과 생각이 같지 않을까요?”
-아시아 최대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초청한다면 다시 한국에 올 의향이 있습니까? “저는 아시아를 매우 사랑합니다. 초대해주고 스케줄이 맞으면 올 생각이 있습니다.” -전작들과 다르게 <솔트>는 현실적인 액션에 중점을 둔 것 같은데요, 어떤 차이가 있죠? “그동안 드라마와 액션 작품을 모두 했지만, 드라마와 액션이 같이 있는 작품은 처음입니다. 상상력을 동원한 설정보다 현실에 기반을 둔 점 또한 다릅니다. 그래서 더욱 어려운 점이 많아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실제로 조사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를 구성해야 하거든요. 현실감이 있는 액션 때문에 더욱 이 작품이 마음에 듭니다. 나 스스로 더 터프하다고 생각하고요.” -배우와 어머니의 역할을 병행하기가 힘들지 않나요? “저보다 한국의 부모들이 일을 더 많이 하는 걸로 압니다. 저는 배우의 특성상 몇 달만 일하고 쉴 수 있어 아이들을 돌볼 수가 있거든요. 제가 일할 때는 브래드가 아이들을 돌보고, 브래드가 일할 때는 제가 아이들을 돌보곤 해요. 제 일과 아이들 돌보는 일 모두를 조합하여 잘 해결해 나가려고 합니다. 이번 방한에도 아이들과 함께 왔는데요, 지금 아이들은 호텔 수영장에서 놀고 있답니다. 곧 한국 음식을 즐기고 야구 경기도 보려고 해요.” -<원티드2> 출연 제의를 거절하고 <솔트>에 출연한 이유는 뭡니까? “<원티드2>는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았어요. <원티드1>에서 이미 제가 죽었기 때문이죠(웃음). 또한 <솔트>는 아예 다른 시기에 출연 제안을 받았고요. <솔트>에 더 매력을 느낀 이유는 그동안 해온 영화보다 현실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란 점 때문이에요. 저는 액션을 매우 사랑하고 좋아합니다. 또한 이 영화는 쌍둥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되어 촬영했는데, 신체적으로도 단련할 기회가 돼서 더욱 좋았어요.” -자녀가 당신처럼 주목받는 삶을 걷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그동안 세계를 함께 다니며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했기 때문에 다른 직업을 선택하면 좋겠지만, 배우를 한다고 해도 저는 말리지 못할 겁니다.” -캐스팅과 관련해 여자 배우들에게 제한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제한이 있다면 그 관념을 깨는 역할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솔트>라는 영화에서도 여자 캐릭터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주인공이 얼마나 능력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솔트는 여성성보다 강력함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배우와 어머니를 다 떠나, 여자로서 자신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여자로서 어머니의 역할도 중요하고, 배우의 삶 역시 중요합니다. 저는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균형을 유지하는 단계에서 성취도 하고 싶고요. 두 가지 모두를 성취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자녀가 가수 비를 좋아한다던데, 사실인가요?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저 역시 비를 ‘쿨 가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감독과 일할 의향이 있나요? “저는 국제적인 감독과 만드는 작품에 관심이 많아요. 어떤 제안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다르지만요.” -영화 <쿵푸 팬더>를 자녀를 위해 선택했다고 하는데요, 작품을 선택할 때 기준으로 삼는 점이 있다면요?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쿵푸 팬더>의 경우 입양이라는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 선택했어요. 물론 작품이 제게도 매력이 있어야죠. 또한 영화의 규모와 촬영장 위치도 중요합니다. 촬영할 때마다 가족이 이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 촬영은 될수록 자제하려고 합니다.” -어떤 엄마가 되고 싶나요? 입양과 출산 계획은 있습니까? “저는 지금의 아이들을 매우 사랑합니다. 때문에 현재는 입양 계획이 없어요.” -할리우드 뉴스에 대한 신뢰도를 우리로선 알 수 없는데요, 가십 뉴스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할리우드 가십이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군요(웃음).” -끝으로, 인사를 부탁합니다. “좋은 질문에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도 다시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닿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