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182호 김대희⁄ 2010.08.11 10:00:13
뜨거운 햇살에 시원한 바다와 산속 계곡이 생각나는 한여름의 중심인 8월.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휴가를 떠난다. 무조건 멀리 떠나는 여행보다 가까운 갤러리에서 잠시나마 마음속 휴식을 전해주는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서울 서초동 서정욱 갤러리에서 여름날 시원한 계곡의 물살이 그대로 투명하게 투영되는 작품을 선보이는 문승현 수채화전 ‘오후’가 5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한적한 계곡의 어느 오후 즈음의 풍경을 조용히 그려내는 문승현은 수채화를 통해 재료가 가진 맑고 투명한 느낌을 종이에 그대로 담는다. 흐르는 계곡물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바위들 사이로 한가로이 유영하고 있는 송사리의 움직임을 쫓게 된다. 맑은 물에서만 사는 송사리같이 깨끗함이 주는 청아함이 그의 작품에서 우러나온다. 또한 그의 작품에서는 시끄러운 소음의 도시를 벗어나 조용하면서도 고요한 대자연이 흐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실제 그곳에 있는 듯하고 명상에 잠기게 만들어 잠시 지침을 풀어주는 휴식과도 같은 그림이다. 그림을 통해 홀로 사색하고 자신만의 시간과 감상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 작가가 주는 오후의 선물이 된다.
작가는 단순한 수채화를 넘어 독특한 맛이 느껴지는 작업을 하는데 하이라이트 부분은 종이를 스크래치 내는 방법으로 이것은 멀리서 바라보면 그저 밝은 면을 표현한 것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종이, 즉 물질로 보이도록 만들었다. 자연을 재현해 낸 작품이지만 실상은 물질임을 작가는 상기하고 있다. 관객과의 진정한 소통을 바라는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보고 관객이 편안함과 안정감 그리고 시원한 오후의 풍경을 스스로 그려나가길 바란다. 오후가 주는 기억들을 떠올리며 또 하루의 오후를 이번 전시와 함께함으로써 여름날의 추억을 남겨보자.
서정욱 갤러리 전시명 : 문승현 수채화전 ‘오후’ 전시기간 : 8월 5~29일 전시작가 : 문승현 문 의 : 02)582-48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