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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랑 ‘문혜자 초대전’ - 캔버스 위에 펼쳐지는 오케스트라

그림으로 음악을 표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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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83호 김금영⁄ 2010.08.24 09:31:42

진화랑이 캔버스 위에 진지한 정신을 표현하는 문혜자의 초대전을 8월 24일부터 9월 4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선별한 음악을 바탕으로 2년간 작업한 그림 30여점이 3가지 테마로 나뉘어 선보여진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치 오케스트라의 향연이 펼쳐지듯 음악을 표현한 그림들이 선보여진다. 부드러운 곡선 위에서 마치 춤을 추는 듯한 사람들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작가는 평소 작곡가인 딸로부터 현대 음악을 추천받아 이를 재해석해 그림으로 그려낸다고 한다. 그렇기에 작업에 앞서 그림의 주제가 될 음악을 선택할 때도 신중해진다.

작가의 그림은 단단한 껍질을 까고 안을 보면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는 알밤처럼 보면 볼수록 새로운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그림을 가까이서 보면 붓이 지나간 그 하나하나의 세밀한 흔적에 놀랄 수밖에 없다. 작가는 이런 그림의 독특성을 살리기 위해 드로잉을 하면서 두껍게 색을 칠하고, 조각칼로 칠한 색을 일일이 긁어낸 뒤, 0호짜리 붓으로 그 긁어낸 공간을 칠한다. 이는 30년간 조각가로 활동했던 경험이 담긴 작가만의 숙련된 기법이다.

드로잉한 선 주위에는 세밀한 공간이 남겨져 있는데, 이는 그림이 숨을 쉬는 공간으로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빈틈없이 메워진 캔버스를 싫어한다는 작가는 그림 속에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남기기 위해 항상 붓을 긴장시킨다고 한다. 캔버스 위에 펼쳐지는 다채로운 색은 매번 팔레트에 남은 물감을 치워버리고 새로운 느낌으로 작가가 다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녀는 새로운 색을 만들 때에도 여러 색을 과학적으로 배합하는 등 작업 하나하나에 신중함을 기울인다.

그림을 보면 하나의 음악을 감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밝은 색채의 그림에서는 발랄한 음악이 들려오는 듯하다. 그러다가 도중에 어두워지기도 하고 다시 밝아지기도 하는 등 음악이 변해가는 과정을 그녀는 캔버스 위의 지휘자가 되어 자신만의 연주를 붓으로 창조한다. 현실에 안주하고 싶지 않다는 작가는 끊임없이 자기 수양에도 힘쓴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도 정신 수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냥 의자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운동을 하고 머리를 비우는 명상 시간도 갖는다. 이 모든 것이 새로운 그림을 그려내기 위한 작가의 노력이다.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가 문혜자, 오케스트라의 공연이나 개인 연주자의 공연 실황을 보듯이 그림을 표현하고 싶다는 그녀의 작품에서는 마치 음악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림은 ‘아이디어’와 ‘발명’이라며 매번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그녀가 진화랑에서 들려주고 보여주는 이번 전시가 정말 기대된다.

진화랑 전시명 : 문혜자 초대전 전시작가 : 문혜자 전시기간 : 8월 24일~9월 4일 문 의 : 02)738~7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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