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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역사 ‘한국의집’ 세계로 나선다

김맹녕 사장 취임 1년, 새 모습으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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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84호 김진성⁄ 2010.08.24 09:28:29

세계 각지의 유명 관광지에는 관광객이 그 지역의 전통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기 마련이다. 관광객들은 그곳에서 전통 음식을 맛보고, 전통 의상을 입어보고, 전통문화를 체험하면서 자신이 방문했던 곳을 오감(五感)으로 기억하게 된다. 아시아 최대의 관광 도시 중 하나를 자처하는 서울에서는 ‘한국의집’(사장 김맹녕)이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옥마을이 조성된 중구 필동에 자리 잡은 한국의집은 1981년 개관 이후 30년 만인 지난해 첫 공채를 시행하여 대한항공 상무 출신인 김맹녕 사장을 맞이하게 됐다. 김맹녕 사장은 취임식 직전에 가진 기자회견 자리에서부터 “대외적으로 한국의집을 더 널리 알리고 고품격화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바 있다. 김맹녕 사장 취임 1주년을 맞이하는 한국의집이 그동안 어떠한 변화를 겪었는지 살펴본다. ‘한국의집’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한국의집은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전통문화의 계승과 보존을 위해 1981년에 개관한 시설이다. 이렇듯 좋은 취지를 가지고 개관됐지만, 해외에서 한국의집에 대한 인지도는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었다.

항공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김맹녕 사장은 이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고, 취임하자마자 대외적으로 한국의집을 알리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일단 김맹녕 사장은 각종 매체에 자신이 직접 출연해 한국의집을 소개하면서 대외적인 인지도를 높여갔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보는 채널 중 하나인 ‘아리랑TV’에 직접 출연해 한 시간 가까이 직접 한국의집에 대한 인터뷰와 한식 세계화, 한국 전통문화 등을 직접 영어로 소개했다. 또한, 일본의 유명 잡지인 <주간신조>에도 3페이지에 걸쳐 한국의집을 소개하는 기사가 나가 일본인들의 호응을 얻었으며, <뉴스위크>에도 한국의집에 대한 기사가 게재돼 해당 매체의 독자들이 한국의집에 흥미를 갖게끔 했다. 아울러 <코리아헤럴드> <코리아타임즈> <뉴욕타임스> <르 몽드> 등 국내외 매체에 김 사장이 직접 기고를 하면서 ‘한국의 집’이라는 브랜드를 계속해서 외국인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매체를 이용한 직접적인 홍보뿐 아니라, 각종 행사나 방송을 한국의집에 유치해 일반인들에게 한국의집을 노출하는데도 많은 정성을 쏟았다. 우선 M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이곳에서 촬영했으며, 40%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인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도 최근 한국의집에서 촬영을 했다. 이 외에도, 인기리에 방영됐던 SBS 드라마 ‘식객’도 한국의집을 배경으로 촬영이 이뤄졌다. 또한 ‘어메이징 코리아’라는 주제로 세계 유명 요리사들을 한국의집으로 초청해 요리경연대회를 열었으며, 지난 3월에는 ‘남성판 미스 유니버스’라고 할 수 있는 ‘미스터 월드’ 대회에 참가한 74명의 참가자가 이곳에서 ‘비빔밥 만들기 경연대회’를 갖기도 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하와이관광청의 행사를 한국의집에서 개최하여, 전통 한옥에서 우리 전통 무용 공연과 하와이 전통 훌라춤이 한자리에서 어우러지는 모습을 연출해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이 외에도, 김 사장은 ‘한국·아부다비 수교 50주년 행사’ ‘코타키나발루 한식대회’ 등의 행사에 참여하는 등 취임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8월 중순까지 일본·대만·홍콩 등을 방문해 현지 여행사와 한국의집의 제휴 및 마케팅을 위해 부지런히 발품을 팔기도 했다. VIP 네트워크 구축해 고품격화에 주력 김맹녕 사장은 취임 전부터 “한국의집이 가진 품격을 끌어올리겠다”는 ‘고품격 마케팅’을 주장했었다. 이를 위해 김 사장은 국내 유명 기업인과 배우를 활용한 ‘스타 마케팅’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김 사장이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바로 ‘VIP 네트워크 구축’이다. 해외에서 온 VIP가 한국 전통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 또는 기업가들이 바이어 접대 장소로 한국의집을 찾는 데에서 착안한 이 마케팅은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이 네트워크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의 면면만 해도, 신세계의 구학서 회장을 비롯해 대한항공 조중권 고문, 한진 김성배 부회장, 동아제약 강신우 회장, 디자이너인 고(故) 앙드레 김 등 쟁쟁한 인물이 다수 포진돼 있다. 찾아오는 손님의 품격을 높이는 것에 맞춰 한국의 집도 1년 사이에 많은 변화를 겪었다. 메뉴의 고급화는 물론, 한국의집에서 진행하는 전통혼례 행사나 전통문화 공연도 고급화를 추진,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제대로 된 한국 전통문화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선, 매일 한 차례씩 진행되는 전통 공연의 질적 향상을 위해 대한민국 최고 예능인인 국수호 씨를 단장으로 영입했으며, 공연 프로그램도 ‘일무’, ‘처용무’, ‘강강술래’ 등 유네스코에서 인정받은 작품들로 구성했다. 실제 공연에 참가하는 사람들도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가 직접 공연하도록 해 한국의집 공연 수준을 세계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공연으로 끌어올렸다. ‘가장 전통에 가깝다’고 인정받는 전통혼례도 한국의집만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김맹녕 사장이 “문화상품으로 성장시키겠다”고 특별히 각오를 밝힐 정도로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전통혼례는 김 사장의 임기 사이에 국제결혼만 100건 이상을 치를 정도로 외국인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앞으로 김 사장은 전통혼례를 더욱 활성화 시키는 한편, 이곳에서 혼례를 치른 사람의 가족 잔치도 도맡아 치러 ‘한국의집 우군’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한국의집이 가진 매력 중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김맹녕 사장은 일본의 ‘가이세키 요리’나 중국의 ‘자금성 요리’처럼 특화된 한정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취임하자마자 25만 원 상당의 한정식 메뉴인 ‘대장금 정식’을 출시했다. 1년 간 300여 명의 고객 상에 오른 대장금 정식은 특히 최근 세상을 뜬 앙드레김 디자이너가 좋아했던 메뉴라고 김 사장은 귀띔했다. 이 외에도, 어진정찬·삼계탕정식 등 고급화된 음식을 다수 내놓아 한국의집이 고품격 문화체험 장소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했다.

문화체험도 한국의집이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한국의집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문화체험은 1만 회에 이른다.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에서부터 대사·주재원 부인, 어학당 학생, 유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문화체험은 프로그램도 요리강좌, 탈 만들기, 한지공예, 택견 등으로 구성해 각양각색의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한국의집을 방문한 이들이 떠난 후에도 한국의 전통문화를 기억할 수 있는 문화상품관도 지난해 개설해 방문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을 판매하는 이곳에서는 명인,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 장인 등이 만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한국의집 한주(韓酒)’를 판매할 예정이어서 벌써 추석 선물로 구매하려는 이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집, 겉모습은 조선 시대…마음가짐은 세계화 한국의집의 문턱을 넘어 마당에 들어선 이들은 한결같이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 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세종대왕 시절의 명망 높은 학자였던 박팽년의 사저 터에 세워진 한국의집 곳곳에는 우리 전통문화의 숨결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4채의 한옥으로 구성된 한국의집은 건물의 모양새뿐 아니라, 근무하는 직원들, 조리사에게도 전통 복장을 입도록 해 방문객들이 조선 시대의 양반집에서 대접을 받을 때의 감흥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정원에는 3000그루의 야생화와 밤·대추·백일홍·석류나무 등을 심고 연못에는 연꽃도 심어서 철마다 한국의 꽃을 보면서 한국의 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한국의집에서 눈으로 볼 수 있는 정경들은 이처럼 전통에 가까운 모습이지만, 김맹녕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마음가짐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글로벌 기업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의 모습에 더 가깝다. 김맹녕 사장이 처음 왔을 때만 해도 한국의집에는 보수적이면서 신중하지만 의사결정은 다소 느린 관료적인 모습이 남아 있었다. 김 사장은 이를 고치기 위해 직원들에게 의식을 바꿀 것을 요구했고, 임직원의 의식구조가 그동안의 소극적인 모습에서 적극적인 사고와 열정으로 가득 채워지면서 자연스레 한국의집에 대한 대외 인지도나 브랜드 가치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바야흐로 김 사장이 자신의 임기 동안 이루고자 했던 ‘관광명소로 인정받는 한국의집’이라는 목표가 목전에 다가온 것이다. 인생 2막을 한국의집에서 열정 다하겠다 [인터뷰]김맹녕 한국의집 사장

대한항공에서 근무하며 전 세계를 누볐던 김맹녕 사장은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운영하는 한국의집의 첫 민간인 사장이다. 대한항공에서 보낸 30여 년 세월을 뒤로하고 한국의집에서 인생 2막을 열정적으로 보내고 있는 김맹녕 사장을 만나봤다. -임기 1년이 거의 다 돼가는데 감회가 어떤가? “처음 취임했을 때만 해도 욕심이 많았는데, 막상 현실적인 상황은 그리 쉽게 풀리지는 않았다. 1년이 지나 돌아보니, 처음에 가졌던 계획의 약 65% 정도밖에 실행을 못 한 것 같다. 신종플루나 환율 변화, 예년보다 극심해진 더위나 추위 등이 악재로 작용한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한국의집 현판을 기존의 ‘해린관’에서 ‘한국의집’으로 바꿔 정체성을 확립한 일이나, VIP 네트워크 형성, 대장금 정식 출시 등은 보람찬 기억으로 남는다. -1년 간 한국의집 사장으로 있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들의 반응은 무엇이었나?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이 외국인 손님을 모시고 왔는데, 식사 후 ‘퍼펙트(perfect)’ ‘딜리셔스(delicious)’ 등의 감탄사를 연발했던 그분의 찬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남은 임기 동안 어떤 부분에 역량을 집중할 것인가? “올해 매출을 올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는데, 약 10%가량 매출이 늘었다. 앞으로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경영합리화와 서비스 개선 등에 집중하고 직원 복지를 향상시키고자 한다. 아울러 대기업이나 해외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도 꾸준히 이어갈 것이다. 특히 해외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은 뉴욕이나 LA·홍콩·도쿄 등 세계 10대 도시에 한국의집 지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반기문 UN사무총장이나 유양근 대만 대사도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중이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문화에 대해서 문외한이었는데, 이곳에서 제2의 인생을 살면서 문화·전통·홍보·예술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내 인생에 보탬이 된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특히 은퇴한 사회적 원로를 채용을 통하여 인생의 마지막을 국가에 봉사할 기회를 준 문화재보호재단과 현 정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올해 아쉬움이 남았던 것들을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채워 나가, 한국의집이 관광 명소로 더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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