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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신없이 웃기는 코미디 ‘스팸어랏’

이런 게 패러디 뮤지컬의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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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4호 이우인⁄ 2010.11.01 15:25:36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 이야기를 패러디한 뮤지컬 ‘스팸어랏’의 국내 초연이 10월 1일부터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다. 영국 BBC TV의 코미디 쇼 ‘몬티 파이톤의 나는 서커스’를 쓴 작가 몬티 파이톤의 여러 시리즈 중 영화 ‘몬티 파이톤과 성배를 찾아서’(1975)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2005년 뉴욕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토니상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으며 최우수 뮤지컬상, 최우수 여우조연상, 최우수연출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스팸어랏’은 황당한 웃음의 릴레이다. 웃음의 여운이 길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웃음을 유발하는 패러디와 장면들이 공연 내내 끊이지 않기 때문에 웃다 보면 어느새 공연이 끝난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과 중간 휴식, 그리고 공연이 끝난 뒤에 나오는 안내 멘트는 한국어도 중국어도 일어도 아닌 정체불명 언어이고, 말발굽 소리와 탭댄스 소리를 코코넛 껍질을 두들기며 만들어내는 모습에서 배꼽이 근질근질해진다. 특히 여러 뮤지컬 장면을 패러디하면서 ‘다 필요 없어. 공연이 잘 되려면 연예인이 있어야 해’라고 노래하는 장면은 실력에 상관없이 유명 연예인을 뮤지컬에 캐스팅하는 요즘 공연계 풍토를 비꼬면서 웃음을 선사한다. 그러나 ‘스팸어랏’에도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예성이 출연하니, 이 점 또한 아이러니라 슬금슬금 웃음을 자아낸다. ‘스팸어랏’에 출연하는 캐릭터들은 하나 같이 개성이 강하다. 똑똑하진 않지만 의지는 강한 아더 왕(정성화 분), 그의 애마이자 시종 팻시(김호 분), 앞뒤 안 가리고 용강함 랜슬롯 경(정상훈 분). 농부에서 갑자기 잘생긴 기사가 된 갈라핫 경(박인배 분), 겁 많은 로빈 경(김재범 분), 방귀쟁이 베데베르 경(김대종 분), 자신의 분량이 마음에 안 드는 호수의 여인(신영숙 분) 등은 각자 역할대로 관객을 포복절도에 빠뜨린다. 특히 호수의 여인을 연기한 신영숙의 가창력은 놀라움을 뛰어넘어 소름이 돋게 만든다. 그녀의 풍부한 성량은 코믹한 노래를 부를 때도 감춰지지 않는다. 등장할 때마다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신영숙의 무대는 매번 기립박수로 마감된다. ‘스팸어랏’의 단점은 작품이 산으로 간다는 사실. 웃긴 것까진 좋은데 공연을 보고 난 뒤에 ‘대체 무슨 내용이었더라?’ 하는 물음표를 남긴다. 하지만 이 또한 이 작품의 의도라고 믿고 싶다. 2011년 1월 2일까지. 문의 02-556-8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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