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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사자니 돈 없고, 전세는 없어지고…

현대경제연구원 “전세난 한동안 계속” 보고서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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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0호 장슬기⁄ 2011.02.21 14:13:40

2009년 초반부터 주택 구입 수요를 대신해 전세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뿐 아니라 수도권 지역 모두 전세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2009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전세 가격 종합지수는 전국 11.8%, 수도권 12.4% 상승했고, 아파트 전세 가격 지수는 전국 15.2%, 수도권 15.3% 상승했다. 전세대란이 심각해지자, 서울에서 1억 원 이하의 전셋집이 불과 1년 만에 5분의1 가량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이달 현재 서울 시내의 1억 원 이하 전세 아파트는 320개 단지 9만8889가구로, 지난해 2월 12만4340가구에서 20.47%(2만5451가구) 줄었다. 경매를 통해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도 몰리기 시작했다. 경매정보업체에 따르면 유찰된 수도권아파트 10건 중 약 4.5건은 직전 유찰가를 넘겨 낙찰된 것으로 파악됐다. 2월(1∼15일) 중 낙찰된 수도권 내 2회 유찰아파트 76건 중 34건이 직전 유찰가를 넘겨, 지난해 11월(31.78%) 이후 석 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은 왜 심각한 전세대란을 맞고 있을까. 전세 수요·공급 모두 가격 상승을 심화시켜 현대경제연구원은 전세 가격의 상승 배경을 크게 수요측면과 공급측면으로 나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 자체 수요 증가와 인구 고령화 현상이 전세 가격 상승의 수요적 배경이 된다. 주택 매매시장의 불안정으로 시세 차익 실현이 어려워지자, 주택 매매 수요가 전세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령화된 한국의 인구 구조 역시 전세 가격 상승에 기여했다. 저소득 고령자 가구를 위한 저렴한 주택의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많은 고령자들이 전세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고령자 가구 수는 2020년 전체의 21.1%로, 2000년 8.5%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전세대란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책이 요구된다. 공급측면에서는 주택 임차 구조의 ‘월세 및 전·월세 전환’이 주요 상승 배경으로 나타났다. 경제연구본부 임희정 연구위원은 “국내 경기가 침체되면서 가계소득이 감소했고, 이로 인해 전세수익률보다 높은 월세 혹은 전·월세를 통한 수입 증대가 선호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2008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주거용 건축 허가가 급감하고, 주택 건설 실적도 악화되면서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전세가 잡기’, 효과는? 서울시는 급등하고 있는 전세 가격을 낮추기 위해 올해 상반기 임대주택 1만2831가구를 공급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올해 저소득가구용 임대주택 공급 예정분 1만5665가구의 81.9%에 달하는 물량이다. 공급 대상별로는 기초생활수급자나 한부모가정 등 최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영구임대주택 4995가구, 청약저축 가입자와 다자녀ㆍ고령자 등을 위한 장기전세주택 2822가구, 정비사업 구역 저소득 세입자용 주택 2555가구다.

또 청약저축 가입 저소득가구용 944가구, 근로 신혼부부용 515가구, 단기거주용 1천가구 등이다. 서울시는 공공주택 중 일시적으로 비는 집을 직업교육훈련기관이나 중소기업, 학교 등에 제공해 훈련생과 교육생이 거주할 수 있게 해줄 계획이다. 근로 신혼부부와 청약 저축자에게 공급되는 일부 공공주택에 대해서는 주거자립제도인 '주춧돌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등 공급 대상과 목적에 따라 공급 물량과 시기 등을 조절할 방침이다. 이러한 서울시의 ‘전세가 잡기’ 정책이 실제 수요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세 수요 감소 유도와 전세 공급량 증대가 관건 현대경제연구원은 “향후 이러한 여건들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전세 가격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전세 가격 상승이 매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서울과 지방을 막론하고 주택 매매 거래의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주택 가격의 불확실성이 커져 국민들이 당장은 주택 구입을 서두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2010년 지표경기를 대표하는 GDP 증가율에 비해 체감경기인 GNI 증가율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 소득을 통한 주택 구입 여력이 약화되고 있다. 임 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이러한 전세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볼 때 현재의 공급 축소 현상이 누적되며 경기 회복세 지속 등으로 수요가 살아날 경우 매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 수급 불균형, 부동산 가격 안정화, 주택시장 구조 변화 등으로 전세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전세 수요 감소 유도와 전세 공급량 증대, 재개발·재건축 사업 시기 조정 등이 향후 전망 변화의 관건이 될 것이다. 전세 가격 상승에 대한 실질적 대응책은? 임 위원은 전세 가격 상승에 대한 대응책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기간 연장 ▲재개발 및 재건축 사업 시기의 분산 ▲수도권의 미분양 아파트 활용 ▲소형 및 임대주택의 공급 증대 등을 제시했다. 총부채상환비율규제 완화 기간을 연장하면 매매시장 활성화를 유도하게 되고, 전세 수요의 감소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고령자 가구를 고려한 중소형 주택 공급 활성화도 정부의 주요 과제다. 정책적으로 중소형 주택 공급이 활성화 돼야 가구들의 부담을 줄이고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시차를 두고 실시함으로써 이주 수요를 분산할 수 있고, 수도권에 존재하는 미분양 아파트 등을 활용한 전세 물량 확보를 통해 전세 수급을 조절할 수 있다. 소형 및 임대주택의 공급 증대 추진을 통한 전세 공급량 확대도 하나의 대응책이 된다. 뿐만 아니라 도시형 생활주택, 다세대, 다가구 등의 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 임 위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택 임차 제도 구조가 전세에서 월세 혹은 전·월세 혼합형으로 전환되고 있어 다양한 형태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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