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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인터뷰]우창훈, 9차원-10차원으로 보는 영혼과 정신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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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3호 김대희⁄ 2011.03.14 14:07:53

“철학과 과학이 있는 다차원의 그림”. 화가 우창훈의 작품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말이다. 다양한 차원이 혼합해 이루는 다차원을 중심으로 사물의 근본 경계와 그 정신적 의미를 찾는 우창훈의 작품은 우선 그 다양한 표현과 색감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감상부터 이해까지가 결코 쉽지 않은 우 작가의 작품은 극미세계부터 현실세계의 3차원까지 다차원주의를 주제로, 사람과 사물 그리고 영혼들과 정신적 존재의 의미를 화폭에 담는다. 인간의 정신적 해탈, 현실과 비현실, 사물에 숨겨진 영적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이를 작품 속에 구현한다. 우창훈은 오랜 세월 무의식의 세계 내지는 꿈의 세계를 표현하는 초현실주의적 기법이 가미된 추상회화를 그려왔다. 그는 이런 한결같은 주제에서 최근 구상회화로 넘어오면서 더욱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고귀한 정신성을 추구하고 있다. “1978년 작품 ‘반물질 세계’를 시초로 시공의 표현을 차원의 다양성에 결합시켜 현재까지 이어왔어요. 새로운 차원의 표현은 불확실성에 근거한 혼돈의 표현과 그것을 극복하려는 새 질서의 표현으로 나뉘죠. 혼돈의 표현이란 동양에서는 음양의 주제를 다루는 노자 사상, 화엄 사상으로, 서양에서는 카오스이론을 근거로 한 현대 기하학을 의미하죠. 우리 일상 세계의 혼돈(예를 들면 인간의 심장박동의 불규칙성, 물 흐름의 불확실성, 원자-전자의 궤적 같은 미시세계의 불가시성, 태풍 이동경로의 불확실성 등)은 안정을 목표로 특수한 연결성(에너지 공간에서 잡아당기는 힘-파장)과 메시지를 주는데 이 과정의 표현은 중요한 주제가 되죠.” 그가 말하는 다차원주의는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그의 말 중 새 질서의 표현이란 본질(영적인 생명의 발현 과정)에 접근하기 위한 표현과정으로서, 자기 복제형 기하학을 사용한다. 자기 복제적 공간은 효율적인 우주 공간 구성이며 시점 또한 다각화되어 다양한 시공의 유동성을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브로콜리의 다층적 공간, 나뭇가지들의 자기 복제성, 말초 신경망의 끌개 공간 같은 효율적 형태 등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일상적 체험인 사실 형태의 3차원과 시간 차원이 더해진 4차원에 미시 세계와 혼돈의 차원을 혼합하면 다중적 세계인 다차원이 나타나요. 이런 차원의 혼합에서 여러 형태의 표현이 가능해져요. 입자, 파동, 부유하는 공간들, 면의 진동들, 말려진 원통 모양의 기하학 문양들이 중첩되면서 연결되죠. 이런 현상이 다차원의 전형적인 특징이죠. 즉 차원들이 상호 연결되어 작용하면서 규모가 큰 차원, 작은 차원, 미세 차원의 공간들이 서로 연결돼 있어요. 차원 표현을 위한 방법으로 카오스 곡선인 비선형 곡선(복잡계 현상을 해석하는 곡선 기하)과 끌개곡선(현상의 자기복제 순환성을 나타내는 곡선)이 사용되죠.” 이러한 개념은 미술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즉 점, 선, 면, 입체까지는 인간의 눈에 익숙한 형태이나 이 형태를 특수한 공간(중력, 연결력, 반발력 등)에서 형태를 본다고 가정하면 기이한 형상들이 만들어진다. 이것이 카오스의 ‘끌개현상’이다. 인간의 몸에서 실핏줄이 심장을 중심으로 안쪽으로 말려 있는 형태, 그리고 태풍의 눈을 중심으로 한 태풍기상도가 끌개구조의 예다. 어느 한 곳에 힘이 가해지면 주변에 힘이 생기는 구조다. “우리는 1~4차원엔 익숙하지만 2.16차원 등은 낯설죠. 그러나 극미세계-거대은하 등을 합치면 다차원 세계로 들어가며 새 의미 표현이 가능해요” 어떤 힘이 가해지면 생명력을 갖게 되는 끈으로 연결되니 초끈이론(우주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를 끊임없이 진동하는 끈으로 보고 우주와 자연의 궁극적인 원리를 밝히려는 이론)과도 통한다. 이 선들은 인간과 공간, 공간과 공간 등을 교류하는 에너지의 흐름으로 또 물질세계와 정신세계의 넘나듦을 의미한다. 이들은 유기적 관계로 하나의 통합된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회화에선 소실점이 끌개구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점, 선, 면, 입체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공간도 만들어진다. 이러한 극미, 극대 세계의 현상은 현실 세계와 전혀 다르지 않다. 내 몸속에서도 일반 사물에서도, 사회에서도 실제로 이런 현상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1, 2, 3, 4차원에 대해 익숙해져 있어요. 그러나 차원이 말려 있다거나 1.26차원, 2.06차원 같이 차원이 세분화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죠. 주로 극미세계의 차원이나 거대은하(은하, 은하단), 그리고 현실차원이 합쳐지면 9~10차원 등으로 늘어나요.” 복잡하고 섬세해 마치 디지털 작업처럼 보이는 그의 작품은 사실 손으로 일일이 그려낸 노동집약적인 노력의 산물이다. 복잡하지만 결국 대우주와 인간은 하나이며 극대와 극소는 하나로 통한다는 기운은, 그의 작품에 흐르는 모습을 직접 보기 전에는 느끼기 힘들다. 3월 16일부터 29일까지 인사동 갤러리통큰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에서 다차원의 세계를 그린 작품 20여 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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