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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커피 시장, 최종 승자는 누구?

토종 프랜차이즈의 파죽 확장 vs 미국 본바닥의 “천천히 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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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1호 정초원⁄ 2011.05.09 14:38:37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 오래된 이야기다. 그럼에도 각종 커피 전문점의 공격적인 경영 전략은 최근까지도 계속돼 왔다. 특히 커피 시장에 가장 늦게 합류한 카페베네의 경우, 출사표를 내민 지 3년밖에 안됐는데도 벌써 500호 점을 돌파했다. 2009년 115개, 2010년 11월에는 업계 최초로 400호 점을 연 데 이어 기록적인 점포수 확장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에 ‘원조 강자’ 스타벅스도 이에 질세라 점포 숫자를 더욱 공격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지난달 28일 저서 ‘온워드’ 출간 기념으로 한국을 방문한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5년 이내로 한국 내 매장 수를 700개까지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매장 340여 개의 2배나 되는 숫자다. 그간 스타벅스는 한국 커피 시장의 맹주였으면서도 매장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이는 스타벅스 특유의 직영 체제를 고수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 커피 업계 상위권을 다투는 토종 기업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등은 프랜차이즈 가맹점 방식이다. 그에 비하면 직영 체제를 택해온 스타벅스는 그 추진력이 덜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슐츠 회장의 발언은 ‘스타벅스도 프랜차이즈식 경영을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슐츠 회장은 직영점 방식을 계속 지켜나가면서 매장 수를 늘려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처럼 스타벅스가 직영 체제를 유지하려는 이유는 질적 성장을 강조하는 스타벅스의 경영 전략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방식을 도입하면 가맹점 숫자를 크게 늘리면서 덩치를 불릴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하지만, 매장 관리나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허점을 보이기 쉽다는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스타벅스가 직영점 방식을 고수하겠다고는 하지만 매장 수를 늘려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자체만으로도 그간의 질적 성장과는 다른 행보 단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직영 체제로 매장 숫자 늘리기에 별 신경 안 쓰던 스타벅스도 “5년 안에 매장 숫자를 두 배로 늘린다” 발표. 공격적으로 출점하는 국내 업체와 대경쟁 치를 태세 더군다나 대로변은 한 집 건너 한 집이 커피숍인 상황에서, 아직도 새 커피 매장이 들어설 자리가 있을까 하는 의문 역시 일고 있다. 커피 시장이 균형을 잃은 무한경쟁에 돌입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이런 관측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단연 낙관하는 분위기다. “커피 시장은 연평균 10%, 프랜차이즈 시장은 2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러한 커피 시장의 성장세는 전세계적인 추세다.” 슐츠 회장의 말이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십몇 개의 커피 브랜드들이 도심 곳곳을 나눠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봐도 국내 커피 시장은 포화 상태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와 비교하면 국내 원두커피 산업은 아직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꽤 크다. 한편 커피 시장의 가능성 문제를 떠나 기업의 공격적인 경영 과정에서 생겨나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직영점 체제의 스타벅스는 본사에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매장 확장을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로 문제 삼을 게 없다. 문제는 프랜차이즈 형태의 가맹점들이다”라고 진단했다. 같은 브랜드 점포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날수록 프랜차이즈에 가입한 개인 사업자의 상권은 점차 보장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로 인한 수익 악화의 피해는 본사가 아닌 개인 가맹자들이 지게 된다, 자고 나면 생겨나는 커피 프랜차이즈들에 커피 마니아들 “서비스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평 더군다나 카페베네의 경우 상장을 앞두고 있어, 보여주기 식의 경영전략에 온 힘을 쏟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소비자들도 순식간에 늘어난 커피 전문점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단기간에 급성장세를 보인 카페베네의 경우 2011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 2011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 대상 등을 받았다. 이처럼 매장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성공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지만, 평균적인 서비스의 보장 등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소비자들도 분명 존재한다. 원두커피 마니아를 자처하는 한 네티즌은 “몸집 불리기에 급급해 커피 체인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고객 서비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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