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4세대 이동통신(4G)시대가 열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롱텀에볼루션(Long Term Evolution, LTE)의 첫 전파를 1일 발사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LTE모뎀을 출시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4G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KT는 기존 모뎀을 통해 사용할 수 있었던 4G 와이브로를 활용할 수 있는 HTC의 이보4G+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플라이어4G를 출시하면서 이통3사 간의 4G 경쟁에 불이 붙었다. 따라서 4G라고 불리는 LTE와 와이브로는 무엇이며 이통사가 4G 시대에 앞서 주파수 경쟁을 벌인 까닭은, 그리고 4G 시대가 국내에 열리면서 이를 활용해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길지를 살펴봤다.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초고속 인터넷 3G니 4G니 하는 것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가 규정하는 규격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에 따라 갈린다. 원래 ITU는 이동할 때 100Mbps, 정지해 있을 때는 1Gbps의 속도로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는 기술을 4G라 규정하고 있었다. LTE와 와이브로가 기존에 3.9G라고 불렸던 이유가 바로 ITU의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ITU가 이 기준을 완화하면서 LTE와 와이브로는 4G에 속하게 됐다. ITU의 4G 기준 속도는 현재 국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유선 초고속 인터넷과 맞먹는 속도다. 집에서 사용하는 인터넷 속도 그대로 휴대폰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2G를 사용하다가 3G로 넘어오면서 영상통화가 가능해 진 것도 이동통신 방식이 진화하면서 데이터 전송속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이 저마다 4G 망을 상용화하기 시작한 것은 스마트폰이 보급화 되면서 3G망을 활용한 데이터 통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지만 속도의 문제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해왔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손안의 PC, 만능 기기인 것처럼 광고를 했지만 느린 데이터 전송속도 때문에 사용하는데 많은 제약이 있었다. 3G를 활용해 동영상 콘텐츠를 인터넷에 접속해 보려고 해도 버벅거리기 바빴고 인터넷 검색의 경우에도 많게는 몇 초간의 데이터를 읽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에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크게 늘어나고 스마트폰의 보급과 더불어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분산하기 위해 이통사는 저마다 와이파이존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폭증하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속도를 늘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와이파이는 한계거리가 있고 이동 중에 자동으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동영상을 감상하거나 웹서핑을 하는 경우에는 오로지 느린 3G망을 이용해야 했다. 이통사들은 지하철에서도 이를 이용할 수 있게 와이파이존을 구축하고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했지만 이동 시 제약이 따른 다는 점, 또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이를 처리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4G가 확산될 경우 집에서 쓰는 초고속 인터넷과 비슷한 속도로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굳이 느려터진 속도 때문에 일반 3G망 대신 와이파이를 쓰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 검색 속도가 빠른 것은 물론 이동 중에 실시간 강의를 불편함 없이 볼 수 있으며 이제까지 데이터 전송속도 제약 때문에 활용할 수 없었던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할 수 있다. LTE와 와이브로의 차이 LTE란 롱텀에볼루션이라는 이름에서 나타나듯 기존 3세대 이동통신방식 중 하나인 WCDMA를 장시간에 걸쳐 진화시켜온 이동통신 방식이다. LTE의 경우 이를 활용하는 주파수 대역을 업로드 10㎒ 다운로드 10㎒ 할당하는 경우 최대 75Mbps의 속도를 보이며 이동 중에는 더 떨어진다. 현재 1일 상용화를 시작한 SK텔레콤의 경우는 업로드 다운로드 각각 5㎒ 주파수 대역을 할당해 원래 LTE의 절반 정도의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LG유플러스는 업 다운 각각 10㎒ 주파수 대역을 확보, 75Mbps의 속도로 서비스하고 있다.
3.5G 라고 불리는 HSPA+ 망의 이론 상의 최대 전송속도는 14Mbps인데 비해 실제 체감속도는 3Mbps 정도에 그치고 있다. LTE가 최대 75Mbps를 보인다고 하지만 이것은 이론상의 속도로 실제 4G LTE의 경우 평균 15~30Mbps 정도의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정도 속도만 해도 현재의 이동통신망에 비해 5~10배 가량 빠른 속도다. 지난 2006년 국내에서 처음 상용화 된 와이브로는 약 40Mbps의 속도를 나타내 LTE 최대 속도의 절반 정도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체감 속도는 3G망에 비해서 3~4배 이상 빨라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데 지장이 없다. 4G 싸움에 주파수 경쟁은 불가피 4G를 간략하게 말하자면 지름 10㎝의 수도관을 20~30㎝이상으로 늘린 것과 마찬가지다. 늘리면 늘릴수록 더 많은 물이 지나가듯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양도 더욱 늘어난다. 하지만 더 큰 수도관을 설치할 때 수도관 자체의 가격이 비싸고 땅을 더 깊게 파는 등의 비용이 들 듯 4G망의 사용에도 다소 제약이 따른다. 다름 아닌 주파수다. 현재 2G인 CDMA 방식은 1.25㎒ 주파수 대역이 필요하고 3G인 WCDMA 방식의 경우 3.84㎒의 주파수 대역이 필요하다. 하지만 LTE의 경우는 원래의 속도를 확보하기위한 업로드와 다운로드 주파수 대역은 각각 10㎒로 WCDMA 방식에 비해 약 3배 가량 많이 든다. 하지만 주파수는 한정된 자원으로 볼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인 석유만 해도 저장량이 몇십년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는 소식이 종종 들리는 상황에서 주파수 또한 석유와 같이 더 캐낸다 해서 캘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좁다. 이통사들이 지난달 주파수 경쟁을 치열하게 벌였던 이유가 바로 이러한 한정성 때문이다. 이통사들이 데이터 트래픽과 데이터 전송속도 문제로 4G로 전환해야 했지만 4G 기술 상 사용해야 하는 주파수 대역이 많아 이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벌인 것이다. 황금주파수라 불리는 2.1㎓의 20㎒ 주파수 대역은 LG유플러스의 단독 입찰로 결정돼 LG유플러스는 사용자가 늘더라도 우선 큰 부담이 없다. 현재 LTE에 사용하고 있는 800㎒ 대역의 20㎒와 2.1㎓ 대역을 합치면 LTE 서비스에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SK텔레콤과 KT는 주파수를 두고 한판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경매에는 1.8㎓ 주파수 중 20㎒ 대역과 800㎒ 주파수 대역 중 10㎒ 대역이 경매로 나왔다. SK텔레콤과 KT가 어떤 대역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경매가 피 튀기는 경쟁이 될지 순조롭게 진행될지가 판별될 전망이다. 현재 SK텔레콤과 KT는 이들 주파수가 자신들의 이동통신망에 얼마만큼 유리할지 여부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3사의 4G, 어떤 걸 사용할까? 현재 KT 와이브로가 ‘우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LTE 모뎀을 선보였고 KT는 자사의 와이브로를 이용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출시한 상태다. 현재 이통3사의 4G를 비교하면 당장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기가 있다는 점에서 KT가 한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와이브로는 이미 바로 사용이 가능한 폰이 출시됐지만 LTE의 경우는 9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또한 LTE폰이 출시된다 하더라도 올해까지는 LTE망 하나로 음성통화가 불가능하다. 스마트폰에 LTE칩과 3G칩을 동시에 장착해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LTE의 배터리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이 국내 82개 도시, 전 국민의 85%가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KT가 다소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이유로 들 수 있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와이브로가 한 수 위다. SK텔레콤은 LTE 전용 모뎀과 라우터를 출시하며 요금제를 공개했다. 월 3만5000원에 5GB를, 월 4만9000원에는 9GB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월 3만원에 5GB, 월 5만원에 10GB를 제공한다. LTE의 요금제에서는 LG유플러스가 다소 유리하다. 양 사 모두 지금 가입하는 경우 데이터를 더 제공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연말까지 3만5000원 요금제 가입자에게는 2.5GB,를 4만9000원 요금제 가입자에게는 4.5GB를 추가로 제공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는 프로모션을 통해 요금제 각각 2GB, 4GB를 더 제공한다. 하지만 KT 와이브로의 경우 월 1만원에 1GB, 1만9800원에 20GB, 2만7000원에 50GB를 제공하고 있어 대략 10배 정도 싸다. 이 달 선보인 와이브로폰 이보4G+ 요금제의 경우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에서 제공하던 데이터량보다 50% 더 제공하는 방침을 내놨다. 또한 KT는 이달부터 월 5만5000원 요금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가입자에게 월 1만9800원의 30GB 와이브로 서비스를 월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요금으로 제공하고 있다. 여러모로 현재로서는 LTE 진영이 다소 불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속도가 LTE에 비해 다소 느린 점과 더불어 LTE가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대세라는 점에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4G가 높은 평가를 받는다. KT또한 와이브로 외에 올 11월 LTE를 상용화할 계획까지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LTE를 가입하고자 할 경우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전략이 각각 달라 사용자의 선택이 중요하다. LG유플러스는 1일 서울과 광주, 부산 지역에 LTE를 상용화했으며 내년 2분기까지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인 반면 SK텔레콤은 우선 서울지역에서 서비스를 하지만 품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가장 빨리 LTE 전국 서비스를 실시해 많은 사용자들을 모은다는 전략이지만, SK텔레콤은 다소 느리더라도 출시 초기 LTE의 품질이 사용자 확보에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촘촘한 기지국을 세우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전국으로 이동이 잦은 사람의 경우는 LG유플러스의 LTE를 사는 것이 보다 더 유용하게 쓸 수 있지만 서울 등 한정된 지역에서 사용이 많은 경우는 SK텔레콤의 LTE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달라지는 생활 패턴 4G가 활성화되면 느린 이동통신 속도 때문에 스마트폰이 말 그대로 ‘손안의 PC’가 될 수 있다. 우선 PC에서나 제대로 사용할 수 있었던 실시간 방송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끊김 없는 고화질 화상 통화와 실시간 방송을 선보였다. 고화질의 동영상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언제 어디서나 VOD 혹은 실시간 강의를 통해 공부할 수 있는 스마트 러닝과 화상회의 등이 활성화될 전망이며 고화질의 영화와 동영상 등의 콘텐츠 시장 성장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또한 유선 인터넷과 비슷한 빠른 속도 때문에 모바일 기기를 사용한 클라우드 사용도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모바일 클라우드는 사진이나 주소록, 문자 등의 소용량 데이터의 저장 및 전송 등에 국한됐지만 고용량의 동영상 파일들은 손쉽게 모바일 기기로 다운 받고 업로드 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간단한 게임에 국한된 현재의 모바일 게임에서 벗어나 다자간 네트워크 게임 등이 도입될 전망이다. 현재의 모바일 게임은 잦은 데이터 끊김과 전송속도의 제한 때문에 빈번한 데이터 송수신이 필요한 다자간 네트워크 게임을 이용할 수 없었지만 LTE의 도입으로 버스나 지하철 등 이동 중이나 장소에 무관하게 ‘써든어택’, ‘프리스타일2’ 등의 게임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4G 시대가 오면서 여러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저 속도만 빠를 뿐’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속도가 빠른 것은 분명한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속도만 빠를 뿐 제대로 된 킬러 콘텐츠는 사실 전무한 상태”라며 “이통3사가 밝힌 킬러콘텐츠는 전부 예전에 이미 밝혔고 이미 서비스 중인 콘텐츠의 재탕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