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무색할 만큼 진땀나게 우리를 괴롭히던 폭염이 물러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요즘이다. 기상청에서 지난달 14일 발표한 ‘1개월 기상전망’에 따르면 올 10월 중순은 예년보다 추울 것으로 내다봤지만 추위가 한발 먼저 다가와 출근길 우리 몸을 움츠리게 만들고 있다. 갑작스런 날씨 변화는 우리 몸의 신진대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며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기온이 계속 떨어지는 계절에는 특히 뇌졸중을 조심해야 한다. 고령-고혈압-고지혈증, ‘3고(高)’가 뇌졸중 주요 원인 뇌졸중은 갑자기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져서(뇌출혈) 생기는 병이다. 이 때문에 다른 질병과 달리 그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게 되고, 짧은 시간에 증상이 나타나서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언제 다시 뇌졸중이 발생할지도 몰라 시한폭탄을 머리에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뇌졸중의 발병은 나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의 평균연령은 66.3세이고 60~70대에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20~60대는 발병률이 줄었으나 70대 이상에서는 꾸준히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국민건강보험공단, 뇌경색질환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 분석 2011). 또 고혈압과 잦은 흡연은 나이와 더불어 뇌졸중 발병의 가장 주요한 요인이며 고지혈증과 짜게 먹는 식습관 등도 뇌졸중 발병의 위험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대한뇌졸중학회는 뇌졸중예방을 위해 홈페이지를 통해서 자신의 위험도를 알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나이가 55세이고 수축기 혈압이 149~159이면서 고혈압과 당뇨병 그리고 흡연을 하게 되면 평균 발생률(5.9%)보다 본인의 위험도(12.9%)는 약 2배 높은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입 돌아가고 팔-다리에 힘 빠지며 어지러우면 뇌졸중 의심해야 뇌졸중의 대표적인 증상 5가지로 ▲입술이 한쪽 방향으로 돌아가고 ▲한쪽 팔, 다리에 마비가 오거나 힘이 빠지며 ▲말이 어눌해지고 ▲걷기 불편할 정도로 어지러우며 ▲참기 힘든 두통이 지속된다. 이러한 증상이 계속된다면 빨리 전문 진료 센터를 찾는 것이 좋다. 이런 증상이 30~40분 지속되다 사라지는 경우에도 약 20% 정도는 1년 뒤 그 증상이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 봐야 한다.
뇌졸중의 증상은 뇌졸중의 종류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뇌출혈은 초기증상을 감지하기 어려우나 일반적으로 갑작스러운 의식저하와 부분적인 마비나 언어장애가 동반된다. 뇌경색의 경우에도 역시 시력장애와 복시, 반신불수, 감각이상 등이 나타나므로 이와 같은 증상이 한 가지라도 보인다면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다. 어떤 증상이든 뇌졸중이 발생하게 되면 어떤 것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119 신고를 통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다. 3시간 이내에 응급실에 도착해 뇌졸중 집중 치료팀에게 환자의 증상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되면 최악의 경우를 막을 수 있다. 뇌졸중의 치료는 급성기 치료와 경과기 치료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혈관이 막혀 생기는 뇌경색은 발병 3시간 이내에 병원을 찾아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제거하는 혈전용해제의 주입 혹은 주사로서 혈전을 녹여 혈관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든다. 또한 항응고제 주사를 주사해 색전이나 혈전을 치료하는 시기를 급성기 치료로 할 수 있다. 그 후 예방적 치료를 준비하고 뇌에 손상이 있을 경우 재활치료를 계획하는 시기를 경과기 치료라고 할 수 있다. 짠 음식 줄이고 체온 유지하면서 일주일에 3회 운동 뇌졸중은 그 증상이 급작스럽게 나타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다. 평생 동안 먹는 것, 생활하는 것 등을 통해 뇌혈관에 위험인자들이 쌓이고, 이렇게 쌓인 것들이 한꺼번에 문제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뇌혈관 손상에 위험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빨리 파악하고 조절하는 것이 뇌졸중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인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짜게 먹는 식습관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을 조리할 때는 되도록 소금 사용을 줄이고, 짠맛을 원하면 무염간장이나 대용소금을 이용한다. 햄, 베이컨, 라면 등 가공된 육고기나 인스턴트식품은 가급적 피하고 채소와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또 고지혈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콜레스테롤이 다량 함유된 달걀노른자, 오징어, 마요네즈 등을 피하고 고기를 먹을 때는 살코기만 먹고 보이는 기름기는 제거한다. 쌀쌀한 날씨 때문에 운동은 무조건 피하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적당한 운동을 일주일에 3회 이상 하는 것이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얇은 면장갑이나, 모자 등을 이용해 급격한 체온 변화를 막아야 한다. 운동은 강도가 심한 것 보다는 걷기, 수영 등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오랜 시간 지속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 좋으며, 근력운동도 꾸준히 해 근육을 일정량 유지하는 것이 좋다. - 김용재 이대목동병원 뇌졸중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