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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너무 착해지지 말고(개인), 아주 무서워져 보자(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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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6호 최영태⁄ 2011.10.31 13:07:16

10.26 재보선을 보면서 인간의 ‘악’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번 선거는 네거티브 선거였다. 내 자랑(정책 대결)보다 상대의 허점 드러내기가 표의 향방을 결정했다. 여당 후보에게도, 야권 후보에게도 어느 정도 흠집(악)은 있었다. 흠집이 없는 인간이 도대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이 흠집을 처리하는 방식에 보수와 진보는 많이 다르다. ‘지킬 것 많은 보수’는 웬만한 흠집은 흠으로 치지도 않는다. “나 원래 그런 사람이고, 당신도 마찬가지 아냐?”라고 말하듯 웬만한 하자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보통-정상 국가라면 큰일 날 일인 탈세-부동산투기가 거의 모든 공직자의 공통-필수 사항이 되고, 국민들도 “그게 뭐 대수라고…”라고 여기는 데서 보수의 이런 공범의식이 느껴진다. 보수 쪽의 이런 ‘질펀한’ 태도에 대해 좌익은 치를 떤다. 당장 척결-처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런데 보수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좌익은 또한 자기들끼리 물어뜯는 싸움을 잘 한다. 지금도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진보 세력의 분열 양상이다. 좌익끼리의 이런 노선-선명성 투쟁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내 안의 악’이 무섭기 때문에 같은 목표를 지향하면서도 이렇게 서로를 잡아먹을 듯 싸우는 것 아니냐는 진단이다. 즉, 자신의 마음속 탐욕을 ‘정신으로’ 죽이려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서 드러나는 ‘나와 비슷한 허점’을 집요하게 공격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익, 좌익을 불문하고 인간에게는 탐욕-악-허점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인간적 허점을 처리하는 방식이 이번 선거처럼 네거티브 쪽으로만 흘러서는 생산적일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우리가 초등학교 때부터 배운 삼권분립이다. 삼권분립은 역사적으로 미국 개국 헌법에 처음 적용됐다. 미국의 건국 아버지들(Founding Fathers)이 천재로 추앙받는 이유는 삼권분립을 역사상 최초로 정립했다는 데 있다. 삼부(정부, 의회, 법원)는 왜 서로 견제해야 할까? 모두에게 어느 정도 악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선한 의도로 시작하더라도, 아니 그 선한 의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독선)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게 인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씩 모자란 우리 인간들은 서로 견제해야만 문제가 줄어든다는 게 삼권분립의 정신이다. 삼권분립이 제대로 되려면 필수요건이 있다. 바로 ‘엄정’이다. 죄가 드러난 개인-공무원-단체에 대해 만인이 보고 배우도록 무자비한 처벌을 가하는 것이다. 미국의 정부, 의회, 법원이 때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집요하게 남의 잘못을 처벌하는 게 이런 모습이다. 반면 한국에선 모든 게 솜방망이다. 부동산 투기를 하는 사람이 장관이 되고, 비양심적 판결을 내린 판사가 대법관이 되고, 성추행을 한 의원이 국회에 그대로 남고…. 그래서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 나를 포함한 개인에게 하고픈 말은 우선 ‘너무 착해지지 말자’는 것이다. 스스로 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사실 가장 무서운 사람이다. 자기 의도의 순수성만 믿고 ‘내가 하는 일은 다 착한 일’이라는 엄청난 착각에 빠지기 쉽다. 그리고 삼부에 대해서는 ‘제발 좀 무서워지라’고 말하고 싶다. 심판이 무섭지 않으면 경기가 개판 된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 왜 나라의 심판 격인 공무원-공직자에 대해서는 “아, 심판이 저러면 안 되죠”라고 외치지 않는지 모르겠다. - 최영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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