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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서 있는 친구’ 나무에게서 배운다

더불어 잘사는 모두가 행복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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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4-255호 김경훈⁄ 2012.01.02 13:20:03

나무를 길러 본 사람들은 압니다. 반듯하고 겉모양만 삐죽한 나무는 실한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을. 제 치레 하느라 열매 맺는 데 소홀합니다. 그러나 좀 부족한 듯 보이는 나무는 다릅니다. 한 군데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는 실하고 단단한 열매를 맺습니다. 나무는 치열합니다. 뿌리를 내리고 안 내릴 곳을 가립니다. 척박한 땅엔 깊게, 비옥한 땅엔 얕게 내립니다. 경사진 곳에는 거리와 간격을 스스로 조율해 공생의 룰을 만듭니다. 옆 나무를 배려합니다. 그래서 옛 인디언들은 나무를 신성시하고, ‘서 있는 친구’로 여겼다고 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실패를 모르고 온실 속에서 자라다보면 나약하기 그지없습니다. 고난과 역경이 닥쳤을 때 허둥지둥 댑니다. 세파를 헤쳐 나가는 지혜가 늘 부족합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인재선발 항목 중 가장 비중이 큰 게 실패에 대한 거랍니다. “살면서 얼마나 실패를 해봤느냐”를 따집니다. 사람도 겉모양만 삐죽하면 속은 비기 일쑤입니다. 새해 벽두, 난데없이 나무 얘기를 꺼낸 건 다름 아닌 나무만도 못한 사람들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모든 게 자기위주고 배려라고는 털끝만치도 없습니다. ‘더불어’ 함께하는 게 부족합니다. 잘되면 자기 탓, 못되면 무조건 남 탓이지요. 잎을 낼 때와 떨칠 때를 아는 나무만도 못합니다. 나갈 때와 물러날 때를 도무지 모릅니다. 욕심을 주체하지 못합니다. 갑갑하고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울화통 터집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해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무역수지 1조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에너지 자원 98%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로서 대단한 기록입니다. 잘 먹고 잘살기로는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지요. 그래서인지 과거를 쉽게 잊고 기본을 망각하는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더불어 정신’이 실종위기를 맞고 있지요. 세대와 계층 간 사이가 너무 벌어졌습니다. 도무지 상대를 배려하려 들지 않습니다. 걸핏하면 이념갈등입니다. 누구의 잘못일까요. 오죽했으면 2030 젊은 세대들이 결혼도 않고 애도 안 낳으려 들까요? 그들의 3不(불안, 불만, 불신) 과 3反(반정치, 반정부, 반언론)에 동의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세대와 계층 간 갈등 못지않게 빈부의 양극화도 심각합니다. 양극화 해소 처방전이 시급합니다. 부와 빈곤의 대물림에 상처받는 젊은 영혼을 무엇으로 치유해야 합니까? 사람은 밥을 먹지 않고도 20일을 버틸 수 있답니다. 물 없이도 8일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희망이 없이는 3분도 삶을 이어갈 수 없습니다. ‘마중물’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따듯한 희망을 주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손상익하(損上益下)의 ‘더불어 정신’이 필요합니다. 넉넉한 사람들은 좀 손해를 감수하고, 부족한 사람에게 보태야 합니다. 201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60년 만에 찾아오는 흑룡의 해입니다. 전설의 동물 흑룡은 어둠을 관장합니다. 그러나 앞을 내다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어둠의 장막에 갇혀서는 안 됩니다. 먼 길, 먼 장래를 위해 희망의 날개를 폅시다(鵬程萬里). 더불어 잘사는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위해…. - 김경훈 CNB뉴스 편집인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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