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영상을 제작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조선일보 사이트에 동영상 콘텐츠를 연재한 지 2년이 넘었다. 동영상 매체를 선택한 이유는 일반인들이 손쉽게 접근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미술이라면 대개 특정인들의 세상, 일반인들과는 상관없는 대상이며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기 쉽다. 글은 읽는다는 의지가 있어야 하지만 동영상은 한번 플레이를 누르기만 하면 돼 손쉽게 내용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 팟캐스트는 왜 하게 됐나? “나꼼수를 통해 팟캐스트가 워낙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인기 있으니 해보자’가 아니라 소통 창구를 찾다 보니 팟캐스트를 하게 됐다. 팟캐스트는 접근성이 좋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고 시청 과정도 간단하다. 다른 동영상 플랫폼의 경우 팟캐스트보다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7월에 앱을 선보인 이후 더 쉬운 방식을 생각하고 있을 때 팟캐스트를 알게 돼 운영하기 시작했다. 팟캐스트는 신문 구독처럼 배달해주는 느낌을 주는 것도 강점이다. 다른 매체들의 경우는 사용자가 직접 들어가 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 콘텐츠의 길이가 상당히 짧은데? “5, 6분짜리 콘텐츠를 만들어 팟캐스트를 한 것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스마트 기기들이 인기를 끌고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되면서 부담없이 보게 하려면 5, 6분 정도가 최적 길이라고 생각했다.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받아보면 아침 출근 시간, 저녁 퇴근 시간에 본다는 분들이 많다. 영화도 아닌데 40~60분을 본다는 것은 굉장한 노력이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미술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들면 안 된다는 생각도 작용했다.”
- 운영자로서 재미를 느끼는 부분은? “좋은 리뷰를 남겨주시는 분들이 많다. 한 분이 남긴 리뷰가 인상적이었다. 내가 ‘ㅘ’ 발음을 ‘ㅏ’로 발음한다는 지적이었다. 정정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목소리가 좋다는 평도 있어서 어떻게 할까 생각 중이다. 발음 문제를 지적받은 적은 처음이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을 만나 ‘콘텐츠 어땠나요?’라고 물어보면 좋은 말들만 한다. 하지만 팟캐스트에 대한 리뷰, 페이스북 등을 보면 생생한 피드백이 온다. 이 점이 좋다.” - 어려웠던 점은? “팟캐스트를 시작하기 전에 앱을 먼저 만들어 내놨다. 앱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직접 감상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앱을 선보인 초반에 서버 트래픽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앱을 실행한 뒤 동영상이 끊기거나 서비스가 중단되면 곤란하기 때문에 트래픽 관리가 가장 힘들었다. 새벽에는 서버 관리자들에게 전화해도 전화를 안 받는 적도 있어 초창기 1주일 정도는 새벽에 대기 상태로 있기도 했다. 팟캐스트로 보는 사람이 앱으로 보는 사람보다 훨씬 많다. 팟캐스트를 시작하면서 앱에서 사용했던 시스템으로 가면 트래픽 처리에 곤란을 겪을 것 같아 단독 서버를 호스팅업체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단독 서버를 운영하면 일정 용량 이상의 트래픽이 발생했을 때 관련 금액을 주고 트래픽을 늘리면 그만이다.” - ‘팟캐스트는 XX다’라고 표현한다면? “팟캐스트는 도서관이라고 말하고 싶다. 도서관에 특정한 책을 빌리러 갔다가 옆에 꽂혀 있는 다른 책에 관심이 생겨 빌려 볼 수도 있지 않나. 접근성 부분에서 앱을 통한 서비스 보다는 팟캐스트가 편리하기 때문에 플레이 횟수가 많은 것 같다. 시청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지만 1회당 평균 3000~4000번 플레이 된다.” - 팟캐스트를 실질적으로 개인이 운영할 수 있다고 보나?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지 않나? 어떤 일이든 초창기에 선례가 없는 상태에서는 하기 힘들다. 하지만 팟캐스트가 유명해지고 동영상 서비스가 활성화된 지금은 상당히 편리해졌다. ‘서정욱의 미술토크’ 동영상은 초창기엔 유튜브를 이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끊김이 많아서 다른 것을 찾다가 ‘비메오(VIMEO: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무료로 업로드하고 공유할 수 있으며, 더 좋은 서비스를 받으려면 유료로 전환해야 한다)’를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나꼼수를 통해 팟캐스트 서버비 액수가 엄청난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보통 팟캐스트는 그렇지 않다. 적절한 비용으로 서비스하는 업체들이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 나꼼수처럼 엄청난 사람이 몰리는 경우가 아니라면 큰 부담 없이 개인이라도 팟캐스트를 운영할 수 있다.” - 팟캐스트 제작의 재미라면? “재미만으로 시작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신만이 본다면 상관없다. 하지만 팟캐스트를 올리고 나면 한 명이든 두 명이든 다른 사람이 보는 것 아닌가. 팟캐스트를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그 영향을 생각해봐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는 않아도 된다. 내용은 참 좋은데 전달이 미숙한 부분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전달하려는 진정성만 표현된다면 다소 매끄럽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나도 옛날에 만들었던 콘텐츠를 보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모두가 아나운서는 아니지 않은가. 몇 사람이 보는지, 어떤 사람이 보는지는 모르더라도 누군가는 보고 있다는 부분을 염두에 두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캐스트’는 방송이고 약속이기 때문이다.” - 팟캐스트에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쉽게 전달할 수 있는 통로다 보니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정보들이 전달되고 소통되면 그 여파가 클 것이라 생각한다. 시청자가 선택해 보는 서비스이므로 시청자 스스로가 거를 수 있다고 생각도 되지만 어린이나 청소년이라면 내용에 그냥 흡수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 서정욱이 생각하는 팟캐스트는? “너무 일반적인 것 같지만 소통이라고 말하고 싶다. 쉽게 다른 이들에게 전달하고 소통하는 통로다. 가끔 다른 팟캐스트를 들어보면 ‘많은 분들이 봐 떨린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더라. 팟캐스트를 하는 입장에서 내 콘텐츠를 사람들이 어떻게 봐줄지가 가장 궁금한 것이다. 리뷰나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