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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디자인 경쟁 “우리도 예술이다”

다이아몬드 박고, 디자이너가 멋 입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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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64호 장슬기⁄ 2012.03.05 10:36:00

“단순히 상품결제를 위해 사용하는 딱딱한 카드라구요? 신용카드도 이제 예술입니다.” 신용카드 디자인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카드사 이름과 카드번호만 새겨져 있던 단순한 틀에서 벗어나 이제는 카드에 주요 혜택, 예술작품 등이 삽입되고 있다. 심지어 보석이 들어가기도 하고, 시커먼 마그네틱 선이 사라지기도 한다. 이제 카드 디자인도 경쟁력이다. 주요 혜택이 카드 디자인으로 ‘카드 디자인’ 하면 소비자들은 보통 현대카드를 먼저 떠올린다. 현대카드는 2003년 기존 골드나 실버 컬러에서 과감히 탈피, 파스텔 톤의 비비드(vivid) 컬러를 도입해 카드업계의 디자인 트렌드를 선도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후 기존 카드의 절반 크기인 미니카드와 직사각형 모양의 틀을 깬 프리폼 카드를 출시하고, 2007년에는 얇은 카드 옆면에 컬러를 넣어 카드 디자인의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기도 했다. 디자인에 있어서 호평을 받아온 현대카드는 지난해 말 카드 디자인을 전면 개편해, 이번에는 카드의 검은 마그네틱 선을 숨겼다. 대신 해당 카드의 핵심 서비스를 마그네틱 선에 넣었다. 혜택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작은 아이콘을 삽입해 넣은 것도 눈에 띤다. 또한 둥근 모양의 카드 모서리 각도를 직각에 가깝게 바꾸면서 세련미를 한껏 강조했다. 다른 디자인 요소와 어울리기 힘들었던 골드(gold) 컬러의 IC칩 대신, 실버(silver) 컬러 IC칩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입체감을 살려 주는 특수기법도 눈길을 끈다. 현대카드는 카드의 테두리에서도 카드별 고유 컬러가 표현되는 기존 ‘컬러코어(color core)’ 기법에, 플레이트 중앙 알파벳 부분에 투명필름을 부착해 입체적인 느낌을 전달하는 ‘바니쉬(vanish) 기법’을 새롭게 도입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지난해 애플의 단순 명료한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사용설명서가 필요 없는 깔끔한 디자인의 ‘현대카드 ZERO’를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삼성카드도 최근 반격에 나서고 있다. 삼성카드는 최근 ‘숫자카드’를 출시했다. 숫자카드는 복잡한 개별 상품 이름 중심의 카드 디자인을 버리고 숫자를 바탕으로 한 심플한 디자인의 카드다.

현재 2카드와 3카드가 판매되고 있으며, 카드에 붙은 이 숫자는 대표 혜택의 개수를 의미한다. 또한 카드 앞면 왼쪽 상단에는 해당 카드의 대표적인 혜택을 적어 고객들이 보다 쉽게 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2카드에는 ‘교통, 통신 10% 할인’과 ‘패션, 커피, 편의점 최대 5% 적립’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3카드에는 ‘5.0~0.5% 빅포인트 적립’ ‘CGV 주중, 에버랜드 동반자 무료’ ‘지정 패밀리레스토랑 할인’이 쓰여 있다. 이처럼 주요 혜택을 카드 앞면에 개제해 고객들이 쉽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카드에 문구가 많을 경우 자칫 복잡해 보일 수 있으나, 삼성카드는 카드 바탕을 흰색으로 선택해 깔끔하다는 느낌을 준다는 평이다. 카드 디자인, 내가 직접 꾸민다 신한카드의 ‘신한 틴즈플러스(TEENS PLUS) 체크카드’는 지난해 ‘2011 우수디자인’에서 한국디자인진흥원장상을 수상했다. 틴즈플러스 체크카드는 발급 시 제공되는 ‘틴즈플러스 스티커’를 활용해 고객이 카드를 직접 꾸밀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10대들을 대상으로 출시한 체크카드에 걸맞게 카드에 그려져 있는 캐릭터에 스티커를 이용해 헤어스타일, 의상 등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마치 어린 시절 흔히 했던 인형 옷 입히기 놀이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귀여운 디자인과 독특한 아이디어가 합쳐져 재미와 개성을 중시하는 10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신한카드 측의 설명이다.

신한카드는 또한 디자인을 고객이 직접 만들 수 있는 ‘마이 스타일 카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신한 하이포인트 나노카드’에 원하는 디자인을 입혀 사용하는 맞춤형 카드 서비스다. 신한카드 마이 스타일 카드 페이지에 접속해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업로드하면 카드 플레이트에 그 사진이 그대로 적용된다. 아름다운 풍경이나 예쁜 사진, 혹은 가족사진 등을 카드에 직접 디자인해 소장할 수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2006년 기프트카드에 본인 사진을 디자인할 수 있는 ‘포티카드’ 오픈 이후 2010년 10월 새로운 홈페이지 오픈 시 마이스타일로 명칭을 변경해 기프트뿐만 아니라 신용카드(하이포인트 나노)에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유명 디자이너가 직접 제작 카드에 다이아몬드 삽입하기도 독특한 아이디어와 더불어 고급스러움을 한층 더 살린 디자인의 카드도 있다. 신한카드의 ‘신한하이포인트 나노카드’는 디자이너 정욱준 씨가 직접 디자인했다. 정 씨는 지난해 가을 컬렉션에서 선보인 스터드 패턴을 카드에 넣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VIP를 대상으로 한 KB국민카드의 ‘로블(ROVL)카드’는 앙드레 김의 디자인을 적용해 귀족적 콘셉트와 예술성을 내세웠다. 상위 1%만 사용한다는 현대카드의 ‘블랙카드’도 세계적인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의 작품이다. 라시드는 블랙카드에 상형문자를 새겨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롯데카드가 출시한 프리미엄급 ‘롯데 다이아몬드카드’는 카드 중앙에 천연 다이아몬드를 삽입한 것이 특징이다. VIP카드답게 디자인부터 타 카드와 차별화를 두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다이아몬드카드는 인간의 고귀함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카드마다 다이아몬드 품질보증서가 함께 제공된다”고 밝혔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008년 자개카드 및 가죽질감 카드에 대해 특허를 받았다. KB스타카드 플래티늄 등에 특허 받은 디자인이 적용돼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해당 카드에는 전통 문양의 아름다움과 특허 받은 천연자개의 예술적 디자인까지 적용돼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높은 강도를 자랑하는 ‘리퀴드 메탈(liquid metal)’ 플레이트를 런칭해 특허를 받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우주와 같은 진공 상태에서만 제작과 가공이 가능한 리퀴드 메탈은 현존하는 금속 중 최고의 강도를 자랑한다”며 “카드를 사용할 때 흠집이 생기지 않고, 휘거나 부러지지 않으며 전자파를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리퀴드 메탈 블랙카드의 디자인은 기존 플라스틱 카드와 달리 금속 특유의 깔끔한 감촉과 적당한 중량감이 느껴지는 질감을 전해주고, 플레이트 하단에 있는 손잡이 형태의 ‘핑거 팁(Finger Tip)’이 독특함을 더해준다. 이처럼 카드업계는 카드의 혜택뿐만 아니라 디자인 부문에 있어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소비자의 마음을 뺏을 수 있는 독특한 카드 디자인은 곧 카드사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 디자인에 대한 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객들이 현금보다 간편한 카드를 사용할 때 독특한 디자인으로 기분까지 좋아질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길 기대한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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