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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녀·당당녀·볼매녀 여기 다 있네

영화 ‘후궁’, 뮤지컬 ‘시카고’ 등에서 매력 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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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75호 김금영⁄ 2012.05.21 11:51:33

조신하고 참한 현모양처가 과거 남자들의 이상형이었다면 요즘엔 자신 있고 당당하고 섹시한 여자가 인기다. ‘팜므파탈’ 유형이다. 지난 호에서 타입별로 매력 있는 남자 배우들을 꼽았다면 이번에는 남성 관객들의 눈이 휘둥그레질 차례다. 영화 ‘다크 섀도우’ ‘후궁’과 뮤지컬 ‘위키드’ ‘시카고’와 연극 ‘삼봉이발소’ ‘그을린 사랑’ 등에서 타입 별로 색다른 매력을 뿜어내는 여배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여름이 다가와 날씨가 더워지는 요즘 가요계에는 섹시 열풍이 여전하다. 영화계도 마찬가지. 영화 ‘다크 섀도우’와 ‘후궁’에는 아찔한 섹시녀들이 등장한다. ‘다크 섀도우’는 18세기를 주름잡은 유명한 바람둥이 ‘바나바스 콜린스’(조니 뎁)가 마녀 ‘안젤리크’(에바 그린)를 잘못 건드려 실연의 상처를 준 죄로 뱀파이어가 되는 저주를 받는 스토리를 그린다. 그는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 생매장 당한 뒤 200년이 지나서야 깨어난다. 흰 피부에 괴력 지닌 마녀 안젤리크의 매력 ‘다크 섀도우’에는 각양각색의 미녀 5명이 등장한다. 미셸 파이퍼는 콜린우드의 대저택을 지키는 카리스마 넘치는 여자 가장 ‘엘리자베스 콜린스’, 클로이 모레츠는 엘리자베스의 반항적이지만 앳된 귀여움을 지닌 15살 딸 ‘캐롤라인 스토다드’, 헬레나 본햄 카터는 바나바스의 정체에 호기심을 가지는 용감한 정신과 의사 ‘줄리아 호프만’, 벨라 헤스콧은 바나바스의 청순한 연인 ‘빅토리아 윈터스’로 열연한다. 하지만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바나바스에게 집착하는 마녀 안젤리크 역을 맡은 에바 그린이다. 18세기에 짙은 밤색 머리로 등장했던 그녀는 200년이 지난 1972년에선 금발 머리에 빨간 립스틱을 짙게 바른 더 섹시해진 몸매로 등장한다. 백옥같이 창백한 피부와 볼륨감 있는 S라인 몸매는 연신 남자 관객들을 유혹한다. 영화의 첫 부분부터 등장해 남주인공 바나바스의 절대적인 사랑을 독차지하는 빅토리아는 안젤리크의 섹시한 매력에 완전히 밀린다. 처음에는 존재감이 약했던 안젤리크는 시간이 현대에 이르면 그 존재감으로 화면을 꽉 채운다. 특히 가슴골이 깊게 파인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바나바스 저택의 파티에 등장할 때는 그 섹시함이 절정에 달한다. 노출해야만 섹시한 것도 아니다. 정장을 입었을 때도 특유의 눈빛과 자신감으로 바나바스를 한 번 더 유혹하는 데 성공한다. 여기에서 펼쳐지는 바나바스와의 섹스신은 온 집안을 아주 박살낼 정도로 화끈하고 과격하다. 야성적인 섹시미다.

왕과 왕비만 중요하냐, 후궁이 더 섹시해 ‘후궁’은 개봉 이전부터 인터넷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후끈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각종 사극에서 다룬 궁중의 모습에서 주로 포커스가 왕과 그를 둘러싼 정치에 맞춰져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후궁이라는 존재에 포커스를 맞췄기 때문이지만 여주인공 ‘화연’ 역을 맡은 조여정의 힘이 크다. 2010년 ‘방자전’에서 파격적 노출을 선보이며 섹시한 여배우 계열에 진입한 조여정은 이번 영화에서도 파격적인 노출을 감행한다. ‘후궁’은 사랑에 미치고, 복수에 미치고, 권력에 미치고,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지독한 궁에서 벌어지는 애욕의 정사(情事), 광기의 정사(政事)를 그린 에로틱 궁중 사극이다. 하루하루 살아남기가 치열한 궁중 안에서 살기 위해 후궁으로 변해야 했던 여인 화연과 권력과 사랑으로 벌거벗은 왕 성원대군, 모든 걸 빼앗긴 남자 권유가 죽기 전엔 나갈 수 없는 궁에서 일어나는 미친 욕망을 보여준다. 조여정은 캐릭터 스틸컷과 예고편 영상이 공개될 때마다 섹시한 자태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예고편 영상은 특별한 노출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심의가 반려됐을 정도로 전체를 관통하는 에로틱한 분위기가 긴장감을 자아낸다. 특히 조여정은 가녀리면서도 뽀얀 속살을 살짝 드러내면서 고혹적인 섹시함을 내비쳐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굉장하다는 생각과 함께 무조건 출연하고 싶었다”는 조여정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본인에게 다가오는 운명의 파도를 피하지 않고 헤쳐 나가는 용감한 여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녀는 “관객들이 눈을 보고 캐릭터의 생각을 알 수 있도록 눈 속에 진실이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며 “눈을 뗄 수도 없고 숨도 쉴 수가 없을 정도로 긴장감 넘치는 영화”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여정의 섹시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후궁’은 6월 6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김대승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당당녀가 좋다면 ‘위키드’와 ‘시카고’를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피력하고, 하고 싶은 말을 당당히 할 수 있는 당당녀가 좋다면 뮤지컬 ‘위키드’와 ‘시카고’를 보면 된다.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소설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내한 공연에서는 2008년 뮤지컬 ‘위키드’ 호주 공연의 초연 멤버로 참여한 젬마 릭스가 나쁜 마녀 ‘엘파바’, 수지 매더스가 착한 마녀 ‘글린다’로 열연한다.

원작 동화는 오즈에 떨어진 도로시가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뇌가 없는 허수아비, 심장이 없는 양철 나무꾼, 용기가 없는 사자와 함께 모험을 하는 내용이다. 이를 각색한 그레고리의 소설 ‘위키드’는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 전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하고, 뮤지컬 ‘위키드’도 오즈에서 살아가며 나쁜 마녀라 일컬어지던 초록색 피부의 마녀 엘파바와 야망이 가득한 금발의 착한 마녀 글린다의 이야기를 다룬다. 왜 이들이 나쁜 마녀와 착한 마녀로 불렸는지, 정작 그들의 속내와 성격은 어땠는지를 볼 수 있다. 처음에 초록 마녀 엘파바와 금발 마녀 글린다는 그리 당당하다고 할 수 없다. 초록색 피부 때문에 따돌림 당하는 엘파바는 거침없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 같지만 사람들에게 받는 상처 때문에 자기 보호 의식이 강하다. 인기 많은 글린다도 유쾌하고 쾌활하며 할 말 못할 말 다 하는 것 같지만 정작 자신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은 입 밖에 꺼내질 못한다. 처음에 서로를 피하고 꺼리던 이들은 진정한 우정을 나누면서 서로를 아껴주는 말을 당당히 할 수 있는 당당녀로 거듭난다. 젬마 릭스는 “모든 여배우들의 로망인 엘파바와 글린다를 보여줄 수 있게 돼 영광이고 만족스러운 공연을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수지 매더스도 “인기 많고 생기발랄한 마녀 글린다의 매력을 한국 관객에게 알릴 수 있게 돼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즈 속에서 펼쳐지는 당당녀들의 아름다운 우정 속에서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위키드’는 5월 31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글렌 호그스트롬 연출.

‘시카고’에는 사람을 죽이고도 뻔뻔할 정도로 당당하게 무죄를 주장하는 발칙한 두 여인 ‘벨마 켈리’와 ‘록시 하트’가 등장한다. ‘시카고’는 1920년대 격동기의 미국, 그 중에서도 재즈선율과 갱 문화가 발달했던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다. 관능적 유혹과 살인이라는 테마로 1975년 밥 파시에 의해 처음 무대화 됐고, 지금까지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공연되고 있다. 남편과 여동생의 불륜을 목격해 그들을 죽이고 교도소로 들어온 배우 벨마는 변호사 빌리 플린을 이용해 언론의 동정을 사 석방되고 싶어한다. 하지만 갑자기 등장한 록시가 걸림돌이 된다. 나이트클럽의 코러스 싱어이자 정비공의 아내였던 록시는 남편이 있지만 정부와 즐기다가 그 정부가 다른 여자와 사귀자 그 경쟁자를 쏴 죽이고 교도소에 들어온다. 록시 또한 빌리의 도움으로 배심원을 현혹시키며 일약 세간의 스타로 떠오르고 벨마와 신경전을 펼친다. 교도소에서 벗어나기 위해 동정심을 빌미로 당당하게 무죄를 주장하는 두 여인들의 모습이 섬뜩하면서도 매력적이다. 올해 공연에는 가수 아이비와 뮤지컬 배우 윤공주가 오디션을 거쳐 록시 역으로 새롭게 합류한다. 특히 가요계에 섹시 콘셉트로 열풍을 일으켰던 아이비는 “2008년 처음 뮤지컬 ‘시카고’를 보고 이 작품을 할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첫 주연 작이라 부담도 많이 되지만 그래도 든든한 선배들이 있어서 안심이 된다”며 “무대 위에서 아이비가 아닌 록시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록시와 대립하는 벨마 역은 가수 인순이와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 맡는다. 인순이는 “지금껏 많은 작품을 하지는 않았지만 ‘시카고’는 내가 힘닿을 때까지 계속하고 싶은, 내 맘을 뒤흔든 작품”이라며 “이런 좋은 작품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이 반갑고 행운”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녀는 이어 “이번 공연에서는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서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능글맞은 벨마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훈이 연출을 맡은 ‘시카고’는 6월 10일부터 10월 7일까지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볼수록 매력있는 그녀들 ‘삼봉이발소’와 ‘그을린 사랑’ 당당하고 섹시한 여자가 기가 세서 무섭다면 볼수록 매력 있는 ‘볼매녀’는 어떨까? 연극 ‘삼봉이발소’와 ‘그을린 사랑’의 볼매녀들도 있다. ‘삼봉이발소’는 웹툰 작가 하일권의 작품이 원작이다. 자신이 못생겼다는 콤플렉스 때문에 외모 바이러스라는 병에 걸린 사람들의 내면에 들어가 그들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형상화해 보여주는 이발사 ‘김삼봉’, 말하는 고양이 ‘믹스’, 못생긴 외모 때문에 고민하는 ‘박장미’의 이야기를 그린다. 올해 초 막을 내린 1차 공연에 이어 3개월 만에 시즌2로 돌아온다.

이 연극의 여주인공 박장미는 예쁘게 생기지 않았다. 오히려 못생긴 쪽에 가깝다. 그래서 매일매일 외모바이러스에 걸릴까봐 걱정하고, 김삼봉에게 예쁘게 만들어 달라고 억지를 부리기도 한다. 처음엔 그런 모습에 매력을 느끼기보다는 짜증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외모 바이러스에 걸린 친구를 치유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나중엔 누가 제시해주는 답을 따라가기보다 스스로 나아갈 길을 찾는 모습을 보이는 등 점점 매력적인 모습으로 바뀌어 간다. 가식적이지 않고 꾸밈없이 순수한 그 모습에 관객들은 점점 빠져들게 된다. 이 공연 관계자는 “시즌2에서는 관객들이 더욱 공연에 흠뻑 빠질 수 있도록 각색과 연출, 무대에 모두 변화를 줬다”며 “원색의 과일바구니와 같은 느낌으로 연극에서 느낄 수 있는 만화적 색채감이 최대로 발휘될 것”이라 설명했다. 진종현이 연출한 ‘삼봉이발소’는 10월 31일까지 서울 한성아트홀 2관에서 공연된다.

‘그을린 사랑’에는 처음엔 아무 것도 몰라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수동적인 한 여인이 진실을 알고 침묵이라는 나름대로의 해법을 찾는 볼매녀 ‘나왈’이 등장한다. 레바논 태생 작가 겸 연출가 와즈디 무아와드의 작품이 원작인 연극 ‘그을린 사랑’은 중동의 어느 나라에서 쌍둥이 남매 시몽과 잔느가 어머니 나왈로부터 한 번도 본적 없는 남자형제와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에게 편지를 전달하라는 유언을 듣고 이들을 만나기 위한 여정을 떠나면서 어머니의 과거와 마주하게 되는 내용을 그린다. 이번 연극에서는 여주인공 나왈의 역할을 14~16세, 19세~40대, 60대로 나눠 각각 배우 이다아야, 배해선, 이연규가 나눠 연기한다. 생기발랄하고 순진했던 나왈은 뜻하지 않은 임신을 하고 내전 중에 아들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나중에 아들을 만나지만 서로 알아보지 못하고 강간까지 당하게 된다. 좌절 속에 지쳐가는 그녀였지만 자신 나름대로 침묵을 지키고 유언을 통해 진실을 알리는 등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며 극이 진행될수록 매력을 보여준다. 배해선은 “극 중 나왈이 30~40대에 잃어버린 아들을 만나지만 서로 알아보지 못하는 등 많은 사건들을 맞이하게 된다”고 역할을 설명했다. 이어 “무지했던 그녀가 무엇이 잘못됐는지 읽고 쓰는 것을 배우면서 점차 알게 된다. 나왈을 연기하는 데 어려움도 있고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워낙 작품 자체의 무게감과 깊이가 있어서 부담도 되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현 연출의 ‘그을린 사랑’은 6월 5일부터 7월 1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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