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가 플레이를 하다보면 자기들끼리는 박장대소를 하면서 웃는데 정작 한국인 골퍼들은 내용을 알아듣지 못해 멍청하게 서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들만이 사용하는 골프 은어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용어는 사전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공부하기도 쉽지 않다. 제일 좋은 방법은 그들과 자주 라운드하면서 물어보고 현장에서 익힐 수밖에 없다. 로마에 가서는 로마인이 돼야 그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고 비즈니스도 성공할 수 있다. 1. 골프에 ‘샷건(shot gun)’ 방식이 있다. 샷건은 영어로 엽총을 의미한다. 산탄총처럼 동시에 수많은 총알이 발사된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이름이 붙여졌다. 많은 인원이 정규적으로 스타트하는 1홀이나 10홀 이외의 티잉그라운드에 동시에 배치돼 총소리와 동시에 스타트해서 라운드를 시작하는 방식을 말한다. 18홀에 1팀씩 계산하면 72명이 동시에 스타트하고 동시에 홀아웃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벤트성인 프로암대회나 친목 골프인 동창회 골프나 자선골프 대회를 할 때 진행을 빨리하기 위해 이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최고 144명까지 수용할 수 있고 옛날에는 엽총을 쏴 시작을 알렸으나 지금은 정해진 시간에 동시에 스타트한다. 2. ‘할리우드 핸디캡(Hollywood handicap)’이란 게 있다. 축구나 농구에서 상대방이 심한 반칙을 하지 않았는데도 심판의 눈을 속이는 거짓 동작으로 페널티를 받아내려는 연기를 ‘할리우드 액션’이라고 말한다. 골프에서는 실제 골프 실력보다 부풀려 자랑하는 허세 핸디캡을 말한다. 영화의 본산지 할리우드에서 배우들이 감독의 눈을 속여 연기를 엉터리로 하는 것을 비유하여 붙인 것이다. 스포츠에서나 영화에서나 연기하면 할리우드이기 때문에 핸디캡 앞에 붙여 사용한다. 우리가 축구에서 할리우드 액션이라고 부르는 행동에 대한 FIFA의 정식 명칭은 ‘시뮬레이션 액션(simulation action)’이다.
3. 필자처럼 골프 스윙이 규격화 되지 않고 제멋대로의 스윙을 하는 골퍼를 ‘캐디 골퍼’라고 부른다. 캐디들이 골퍼들의 스윙을 보고 어깨너머로 제멋대로 배우기 때문이다. 단 스코어는 좋아서 비꼬아 하는 말이다. 4. ‘에어 메일(air mail)’ 드라이버 샷도 있다. 티샷한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주소나 우표를 붙이지 않은 메일은 정확한 방향으로 갈 수 없이 방황하기 때문에 이런 용어를 만들어낸 것 같다. 5. 골프장 중에는 ‘홀리데이 코스(holiday course)’도 있다. 치기 편하고 스코어가 잘나와 즐겁게 플레이해서 좋지만, 아무런 특징이 없는 평범한 골프장을 의미한다. 접대 골프 하기에 좋은 코스라 하겠다. 6. ‘오너즈 폴트(honors fault)’는 티샷을 먼저 한 골퍼가 심한 슬라이스를 내거나 토핑을 하고 난 후 이어서 다음 골퍼가 똑 같은 실수를 할 때 오너가 내가 잘못 쳐서 미안해라고 말할 때 이 용어를 쓴다. - 김맹녕 골프전문기자 겸 골프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