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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현대미술의 또 다른 중심축 ‘사진’과 ‘조각’

변화 모색하는 장르 사진과 다른 표현형태 지닌 조각들 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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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2호 김대희⁄ 2012.09.17 11:29:29

오늘날의 광범위한 세계예술에서 가장 흥미로운 실험 중의 하나인 터키 현대미술은 국제미술시장의 떠오르는 별이라 할 수 있다. 그 중 특히 눈에 띄는 작품들은 많은 수요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한 작품들의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은 때로 놀라운 역설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데 터키 시각예술의 오랜 역사를 고려해볼 때 이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야 할지도 모른다. 터키 현대미술에서 사진은 가장 중요한 분야 중의 하나였고 동시대 예술에서 그 위치는 더욱 더 문제시되고 있다. 그건 디지털 매체의 발전에 따른 것이다. 오늘날의 사진은 세기 초의 현실적 문제 또는 세기 중반에 집중됐던 기교적 표현 같은 것에 연관되어 있지 않다. 1980년 이후 현실이 겪었던 변화의 흔적을 우리는 그 이후 시기의 사진에서 엿볼 수 있다. 디지털 매체가 발전하고 사이버 매체가 강세를 보이는 최근 시대에서 현실은 그 자체로 불확실한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경향은 터키 현대미술(CTS)을 구현하는 사진세계의 중추를 이룬다. 아라아트센터가 9월 6일~10월 7일 개관전 중 하나로 여는 터키 현대미술 ‘만남’ 전에서 전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다양하고 풍부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바로크적이면서 신화적인 요소들로 이루어지는 나지프 톱츄오글루(Nazif Top뛳oglu)의 시각세계는 가장 단순하고 가장 직접적인 진실이 사진의 힘을 통해 변형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싯키 쾌스멘(Sitki K웧emen)의 세계로 연장되고 있다. 치나르 에슬렉(뛦nar Eslek)의 작품을 통해 유사한 접근방식을 살펴볼 수 있긴 하지만 부르착 빙괠(Bur뛞k Bing쉕)은 반복을 토대로 한 공간의 상대적 개념을 통해 시각이 고유한 깊이를 갖게 되는 실험을 보여준다. 동시대 세계의 모습들을 포착하기 위해 거대한 변화를 모색하는 장르로서의 오늘날 사진은 터키에서 소설적인 영역을 추구·창조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현재의 상황들을 고려해 볼 때 이 관점은 거의 사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사진과 함께 큰 위치를 차지하는 또 다른 분야는 조각이다. 터키 조각은 특히 1960년대의 미니멀주의적 변화를 겪은 후 다르면서도 뚜렷한 궤도를 그렸던 후기 뒤샹 미학의 범주에 속한다. 오늘날의 조각은 감성적 경계를 확장시켰을 뿐 아니라 새로운 현실을 부여하는 방식의 여러 다른 표현 형태들과 자신의 존재 사이의 경계 또한 바꾸어놓았다.

오늘날 큰 공간의 배치를 마치 조각의 한 형태로 여기지 않는 것은 관객 입장에서의 주관적 편견에 불과하다. 그런데 고전 조각의 내면적 모험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이는 CTS를 위해 특히 중요한 측면이다. 우상파괴주의 전통에 근거하면서 기하학 건축 형태의 아라베스크적인 변화 속에서 표현양식을 찾으려 하는 개념의 두 번째 유형은 기념비적인 범주로부터 출발하는 조각 개념이다. 그 역사적 맥락은 정체성 문제에 직접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동시대 조각은 어떤 대립적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목가적 개념에서 상당히 서정적으로 확장되는 오스만 딘치(Osman Din?의 작품 속에서 생생한 자연의 실체를 목격한다. 자연성은 재료 속에서 보완적인 부분을 발견한다. 유리, 금속, 이러한 것들을 만드는 불과 물은 자연을 근거로 한다. 훨씬 더 젊은 세대 중에서 걸출한 작가 야삼 사스마제르(Yasam Sasmazer)는 자신의 독일 체류 시절 작업과는 매우 다른 표현주의를 수용하고 있다. 그러한 작업을 통해 나오는 표현은 결코 비극적인 형태를 띠지 않는다. 터키의 집단의식 속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비극과 악은 그의 작품 속에서 유년시절 또는 권력, 자아의 문제들을 통해 다루어지고 있다. 다시 말해서 매우 웅장한 연극성 속에서 동시대성이 자신의 표현 형태를 찾게 되는 시기와 연관되어 있다. 자연의 실체 찾는 오스만 딘치 젊은 표현주의 야삼 사스마제르 세치킨 피림(Se뛨in Pirim)의 작품은 언제나 채색이 가미되기도 하는 기하학 형태의 미니멀리즘 구조를 띠고 있다. 그는 단순하면서도 서정적인 형태 속에서 고유한 언어와 표현을 찾으려는 작가이다. 텅 빈 공간과 기하학적인 형태 사이의 대립은 피림의 조각에서 본질적인 것이다. 그의 작품은 동시대 예술에서 가장 잘 다듬어진 것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구체적 형상을 근거로 하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툭베르크 셀축(Tugberk Sel뛳k)은 관객들에게 시각성과 동시대 세계의 우주적 차원을 제시한다. 작업의 일부를 이루는 빈 공간을 향하고 있는 셀축의 복잡한 금속조각 작품들 또한 관객들에게 공상과학 세계의 긴장을 드러내는 장면을 선사한다. 이와 같은 작가들과 작품들은 CTS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만남’ 전시는 CTS의 선별적 형태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잠재성을 보여준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세상의 현실을 파악하고 받아들이면서 동일시된 이 작가들은 이제 그 현실을 능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혼돈스럽고 비극적인 리듬으로 변해가는, 또 ‘후기’라는 개념에 의해 이끌려지는 행위와 사고방식을 건네는 세계 속에서 이러한 작품들은 예술적 범주를 통해 현실을 표현하는 복잡한 가능성을 이어간다. 그리고 역사상 처음으로 가능한 상태의, 과거와 연결되어 있지 않은 미래, 새롭게 다시 하는 미래, 멀거나 또는 가까운 미래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이 상태는 호모사피엔스(지혜로운 인간)가 현실을 그 자체로 요약했던 단계에 해당한다. 현실은 더 이상 인간 속에 있지 않다. 이제는 인간이 현실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야삼 사스마제르(Yasam Sasmazer) 1980년 생 터키 이스탄불 출생이다. 미마르 미술대학에서 Rahmi Aksungur Atelier 교수의 지도 아래 졸업했다. 석사학위는 Meric Hizals Ateliler 교수로부터 받았다. 그녀는 다수의 조예 워크샵과 학술토론회에 참여했다. 사스마제르의 작품들은 유럽과 중동의 저명한 개인 컬렉션과 공공기관들에 포함되어 있다. 이 작가는 현재 이스탄불과 베를린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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