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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률 재테크 칼럼]승리와 재앙은 모두 사기꾼

승패에 연연하면 다음 수를 두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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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2호 박현준⁄ 2012.09.17 11:46:08

펀더멘틀이 시장의 기대만큼 양호하지 못한 상태에서 불안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경우 지수는 대개 박스권에 갇힌 채 한동안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기 마련이고 그 와중에 글로벌 경제의 주요 국가인 미국, 중국 그리고 유럽의 동향에 따라 그 진폭을 키워가기도 한다. 여기에 개별 종목별 재료에 의한 일시적 쏠림현상으로 인하여 증시는 더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게 되고 이에 따라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좌불안석 동요한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은 따지고 보면 대단히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주식시장의 특징 중 하나가 불안정성이며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그 불안정성이야말로 높은 수익의 원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토록 불안정한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에도 치우치지 않는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이 일상다반사였던 고대 로마제국의 병역 개시 연령은 17세였는데 그 시기에 이르기 전까지 청소년들은 나라 밖에서 어떤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든 평안한 일상생활을 영위했다. 동시대에 다른 국가나 민족의 경우 전쟁이 닥치면 남녀노소 모든 백성에게 총동원령이 내려지는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숙명적으로 전쟁을 치르기 때문에 소소하고 평안한 일상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 까닭으로 해석된다. 2차 세계대전이 개시된 이후 계속해서 수세에 몰리던 연합군이 1942년 북아프리카에서 독일을 상대로 의미있는 승리를 거두었다. 이 소식은 그간 연이은 패배로 의기소침해진 영국 국민들에게 실로 오랜만에 들려온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었지만 처칠 수상은 방송연설에서 “긴장을 풀고 노력을 늦춘다면 고통스러운 시간이 계속될 것이며 헛된 희망이나 불필요한 공포에 마음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였다. 처칠은 ‘승리와 재앙을 만나면 그 둘을 똑같이 사기꾼으로 취급하라’는 키플링의 시구를 인용하여 국민들이 승리에 도취되어 평상심을 잃는 것을 경계하였다. 독일과의 전쟁에서 첫 승리 거둔 처칠은 “승리와 재앙을 만나면 똑같이 사기꾼으로 취급하라“는 키플링의 시구를 인용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을 때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패배를 겪기도 하고 달콤한 승리를 맛보기도 한다. 패배로 인하여 좌절과 공포에 휩쓸리거나 그 좌절이 내 주인이 되어 나를 지배한다면 나는 계속 의기소침한 상태로 머물다가 마침내 다가온 기회조차 주저하며 잡지 못할 것이다. 또한 기다림 끝에 맞이한 승리에 희희낙락하며 그 들뜬 기분이 내 주인이 되기를 허락한다면 나는 발 앞에 놓인 깊은 수렁조차 보지 못한 채 마침내 그 수렁 속으로 처박히는 비참한 상태가 되고 말 것이다. 전쟁에서 승리와 패배가 일상적인 것이듯 주식시장에서의 승리와 패배 역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이미 결과로 나타난 패배에 마음 쓰지 말고 다음을 준비해야만 한다. 또한 짜릿한 승리에 도취되어 정신을 분산시킨다면 다음의 승리는 결코 기약할 수 없다. 우리가 상대하는 시장은 지극히 냉정하고 비정하며 잔인하다. 그 냉혹한 시장이 우리가 평상심을 내려놓는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승리와 패배. 그 둘을 만나게 될 때 마땅히 사기꾼 보듯 경계해야 할 것이다. - 김헌률 HMC투자증권 서초지점 김헌률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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