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거래소의 발표에 의하면 올 한 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10개 종목의 수익률은 -18.14%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의 수익률은 각각 4.60%, 19.17%였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개미지옥’이라는 언론의 평가가 이어졌는데 자금력이나 정보력에서 외국인과 기관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열세인 개인투자자들이 변동성 장세의 와중에서 가장 큰 손실을 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손실을 보게 된 가장 큰 원인은 투자금의 규모보다는 정보력 즉 정보비대칭이 아닐까 한다. 주식시장에 있어서 정보는 주가의 등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핵심요소 중 하나이며 가치 있는 정보에 가장 먼저 접근하는 사람이 가장 큰 이익을 거두게 된다. 개인투자자들이 정보를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출처조차 불분명한 온갖 루머가 주식시장 주변에 유령처럼 떠돌고 있음은 주식투자에 있어서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준다. 개인투자자들의 약점은 만국 공통인데 2011년 중국의 자료를 보면 중국 내 개인투자자들의 78%가 손실을 보았고 그 중 50%가 넘는 이들이 손실국면을 전환할 어떠한 계획조차 없다고 한다. 한마디로 대책이 없는 상태인 것이다. 현실이 이러한데도 주식시장이 조금 활황 기미만 내보여도 객장을 방문하는 개인투자자들은 행렬은 늘어난다. 개인투자자들이 정보의 비대칭이라는 이 갑갑한 조건을 타개할 현실적이고 근본적인 해법은 사실 없다고 할 수 있다. 전 세계로부터 저인망식으로 수집한 정보를 막강한 시스템과 인력으로 분석한 뒤 이를 근거로 투자에 나서는 외국인과 기관을 일개 개인투자자가 어떻게 당해낼 수 있을까. 그 때문에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절망하거나 저의가 의심스러운 불투명한 루머에 소중한 재산을 내맡기기도 한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투자와 정보에 대한 투자자 자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정보의 양이나 질이 부족하다면 부족한 정보나마 모아 이를 깊게 분석한 뒤 상상력을 발휘하여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예기 혹은 예지력이라고 하는데 이 능력은 효율적인 속도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공 올 자리 미리 찾아가는 축구선수처럼 대다수의 사람들은 스스로 예지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얼핏 알고 있지만 정작 그 능력을 음식이나 의복 선택 등과 같은 일상적인 일에만 사용할 뿐 사업이나 투자 등에는 잘 활용하지 않는다. 훌륭한 축구선수는 공을 쫓아가는 선수가 아니라 어디로 올지 예지한 후 미리 그 자리에 가서 기다린다. 이를 공간창출 능력이라고 하며 훌륭한 선수는 예외 없이 뛰어난 공간창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예지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는 역지사지, 모든 것에 의문을 가져보기, ‘만약’이라는 가정법을 동원해 미래를 생각해보기, 과거의 사례를 꼼꼼하게 분석해보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이러한 방법을 꾸준히 훈련하며 실제로 투자에 적용해보는 것이다. 가냘픈 하나의 소문도 예지력을 거치면 튼튼한 정보로 변화되며 이 정보는 우리의 투자에 빠른 속도를 부여하게 된다. 투자의 세계에서 빠른 속도는 대단한 이점이다. - 정효철 HMC투자증권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