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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안철수의 또 하나 정답…“반값등록금 당장 안 돼”

조선대 강연에서 “우선순위에 문제…임기말까지 반값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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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4-295호 최영태⁄ 2012.10.05 10:40:03

안철수 후보가 4일 조선대에서 행한 연설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한국의 산업화 이끌었다”에 이어 또 하나의 ‘정답’을 말했다. 바로 반값등록금 문제다. 제1 야당 민주당은 당론 차원에서 반값등록금을 공약했다. 집권하면 당장 2013년부터 모든 국공립대에서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고, 2014년부터는 사립대까지도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또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도 “등록금 부담을 절반으로”라는 다소 모호한 구호를 내놓으면서 20대 표를 노리고 있다. 이에 반해, 안 후보는 “반값등록금 당장은 안 돼”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20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학생들의 반감을 살만한 발언이다. 등록금 낮출 돈 있으면 차라리 그 돈을 거리에 뿌려라 그러나 진정으로 젊은이를 원한다면, “반값등록금 당장 실현” 같은 무책임한 당론을 내놓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강하다. 민주당 당론대로 하면 당장 내-후년에 몇 조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과연 우리 젊은이들의 모든 고통이 비싼 대학등록금 때문이라면, 이렇게 많은 돈을 퍼부어 등록금을 낮춰줘야 한다. 정말로 필요하다면 유럽식 ‘무상 등록금’이라도 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복지 정책에서는 비용 대비 효과를 생각해야 한다. 어느 전문가는 ‘8조 정도의 예산을 쓰면 반값등록금이 당장 실현 가능하다’고 쓴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에게 복지에 쓸 돈 8조원이 있다면, 이 돈을 대학동륵금을 낮추는 데 써야 할까. 그 효과는 무엇일까. 일단 현재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대학 졸업이 쉬워지는 것이다. 그러나, 졸업을 한 뒤는 어찌 되는가. 등록금을 반으로 낮춘다고 한국에 좋은 일자리가 8조 원+알파로 생기지는 않는다. 더 많은 대학생이 더 쉽게 대학을 졸업한다면, 취업난만 더 심해질 뿐이다. 그러니, 만약 8조를 복지를 위해 쓸 수 있다면, 그 돈을 차라리 국민에게 쓰라고 거리에서 나눠주는 게 낫다. 그러면 당장 8조 원어치의 소비가 이뤄지면서 경제가 살아날 것이다. 그러면 일자리도 만들어진다. 8조원 있다면 일자리 창출에 쓰는 게 젊은이 돕는 길 더 나은 상책은 그 8조원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쓰는 것이다. 신규 사업 창출을 돕거나,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더 나은 일자리를 젊은층에 제공할 수 있도록 임금을 보조해주거나 등등. 대학졸업장을 딴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미래를 위한 투자다. 그 투자를, 현재는 거의 전적으로 부모 또는 학생 본인이 맡고 있고, 예산으로 반값등록금을 지원한다면 이제 절반의 부담을 국가가 지겠다는 것이다. 효과를 보지 않고 하는 투자는 바보짓이다. 당장 편하자고 졸업 뒤는 생각지 않고 반값등록금을 실현해 더 많은 대졸자를 양산한다는 것은, 자칫 ‘언 발에 오줌 싸기’ 같은 실책이 될 수도 있다. 아무리 등록금이 비싸도 졸업 뒤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면 문제는 없다. 투자할 보람이 있다. 현재 한국의 문제는 없는 일자리를 있는 것처럼 서로 속여가면서 몇천만 원 등록금을 내는 것도 모자라, 어학연수까지 하는 등 초대형 사기극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2007-2008년 선거에서 난무했던 ‘장밋빛 공약들’, 즉 747을 이루겠다는 둥, 뉴타운을 지어 아파트 한 채씩을 안겨주겠다는 둥의 거짓 공약들이, 이번 대선에서는 거의 안 나오는 게 특징이다. 당선을 위한 공약일 뿐, 당선되면 잊혀지기 십상인 거짓말이라는 걸 이제 모두 알기 때문이다. 반값등록금은 2007년에도 나왔던 그런 장밋빛 거짓공약 중 하나다. 안 후보의 지적대로 한국의 국민소득 수준에 비해 등록금이 지나치게 비싸다면 적정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이걸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학재단 말고는. 이런 ‘등록금 적정화’를 이루는 데는 별도의 큰돈이 필요 없다. 표 떨어지는 소리 들리더라도 진실을 말해야 하는 2012 '막차' 대선 평소에는 버스나 전철을 놓쳐도 문제가 없다. 다음 차를 타면 된다. 그러나 막차를 놓치면 아주 고생한다. 2012년 대선은 막차를 타느냐, 못 타느냐를 결정하는 시험대다. 발전 경로가 곳곳에서 꽉꽉 막힌 ‘한국호’를 살릴 막차를 이번 대선에서 타지 못한다면 정말로 엄혹한 고통이 한국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게 많은 이들의 분석이다. 대선 후보는 그래서 고통스럽더라도 용감하게 진실을 말해야 한다. 장밋빛 발언을 할 게 아니라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말하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안 후보의 무모한 발언, 즉 “반값등록금 당장은 안 돼”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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