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문재인 민주당이 이런 것 하면 안철수가 “OK”할텐데…

이재오의 “임기 줄여 개헌”, 김두관의 “모병제” 같은 파격 공약 왜 못 이어받나

  •  

cnbnews 제294-295호 최영태⁄ 2012.10.11 14:18:31

올해 대선 정국에서 기왕에 나온 파격적인 공약들이 있다. 이재오 경선후보의 ‘대통령 되면 내 임기를 3년으로 줄이더라도 대통령 중임제 개헌을 해 대선과 총선 일정을 일치시키겠다’ ‘대통령 집무실을 정부종합청사로 옮기고 청와대는 박물관으로 만들겠다’, 그리고 김두관 경선후보의 ‘종북 소리를 듣더라도 모병제를 실천하겠다’는 것 등이다. 이 중 ‘청와대 이전’ 공약은 이미 안철수 후보가 가져갔다. 안 후보는 민주당에게 “국민이 납득할만한 개혁-쇄신 조치를 내놔라”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이처럼 기왕에 나온 화끈한 공약을 왜 민주당이 이어받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아무 일도 못한 참여정부의 한을 아는 사람들이 왜? 우선 중임제 개헌과 총선-대선 일정 일치를 한 번 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하도 답답한 나머지 2007년 ‘한국정치 이대로는 안 된다 - 새로운 정치를 위한 제언’이란 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 책에서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은 “여소야대가 일상화, 구조화 하고 있다. 대통령과 국회의 임기 일치, 동시선거가 이뤄지면 여소야대의 가능성은 최소한 현재보다 크게 줄어들 것. 일을 할 수 있게 해놓고 책임을 물어야지, 일을 할 수 없도록 발목을 잡아놓고 책임을 묻는 것은 올바른 견제가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총선이나 대선에서 한 당이 승리하면 엇박자로 돌아오는 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야당이 승리해 여소야대가 되는 게 지난 1987년 개헌 이후 계속되는 양상이라는 것이다. 여소야대를 일부에선 ‘절묘하게 균형을 잡는 민심’이라고 칭찬하지만 이는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청와대와 여의도의 힘이 엇갈리면 사실상 아무 일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그대로가 좋다”는 보수당 입장에서는 여소야대가 돼도 상관없다. 아무 일도 안 돼도, 아니 오히려 그래야 재벌은 쑥쑥 크고, 한국의 ‘양반’들은 계속 돈을 잘 벌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겠다는 개혁세력 입장에서는 여소야대를 막아야 한다. 개혁세력이 청와대와 여의도를 모두 장악해도 추진해 나가기 힘든 게 개혁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임기를 3년으로 줄이더라도 중임제 개헌을 하겠다’는 공약은 사실 집권여당이 아니라 야당에서 먼저 내놓아야 하는 공약이다. 20세기 ‘한강의 기적’은 현재 거의 질곡 상태에 빠져 있다. 그리고 그 가장 큰 원인은 ‘독재의 부활을 막기 위해, 지나치게 상대방 발목을 잡기 좋게 만들어 놓은 1987년 개헌’이 꼽힌다. 내가 뭘 할 수는 없어도 상대방이 뭘 못하게는 막을 수 있는 게 87년 개정헌법이고, 그에 따른 정치력 부재를 우리는 매일 보고 있다. 민주당이 파격적으로 내려놓아야 안철수도 명분 얻는다 이런 정치적 질곡은, 개헌을 통해 △대통령 4년 중임제 △소수 정당의 숨통을 틔어주는 폭넓은 비례대표 선거제 △총선-대선의 동시실시로 특정 세력에 일할 공간-권력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바꿔줘야 비로소 풀릴 수 있다. 그래야 개혁이든 보수든, 세력이 장기적 안목으로 미래의 한국을 디자인해 나갈 수 있다. 민주당이 선거캠프를 용광로식으로 꾸미고(당 안에서는 탕평책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잘 모르겠는), 보수 인사를 캠프로 끌어들이고, 재벌개혁을 강하게 추진하겠다고 해봐야 서민 입장에서는 “내 살림살이에 도움이 되긴 될라나?”라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돼 있다. 그런 밋밋한 개혁보다는 “야, 민주당이 확실히 내려놓는구나. 권력 재탈취가 목적이 아니라 한국을 바꾸는 게 목적이구나”라고 인식시킬만한 파격적 행보가 있어야, 국민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고, 그래야 안철수도 민주당으로 들어갈 명분을 얻는다. 민주당이 파격적으로 내려놓는 게 단일화의 관건이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