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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혜, 순수자연 아닌 인공적 소비문화에 갇힌 현대인

‘소비시대’ 주제에 동양적 분위기 더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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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9호 김대희⁄ 2012.11.05 10:59:33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소비문화에 대한 문제점을 담았어요. 빠르게 변하는 첨단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은 말 그대로의 순수한 자연보다 도시 속 인공 자연을 주로 접하게 되는데 특히 상품을 통해 접하게 되는 문제를 표현했어요.” 기존 소비시대라는 주제는 계속 이어가면서 작품의 표현에서 많은 변화를 보인 김신혜 작가를 개인전이 열린 송아당 갤러리에서 만났다. 그녀는 현대인들에게 너무나 당연시되는 ‘소비문화’에 주목하고 이에 문제를 제기한다. 현대인들은 말 그대로의 자연이 아닌 도시 속 수많은 상품으로 인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자연을 소비하면서 경험하는데 이러한 소비문화에 길들여지는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산, 바다와 같은 자연이미지가 붙어 있는 상품을 수집한 후에 그 자연의 이미지를 확장해 그리는 작업을 하는 그녀는 작품을 통해 도시에서 경험하는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한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서울의 소비문화에 길들여진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작업이기도 하다.

“현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은 말 그대로의 순수한 자연보다 도시 속 인공 자연을 주로 접하는데 상품으로 접하게 되는 소비문화에 대한 문제를 담았어요. 상품을 보면 작게 그려진 산이나 색이 있는데 이를 통해 연상되는 것 등을 상상으로 확장해서 화면에 그려 넣어요.” 이처럼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만 본다면 무거워 보일 수 있지만 그녀의 작품은 밝고 경쾌하다. 그림은 작가를 닮아간다고 했던가“자본주의 문화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그림으로 어둡게 그릴수도 있지만 그리다보면 밝고 나타난다”고 말하는 그녀의 말처럼 밝고 명량한 성향이 그림에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한다.

최근 그녀의 작품은 더 동양적인 느낌을 살렸으며 등장하는 소재도 2010년에 가졌던 첫 개인전과 비교해 달라졌다. 기존 강아지나 고양이 등 동물이 사라지고 산이 주로 등장했다. 또한 처음으로 새나 작은 식물들도 보였다. 동양적인 화조화의 느낌도 나면서 맑고 깨끗한 파스텔 톤의 화사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얼핏 보면 마치 색연필로 그린 듯 부드러운 색감으로 편안함을 준다. 하지만 알고 보면 동양화에서 쓰는 먹을 기본으로 하면서 전통채색기법인 장지(2합)에 가루안료(분채)를 사용해 독특한 방식으로 그린다. 자연에서 얻은 천연재료를 최대한 이용해 작업하며 바탕 또한 표백하지 않아 장지 특유의 누런색을 나타낸다. 배경이 없어 사물이 더 강하게 부각되는데 여백도 그림의 한 부분이 된다. 최근에는 여백을 메우려 고민한 시도도 보였다. 작업은 장지에 평균 8번 정도 아교 반수 처리를 한다. 색이 잘 스며들지 못하도록 일종에 코딩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위에 채색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그녀가 나타내는 색은 그냥 하나의 색이 아니라 여러 번의 덧칠을 통해 색이 겹쳐져 만들어낸다.

“지금까지 수집한 생수 페트 중에서 무지개 이미지가 레이블에 붙어 있는 것이 있었어요. 무지개는 현실 너머의 어떤 신비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던가요? 이를 보고 바로 연상됐던 것은 유토피아 즉‘이상향’에 대한 이미지였죠. 한번 쓰고 버려지는 작은 페트에 신비롭고 거대한 자연의 이미지가 붙어 있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그동안 수집해온 병과 이를 통해 그리고 싶은 게 많다는 그녀는 실제 자연을 경험하기보다 소비문화 속 자연 즉, 소비사회에 길들여지는 사람들을 이야기함에는 변함없이 이어갈 것임을 전했다. 주제는 같지만 표현방식이 달라져가는 작품을 보며 앞으로 어떤 소재가 더 등장할지 궁금함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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