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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규 재테크 칼럼]두려워 질문 못하면 돈도 못 번다

“난 모른다”고 솔직히 말하는 용기 있어야 좋은 정보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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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9호 박현준⁄ 2012.11.05 11:16:21

과거에 어떤 회사를 방문할 적이 있다.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은 제품을 취급하는 회사라 규모는 보잘 것 없었고 틀도 잡히지 않아 어수선한 느낌이었다. 경험도 일천한 직원 몇 명을 데리고 사장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전형적인 소기업이었는데 차 한 잔 하며 사업의 비전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다가 문득 벽에 걸린 사훈이 눈에 들어왔다. ‘모르는 것은 묻자!’ 서너 문장의 사훈 중 마지막 문장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 잘 알지 못하면서도 체면 때문에 아는 체 한다든지 위신 때문에 묻고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면 발전이 없다고 생각해 사훈으로 삼았다는 말씀이 생각난다. 불행히 시장은 끝내 열리지 않았고 업체 사장님과는 연락이 두절되었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분이기에 꼭 성공하셨으리라 믿는다. 우리는 묻는 것을 두려워하는 집단적 특성을 갖고 있는 듯하다. 강연이 끝난 뒤 의례 이어지는 문답시간에도 질문은 그리 많지 않다. 묻는다는 것은 스스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행위다. 따라서 체면을 중시하고 타인에게 어떻게 비칠까를 먼저 걱정하며 묻는 것을 꺼려한다. 서양인들의 눈에 비친 동양인들의 일반적인 모습은 좋게 말하면 ‘신비주의’지만 나쁘게 말하면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용기를 내어 질문에 나선다 해도 학창 시절부터 논리에 기반한 토론교육을 받지 않은 터라 질문이 요령부득 횡설수설로 이어지기 일쑤다. 딱한 상황이다. 겁없이 질문할 수 있어야 멘토와 멘티 미국의 대학생들은 새 학기가 시작되면 교재 소개 시간에 교수에게 아주 꼼꼼하게 질문한다. 우리 시각으로는 저런 것을 물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질문이 디테일하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질문에 대해 교수 역시 전혀 불쾌한 기색 없이 자연스럽게 설명을 해준다는 것이다. 요컨대 문화가 그렇게 되어 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은 해당 과목에 대하여 상당한 정보를 입수한 상태에서 수업에 임할 수 있게 된다. 질문을 한다는 행위 자체는 적극적이고 치열한 행동이다. 적극적인 질문을 통하여 우리는 훨씬 더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멘티와 멘토 역시 마음 놓고 질문할 선생을 모신다는 의미에 다름 아니다. 주식시장은 하루에도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들고나는 곳이기에 소문도 많고 탈도 많다. 보석처럼 가치 있는 정보가 사기나 협잡에 가까운 정보와 뒤섞여 횡행하는 곳이다. 또한 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빛의 속도로 변화한다.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르는 것을 기꺼이 묻는 적극적인 자세와 치열함이 필요하다. 알량한 체면과 타인의 시선 따위는 무시하고 팽팽한 긴장 속에서 적극적으로 주변과 자신에게 질문해야 한다. 뚜렷한 목적의식과 적극적인 문제제기는 자신의 의식을 스펀지처럼 변화시켜 시장 주변의 가치 있는 정보와 지식을 남김없이 흡수할 수 있게 한다. 그러한 자세야말로 가장 경제적이고 노력이 덜 드는 공부법이라고 할 수 있다. - 이홍규 현대증권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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