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과 현대화로 인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수도 서울의 역사를 기록한 우리네 이웃들이 소장한 사진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오는 11월 21일부터 12월 30일까지 총 40일간 진행되는 '2012 서울사진축제'를 통해서다. 이번 사진 축제는 서울시가 빠른 변화 속에 과거의 기억을 잃어 가는 서울의 모습을 만나고 추억 할 수 있는 이색적인 전시회로 사진으로 써낸 서울의 역사 일부를 한 자리에서 살펴 볼 수 있는 자리이다. 3회째를 맞이하는 2012 서울사진축제의 총괄 기획은 맡은 이경민 감독은 "지역 특색을 살리는 계기로서 서울을 살리자는 의미로 준비했다. 도시는 기억으로 살아간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도시의 매력, 정체성, 다양한 문화의 기억을 담아내려 했다"며 "근대화 도시개발로 인해 전통적 마을의 해체되고 마을이 가진 역사와 기억이 같이 사라지면서 기억을 잃어가는 도시 서울을 새롭게 살려보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진축제는 시민 참여형 전시를 위해 지난 8월부터 25개 자치구를 통해 시민 사진 공모를 진행했다. 마을은 사라졌지만, 시민들이 가진 사진을 가지고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고 서울의 다양한 기억을 구성해 보도록 구성한 것이다. 서울 시민들이 가진 기억들로, 기억의 주체인 시민들의 기념사진들이 장롱속 서랍을 열고 세상과의 만남을 준비하게 됐다. 시민들이 간직하고 있는 기념사진들은 통과의례, 여가문화, 가족 나들이 등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생애의 기록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 사진에는 개인의 생애사와 더불어 가족사 그리고 지역의 마을사를 한 번에 엮을 수 있는 연결고리로서 오늘에 바라보는 과거의 거울인 것이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 신청사, 서울역사박물관, 공·사립미술관, 갤러리 등 총 23개소의 장소에서 펼쳐지는 서울 도시의 기억들은 500여점의 사진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북촌이 고향인 사진가 한정식은 도시화가 되어 자신이 살던 동네가 변하는 것을 실향민의 느낌으로 담아낸 사진과 텍스트 구술을 선보인다. 전민조 사진가는 강남 개발에 대한 기록 같은 사진으로 6∼70년대 주거문화를 자연스럽게 회상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한다. 시민 공모 작가 중에는 우리나라에 사진도입의 선각자 지운영 선생의 가족인 지무룡 선생이 사진과 무관한 일을 하면서도 온라인을 통해 사진 강좌를 운영하며 한국 사진 선각자의 가족사를 사진으로 추적해 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도 함께한다. 25개구 지방문화원와 시민이 참여하야 수집한 지역주민의 사진과 오랜 시간 서울에 관심을 가진 사진작가의 작품을 함께 전시하여 삶의 터전으로서의 서울과 사진으로 다시 쓰는 서울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2012 서울사진축제는 전문작가와 시민이 함께하는 본 전시와 특별전이 열린다. 그리고 시민강좌, 워크숍, 프로젝트 리포트, 어린이 사진캠프, 사진의 달, 대학교 사진동아리 연합전 등이 함께해 40일간 서울을 기억으로 담아낸 사진 속에 추억과 희망을 이야기 하게 된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