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 하향 홀은 티잉그라운드에서 홀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 공략하기 쉽다고 판단하지만, 여기저기 큰 함정이 골퍼들의 미스샷을 기다리고 있다. 높은 언덕 티잉그라운드에 서서 눈앞에 전개된 탁 트인 페어웨이를 내려다보는 것은 시야를 시원하게 해준다. 그러나 이러한 아름다운 경치 감상도 잠시 골퍼들은 이런 하향 홀에서는 공을 어디에 낙하시켜야할지 지레 겁을 먹게 된다. 여기에 흰 모래로 무장한 벙커와 OB말뚝이 눈에 들어오면 초보 골퍼들은 스윙이 더욱 위축 돼 샷을 하는 둥 마는 둥하다 결국 토핑으로 끝이나 버린다. 중상위 실력의 골퍼들은 공포의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공을 타격하면 심한 훅이나 슬라이스가 나 오른쪽 숲속으로 날아가 버린다. 쉽다고 생각한 홀에서 OB나 토핑을 하면 타 홀보다 기분을 망치게 돼 스코어가 엉망이 돼 버린다. 내리막이 심한 파4나 파5홀에서는 공략 요령을 터득해 놓으면 좋은 스코어로 마무리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어드레스 자세이다. 어드레스 자세는 페어웨이의 환경에 따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변한다. 하향 홀 페어웨이에 지정된 목표를 잡고 티샷을 하려하면 두 눈이 아래를 향하기 때문에 왼쪽 어깨가 밑으로 쳐진 어드레스를 하기 쉽다.
하향 홀에서 안전하게 페어웨이를 키프하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하향 홀이라는 의식을 하지 말고 어드레스를 편안하게 평소처럼 하면 실패가 없다. 그리고 임팩트를 강하게 하면 사이드 스핀이 걸리게 되고, 이어 체공시간이 길어져 바람의 영향을 받아 목표를 크게 벗어나는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테이크어웨이에서부터 톱스윙에 이르기까지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동작을 해야 한다. 다운 스윙도 리듬 있게 일정한 스피드를 유지해야 부드러운 타격으로 구질이 휘어지지 않고 똑바로 나가게 된다. 휘니스는 완벽하게 해줘야 구질이 좋아지고 장타를 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사항은 앞 사람의 미스 샷을 보고 미리 공포감을 갖지 말아야 한다. 이럴 때에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천천히 걸어가 티를 꽂고 한 박자 쉰 다음에 어드레스를 하면 미스 샷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설계자는 항상 벙커나 연못, OB말뚝으로 착시현상을 유발해 골퍼들을 속이려고 하기 때문에 이 트릭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어떤 환경에 처한 홀이라도 자기주관을 가지고 자신감 있는 티샷을 하면 실패는 있을 수 없다.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