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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성 성 칼럼]오르가슴은 남성의 전유물? 천만에 말씀

여성도 개인차 있지만 오르가슴 느껴…연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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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05호 박현준⁄ 2012.12.17 13:57:11

인간에게만 주고, 동물에게는 신이 안 준 게 몇 개 있다. 종교, 글, 미래를 위해서 혹은 꿈을 위해서 지금 참는 것, 추상적인 것, 즉 용기, 정의, 자선을 위해서 자제하는 능력, 상상력…. 신이 동물에게는 종족보존을 위한 성을 주었지만 인간에게는 쾌락을 위한 성을 더 주었다. 하지만 인간이 그 성의 쾌락을 즐기는지 못 즐기는지는 각자마다 능력이 다르다. 인간이 종족보존만을 위해서 살던 시대나 지금의 시대에도 종족보존만을 위한 성만을 누릴 때 인간에게 오르가슴은 아무 의미도 없다. 하지만 부가 생기고, 시간의 여유가 생기면서 인간에게는 문화가 생겼다. 아름다운 것을 느끼고, 창조하고, 또 더 향유하고 싶고 그러면서 잉여가치에 의한 문화가 꽃을 피운다. 아마도 성도 그럴 것이다.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왕이나 귀족들이 성적으로 문란했던 것을 보면 아마 평민이 보기에 문란해 보였겠지만 그들은 분명 성을 즐겼으리라. 성이 즐겁지 않다면 그렇게 성에 빠져서 살지 않았을 것이고, 섹스를 할 때 그런 표정을 지을 수가 없었을 테니까…. 도덕적이고 소박하게 사는 평민들에게나 쾌락을 즐기는 섹스는 금단의 열매였고, 그것이 부러워서 퇴폐니 향락이나 타락이니 하는 말로 그것을 자제하고 멀리하고 두려워했으리라. 만약에 평범한 사람도 그런 성의 쾌락을 즐겼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의학이 발달하고 여권이 신장되면서 성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1950년대에 킨제이라는 성학자가 성에 대한 연구를 하기 시작하면서 성학이라는 학문은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여성의 참정권과 피임약의 개발, 페니실린의 개발로 피임과 성병이 어느 정도 정복되고, 여성이 사회생활을 해 경제적인 능력이 생기면서 성학은 엄청난 속도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의학 발달-여권 신장되면서 성 연구 활발 성이 남성-지배계급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그러면서 남성에게만 있다고 알려진 오르가슴의 베일이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 여성의 성이 중요하지 않고, 여성의 인권은 남성과 하인과 애완견사이 정도밖에 안 되고 여성이 남성의 재산정도 밖에 안 되던 시대에는 여성의 오르가슴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시대에는 여성의 성을 억압하고 성을 밝히는 여자는 악녀로 규정하고, 마녀사냥을 하거나 정조대를 채우기까지 했고 왕에게 질투를 느끼는 여자들에게는 사약을 내렸다. 그야말로 성은 남성이나 지배계급의 전유물이었다. 이제는 군주주의, 계급주의, 중세에서 벗어나 자유 민주주의, 자본주의의 시대이다. 지구 역사상 지금처럼 여권이 신장됐던 적이 없었다. 그래서 당연히 과학자, 의학자뿐만 아니라 뇌과학자, 내분비학, 생리학, 해부학, 정신과학, 심리학, 산부인과학, 비뇨기과학 등 모든 분야에서 남성과 똑같이 여성을 연구한다. 그러면서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신체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실험결과가 속속 발표된다. 남성의 전유물이던 오르가슴 또한 여성도 똑같이 느낀다는 것을 알아냈다. 남자들이 사정할 때처럼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면 여성의 질근육이 0.8초 간격으로 수축하면서 남성처럼 사정도 하고, 오르가슴도 느끼고, 그로 인해 온 몸이 경련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발달시키지 않은 여성의 오르가슴은 남성처럼 항상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어떨 때는 나타나고, 어떨 때는 나타나지 않고, 어떤 여성은 매번 여러 번의 오르가슴을 느끼고, 어떤 여성은 한 번도 못 느끼고…. 되도록 많은 씨를 뿌려야 했던 남성은 번식을 위한 행위의 보상으로 매번 오르가슴이라는 선물을 신이 주었다. 하지만 여성에게는 매번 오르가슴을 느끼게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인류학자나 진화학자, 과학자, 의학자 모두 그 이유를 아직까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분명 오르가슴을 느끼는 섹스를 하는 남자들은 섹스 생각을 많이 하지만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여성은 섹스에 대한 좋은 기억이 없기 때문에 섹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르가슴을 계속 느끼고, 매번 느끼고, 여러 번 느끼는 여성들이 분명 존재한다. 앞으로 오르가슴에 대한 얘기를 풀어나갈 생각이다. 어떻게 하면 여성의 몸을 오르가슴을 매번 느끼는 몸으로 만들 수 있을까? 신이 인간에게 공짜로 준 오르가슴이라는 최대의 희열, 블리스(Bliss), 엑스터시(Ecstasy)를 분명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으리라. 오르가슴을 느끼게 한 남자를 절대로 잊을 수 없고, 오르가슴을 잘 느끼는 여자는 절대로 떨쳐버릴 수 없다고 한다. 모든 여성에게 이런 능력이 있다면 이런 말이 나올 수 있을까? 하지만 똑같은 육체라면 누구나 오르가슴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세상이 공평한 것 아닌가? 왜 나만 오르가슴을 못 느끼지? 왜 나의 남편은 나에게 오르가슴을 느끼게 할 수 없지? 어떻게 해야 나도 신이 준 최대의 희열, 금단의 열매 같은 쾌락을 느낄 수 있을까? 온 몸이 개운하고 얼굴이 환해지는 오르가슴의 비밀에 대해서 연구하고 공부해 가면 어떨까? 박혜성 동두천 해성산부인과 원장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내분비학 전임, 인제대 백병원 산부인과 외래 조교수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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